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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시민의 무기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도서]

미셸 우엘벡 소설 <복종>

by 김예원 에디터
2024.12.1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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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우엘벡의 소설 <복종>은 이슬람 정권이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 진출하고, 결국 이슬람 정권이 프랑스 국가의 집권에 성공하는 가상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현재 국제 정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스라엘-이란 전쟁,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슬람 테러, 그리고 이슬람 난민에 대해서는 해당 책을 읽기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슬람에 대해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미셸 우엘벡의 <복종>은 이러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절대 다수가 사회를 이루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 책을 집필한 미셸 우엘벡이 반이슬람주의자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설을 읽으며 대중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공포를 지나칠 정도로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내에서 유대인들은 쫓기듯 프랑스를 떠나고, 가톨릭 혹은 유대교 학교는 종교적인 이유로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 여성은 남성에게 복종하며, 기본적인 인권을 박탈당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대다수의 권력자와 지식인들은 이러한 상황에 불만은 커녕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택하며 이슬람의 지배를 기꺼이 받아들이게 된다. 나는 이슬람 종교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가 책을 읽기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으나, 여전히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의 입장에서의 맹목적인 믿음과 신앙심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작가가 대중들에게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반이슬람주의적인 사상을 몸소 느끼고 있자니 내가 겪어보지 않았다고 해서, 나에게 미개한 사상이라고 해서 이슬람 종교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은 옳은 것인가에 대한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소설에서 바라보는 디스토피아 사회의 문제점


 

우선, 해당 소설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책임이 민주주의 국가인 프랑스의 집권이 이슬람 정권으로 넘어간 것에서 기인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화자인 주인공 프랑수와는 히잡을 쓴 여성들의 몸을 볼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유대인인 여자친구와 헤어져야 하는 것에 대해서와 같은 일상에서의 소소한 문제점에만 슬퍼할 뿐, 소설 내의 기득권층인 지식인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격동과 사회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한다.


 

"정부가 민중의 권리를 침해한다면 봉기는 민중과 민중 개개인을 위한 가장 신성한 권리이자 필수 불가결한 의무이다."


 

주인공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어렴풋이 느낄 수 있듯이, 이 소설은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아닌, 변화에 둔감한 대중들에게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은 지식인에 속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보다 안락한 환경에서 살아가다보니, 현실에 안주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주인공의 태도를 보고 있자니,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슬람이 한 국가를 통치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을 문제점으로 보는 것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이 소설에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이슬람이라는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국가를 살아가는 국민의 무기력에 지배된 정신이다. 국가를 이루고 있는 각각의 개인이 뚜렷한 목표의식과 비판적인 견해를 겸하고 있지 않는다면, 훌륭한 지도자가 국가를 통치한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 이 소설의 지배계층을 굳이 이슬람으로 삼았어야 했을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과연 '이슬람'이라는 종교만의 문제점이 맞는 것일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

 

이슬람 문화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나 역시도 이슬람 국가의 헌법인 시리야 또는 종교인들이 무함마드에게 갖는 무한한 신앙심을 느끼게 될 때면 종교인과 비종교인 사이를 갈라놓는 커다란 벽을 보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종교에 대한 과도한 부정적인 견해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나 역시도 그랬듯 무지와 미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공포심은 사회집단 내의 배척을 일으킨다. 통계상 이슬람을 종교로 갖고 있는 인구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타 종교들에 비해 이슬람이라는 종교가 낯설다는 것에는 어느정도 동의할 것이다.

 

대중들에게 아직은 낯선 이슬람에 대해 이 책은 잘못된 인식을 심을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종교와 국가에 대해서 심도 깊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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