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만화]

로맨스와 판타지 그 사이의 이야기
글 입력 2024.03.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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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와 판타지를 같이 즐길 수 있다? 로맨스 판타지, 약칭 ‘로판’은 판타지 클리셰를 소재로 로맨스를 다루는 장르 중 하나이다. 대개 여성 독자들이 많은 ‘여성향’ 장르이며 기존의 로맨스 장르의 스토리가 판타지 세계관 속에서 진행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웹소설을 기반으로 웹툰 시장에서 큰 자리매김을 하고 있으며 카카오 웹툰, 네이버 웹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장르 중 하나이다.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 로맨스 판타지 장르는 현실과는 다른 ‘이세계’ 속 로망을 이루어준다는 매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회귀물, 환생물, 성장물 등 하나의 장르 속에서 다양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 로맨스 판타지! 오늘, 일상 속의 로맨스에 질린 당신을 로맨스 판타지의 세계 속으로 초대한다.


 

 

옥상에서 떨어진 나, 깨어나보니 엑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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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 판타지 웹툰 <그녀가 공작저로 가야 했던 사정>은 한국의 재수생이었던 ‘박은하’가 소설 속 조연 ‘레리아나 맥밀런’으로 환생하며 시작된다. 이야기는 소설의 독자로서 왕국의 정세와 사건의 흐름을 명확히 알고 있던 그녀가 소설 속 남자 주인공 ‘노아 윈나이트’에게 계약 약혼을 신청하며 시작된다.

 

이 작품은 로맨스 판타지 계의 명작으로 불리며 애니메이션, 게임화가 진행되었을 정도로 인기도가 높은 작품이다. 국내 로맨스 판타지 웹툰 중에서도 비교적 오래된 작품으로, ‘좋은 로맨스 판타지 웹툰’의 표본이 되기도 했다. 특히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탄탄한 개연성과 한국인의 성미에 딱 알맞은 빠른 전개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이다. 원작 소설대로 엑스트라가 아닌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길 원하는 ‘레리아나’가 정해진 각본대로 흘러가는 작품, 그리고 운명에 맞서 싸우는 과정이 인상적인 만화이다.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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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하나만을 위해 두 번째 삶을 사는 여자가 있다. 바로 <악녀는 모래시계를 되돌린다>의 여주인공 ‘아리아’의 이야기다. 사치에 물든 삶을 살았던 아리아는 여동생의 계략에 억울한 죽음을 맞게 된다. 하지만 죽기 직전, 자신을 향한 빛나는 모래시계와 함께 마법처럼 과거로 회귀하게 된다. 두 번째 삶을 살아가는 아리아는 악녀 ‘미엘르’를 상대하기 위해 더 강한 악녀로 살아가고자 한다.

 

차분하고 착하기만 한 레이디가 아닌 계산적이고 독한 ‘악녀’ 여자 주인공의 등장! 통쾌하게 복수하고 자신의 앞길을 막는 자들을 골탕먹이는 색다른 매력을 맛보기 좋은 작품이다. 특히 평범한 로맨스 판타지 웹툰과 다르게 ‘모래시계’ 라는 여자 주인공만의 능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점이 ‘판타지’ 그 자체의 매력을 증폭시켜준다.

 

연재 내내 큰 기복이 없는 수려한 작화와 분량으로 큰 호평을 받은 <악녀는 모래시계를 되돌린다>! 이 만화를 한마디로 정의 내리자면,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여자 주인공들이 겪는 고구마를 싹 씻어 내려주는 ‘사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네가 알던 내가 아냐,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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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웹소설 등을 서비스하는 콘텐츠 플랫폼 ‘리디북스’의 4대 남자 주인공 중 한 명인 ‘리프탄’이 등장하는 이 만화, <상수리 나무 아래>! 아버지의 강요로 비천한 출생의 기사와 결혼하게 된 여주인공 ‘맥시밀리언’. 그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던 말더듬이 맥시밀리언은 어느새 리프탄을 사랑하게 된다. 전쟁영웅이 된 남편과 자신이 초라하다고만 느끼는 맥시밀리언은 어떻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까?

 

<상수리 나무 아래>에는 다른 로맨스 판타지 웹툰과 다른 점이 있다. 당당하고 주도적인 여자 주인공들과는 달리 맥시밀리언의 성격은 굉장히 소심하다는 것이다. 불우한 성장 배경으로 인한 외모 콤플렉스와 말을 더듬는 습관은 주인공 맥시밀리언이 자기 혐오적 성향을 띄게 만드는데, 이에 소심하고 조용한 맥시밀리언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는 독자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녀는 시간이 지나고, 시즌이 흘러가며 확연한 성장을 보인다. 어느 상황에서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고, 자신과 주변 사람을 욕보이는 행동에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노력해서 표현하고, 주위 것들을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세계에서 제일가는 ‘답답이’ 여자 주인공이지만, 왜인지 그런 그녀의 모습이 밉지 않다. 작품을 읽다 보면 어느새 진심으로 그녀를 응원하고 있는 나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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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재미있고 신선한 작품이라고 해도 로맨스 판타지 장르 특유의 클리셰를 피해 갈 수는 없다. 비교적 마이너 했던 장르가 한순간에 큰 인기를 얻으며 전형적인 클리셰를 답습하고 있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어쩌면 로맨스 판타지 장르가 정략 결혼, 위장 계약, 임시 동맹까지 ‘사랑에 빠지지 않기’로 해놓고는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유치한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지루한 클리셰를 이겨내는 공통점 하나가 있다. 바로 운명에 순응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단명하는 일개 엑스트라에 빙의한대도, 이미 죽음을 겪어 봤더라도, 소심하기 짝이 없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은 끊임없이 살아남고 변화하려고 노력한다. 심지어는 죽음의 앞에서도 운명에 맞서고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아무리 클리셰라고 욕해도 자신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열정을 바치는 이들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클리셰를 이기는 사랑’인 셈이다.

 

최근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 대한 평가가 박해진 것 같다. 하나의 작품이 인기를 끌면 동일 장르의 다른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처럼, ‘양산형’ 로맨스 판타지 작품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동일한 설정’의 주인공, ‘매력 없는’ 주인공 등 외면받는 주인공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계속해서 모니터 속 작은 세계에 끊임없는 애정을 쏟고 싶다. 진부한 내용, 비슷한 선택이 나와도 그들은 그들만의 스토리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니 말이다.

 

언젠가 나도 이 만화 속 엑스트라로 환생하게 될지도 모른다. 부디 내 스토리가 누군가에게 두근거리는 가슴과 벅차오르는 감동을 선사하길 바란다.


 

[박아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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