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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일상 속 작은 것들로, 작은 즐거움들을 [미술/전시]

by 이유진 에디터
2024.04.29 13:47

 

 

지난 3월부터 타나카 타츠야 작가의 MINIATURE LIFE · MITATE MIND가 시작됐다. 전시는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로 상상력을 발휘해 작은 세상을 보여준다. 작가는 대상을 다른 것에 빗대어 비유하는 ‘미타테’ 라고 표현했다. 이 단어가 전시의 핵심이다.


그의 세상 속에서 사물들은 원래 가진 특성 그 자체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형태는 같지만 크기와 배치에 변화를 주어 다른 것이 된다. 그리고 또다시 다른 미니어처 세상 속에서는 다른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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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카 타츠야 작가에게 섬이라는 개념은, 아이스크림으로 정의할 수 있고 밥그릇으로 정의할 수도 있고 또는 빵이나 과일 등으로 정의할 수 있다. 솟아 있는 동그란 형태의 사물이라면 섬으로 정의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눈앞에 놓인 일회용 컵 뚜껑을 보며 섬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꽂혀 있는 빨대는 섬에 있는 나무라고 생각해 본다. 그렇게 책상 위에 떠 있는 나만의 미니어처 섬을 정의해본다.


반대로 그에게 테이프라는 사물은, 달팽이가 될 수도 있고 레드카펫이 될 수도 있고 소변기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어떤 사물이든 개념이든 ‘무언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 보면 사물의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가 제 구실을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은 말장난하는 제목으로 재치 있게 지었다. 제목에 언어유희를 사용한 것처럼, 특정 사물을 하나로만 규정하지 않고 다양하게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경험할 수 있다. 우리 역시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다양하게 보이는 ‘무언가’가 될 수 있겠다. 그래서 미니어처와 나는 닮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눈에 이 미니어처들이 너무나 작다. 그래서 소박한 그들의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그리고 큰 우주라는 세계에선 미니어처가 되는 지구. 그 미니어처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를 떠올려 본다. 분명 우리도 멀리서 보면 모든 일들이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존재만으로도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나는 친구에게 ‘만약 이 작품 속 세상에서 살면 어떨 것 같아? ’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녀는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음식으로 만든 기차들이 여름에는 녹고 냄새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멀리서 보기만 하는 나는 절대 알 수 없을 미니어처들의 삶의 고단함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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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카 타츠야는 꾸준하다. 매일 SNS에서 1개의 작품을 만들어 올린다. 어느덧 그가 올린 게시물은 약 5,800개가 넘는다. 사물에 담긴 그의 애정 어린 시선, 그리고 하루도 빠지지 않는 꾸준함이 몇백만의 누적 관람객을 모은 근거일 것이다.


어떻게 지속해서 무한히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경이롭게 느껴지는 그의 상상력에 대한 질문은 전시에서 답해준다. 그가 미타테를 하는 방식을 7가지로 분류해 전시를 구성했다. 집에서부터, 원, 삼각형, 사각형과 같은 단순한 형태의 모양과 연관 지어서, 다양한 색으로부터, 크기를 변형해서, 움직임에서, 일상 속 물건의 의인화를 통해, 전 세계 공통적인 것들로 공감을 시도함으로써 아이디어를 얻는다.


그의 관점을 공유받은 나도 일상 속의 작은 즐거움을 찾아본다. 작은 즐거움들은 힘들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에라도 찾아내서 만들 수 있는 것이란 것도. 


누군가 '회사 가면 사무용품으로 바로 만들어 볼 수 있겠어.'라고 말한다. 또 청바지로 만든 작품을 보며 '우리도 지금 만들 수 있다.'며 입고 온 바지를 구긴다. 거창하지 않고, 마음먹으면 언제든 상상해 보며 동심을 찾아 웃게 된다. 전시가 끝난 뒤에도 매일같이 가는 회사, 특별한 것 없는 집에서도 미니어처 라이프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작은 것들의 세상들을 상상하곤 피식거리는 내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타나카 타츠야는 평범한 하루들 속에서 늘 새로운 시선으로 사물을 재발견하며 즐겁게 사는 사람인 것 같다. 미니어처 라이프라는 전시의 타이틀은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사물들을 작게 만들어 구성된 작품들을 의미하기도 하겠지만, 작고 흔한 것으로 느낄 수 있는 일상 속의 작은 즐거운 것들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전시를 통해 공유받은 타나카 타츠야의 눈으로 또 다른 방식으로 삶을 즐겨보는 기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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