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라는 벽에 붓질을 한다
한 사람이 있다. 먼지를 털어내고 페인트를 칠한다. 붓질 한 번에 그때가 떠오르고, 또 한 번 붓질에 그때를 감각한다.
그렇게 기억의 조각들을 이어 붙인다. 지워야만 했고, 그려야만 했던 시간들…. 시간이라는 벽에 붓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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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레퍼토리 공연으로 선보여 온 연극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서울 공연으로 찾아왔다.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지난 2018년 ACC 창작스토리개발사업 '광주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시나리오 공모에서 선정된 '시간을 짓는 건축가'(송재영 작)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그리고 2020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공연에 이어 3년여 간 ACC의 대표 공연으로 관객을 만나왔다.
5.18민주화운동 최후의 항전지였던 '전남도청' 그리고 그 건물에 얽힌 '칠장이'의 이야기를 그린 <시간을 칠하는 사람>은 그동안 관객과 평단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가변형 극장인 ACC 극장1에서 신선한 무대 디자인과 연출을 보여 주며 극장의 '장소성을 발견했다'(이성곤 평론가)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서울 공연은 작은 주택을 개조한 '라이트하우스'를 중심으로, 이전 <시간을 칠하는 사람>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선보인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블랙박스형 극장인 ACC 극장1에서 작은 집으로 무대를 옮겨 온 작품은 지난 공연과 비슷하게, 또 다르게 비극의 역사를 겪어 온 개인의 기억 속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맞은 올해, 서울에서 첫 선을 보이는 <시간을 칠하는 사람>이 관객에게 어떤 이야기를 보여 주고, 들려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