최근 일본 아티스트 진저루트의 뮤직비디오에 대한 리뷰 영상을 보게 되었다. 영상의 내용은 “요즘 숏폼 중심의 소비로 뮤직비디오의 가치가 줄어든 것 같다”, “숏폼 형태의 음악 소비의 이점은 분명히 있지만 온전히 뮤직 비디오 라는 포맷의 의미가 바뀐거 같다는” 주장이다. 이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숏폼 시대를 잘 반영하는 의견이다.
우리는 이제 숏폼 시대에 살고 있다. 긴 기사를 대신해 한 장의 사진에 정보를 압축한 인스타 메거진을 통해 트렌드나 소식을 빠르게 파악하고, 음악은 릴스에 맞춘 음원으로 15초~30초 동안의 중독적인 순간에 집중한다. 책을 요약해서 알려주는 콘텐츠, 패션 관련 코디나 상품 구매를 단순하게 촉진하는 쇼핑 콘텐츠 등, 모든 것이 짧고 강렬하게 소비된다. 그만큼 우리가 소비 하기 위해 머무는 시간은 짧아졌다.
예전에는 음악을 소비할 때 LP나 CD 앨범을 통해 세계관을 느끼며 아티스트의 의도와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음반 하나를 통해 아티스트와의 감정적 교감을 이루는 것이 주된 소비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음악 소비 방식에 대한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기존의 음악 소비는 긴 호흡을 요구했지만, 현재는 숏폼 콘텐츠가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예전에는 기사를 읽기 위해 신문을 구독하고, 웹사이트에서 긴 글을 클릭해 읽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SNS 플랫폼에서 구독하는 매거진의 게시물을 한 장씩 넘기며 필요한 정보를 얻는 방식으로 변했다. 긴 글을 읽는 대신, 짧고 간결한 정보에 집중하는 경향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러한 짧은 소비 방식이 과연 나쁜 것일까?
이를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시간은 돈”이라는 말처럼, 긴 소비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엔 비효율적일 수 있다. 숏폼 콘텐츠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빠른 소비를 가능하게 하고, 그것이 시대의 요구에 맞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숏폼 콘텐츠가 제공하는 빠른 소비의 장점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소비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콘텐츠가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거나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과 의미를 담고 있다면, 그 소비를 위해 머무는 시간은 더 이상 비효율적이지 않다.
하지만 결국 소비 과정을 택하는 기준점은 과정을 중시하는 소비인지, 효율성을 추구하는 소비인지를 개인의 취향인듯 하다. 오늘날 효율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과정과 취향을 중시하는 문화가 사라져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의미를 찾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과정 없이 결과만을 추구한다면,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가치와 성취감을 놓치게 된다.
이 주제는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를 넘어 숏폼 소비가 지배하는 시대에서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할지에 대한 고민은, 그만큼 우리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지에 대한 문제와 직결된다.
이 글을 통해 소비 방식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며,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할 것인지에 대해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