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영화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 –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세상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글 입력 2023.12.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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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배급사, 제작사에 대한 개념이 생소했던 어린 시절. 영화관에 가면 항상 궁금했었다.

 

한국 영화를 보러 가면 항상 앞에 어린아이들이 나오더니 폭죽이 터지고, 해외 영화는 사진이 울렁거리더니 ‘WB’라는 거대한 배지가 등장하는 게 반복될까? 정답은 전자는 CJ, 후자는 워너브라더스에서 만든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톰과 제리, 해리포터를 좋아하던 어린 나에게 워너 브라더스는 해외 영화나 같은 말이나 다름없었다.

 

워너브라더스는 1923년 앨버트, 샘, 잭 워너 형제가 설립해 2023년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 전시회가 마련됐다.

 

해리포터, 배트맨과 같은 실사 영화뿐만 아니라 루니 툰, DC 코믹스 등을 아우르는 애니메이션과 프렌즈 같은 TV 프로그램까지. 게임, 음악, 상품 등 엔터테인먼트의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워너브라더스. 지난 100년간의 발자취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회에 입장하니 워너브라더스 전시회가 맞는다는 걸 알려주듯이 어두운 복도 끝에 시그니처 로고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눈에 들어온 문구 하나. ‘Celebrating every story,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찬사를’. 이번 전시회의 핵심 메시지다.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방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전시가 시작되는데, 첫 방에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워너브라더스의 대표 작품 클립 모음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울고, 웃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는 클립들이었다. 생소한 영화도 있었지만, 어? 이건 무슨 작품 클립이네 하고 맞추는 재미가 있었다. 이처럼 이번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전시회는 워너브라더스 팬들을 위한 곳이다.

 

전시회는 워너브라더스의 연혁, 작품 관련 피규어 및 의상, 대표 영화별 소품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미디어 아트, 애니메이션 포토존으로 구성돼 있다. 영화 소품과 포토존이 주를 이뤄 워너브라더스와 접점이 있는 사람 혹은 사진 찍는 전시회를 좋아하는 사람이 가는 걸 추천한다.

 

전시회에서 인상 깊었던 지점을 꼽자면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가장 설렜던 구역은 단연 해리포터였다. 연휴로 시간이 많이 생기는 연말에는 꼭 실천하는 행동이 있으니, 바로 ‘해리포터’ 시청이다. 벌써 전 시리즈 정주행만 3번 했다.

 

기숙사별 교복을 직접 만져 보고, 등장인물들의 마법 지팡이를 하나씩 비교하고, 9와 3/4 승강장에 뛰어들어 보고, 고심하는 모자 아래서(실감나는 인증샷을 위해 스쿼트 자세도 감수했다) 제발 기숙사가 후플푸프가 되길 바라며 마법사인 척도 해봤다. 전시뢰를 통해 덕계못(덕후는 계를 못탄다)를 뿌신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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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미디어 아트 파트였다. 대형 영화 스크린처럼 엄청 큰 벽면을 한 가득 채우는 매트릭스 화면 효과와 웡카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아낸 가게 대문 아트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특히 웡카 구역은 달바와 협업해 향이 은은하게 퍼져 있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해리포터는 나의 사심으로 행복했다면 애니메이션은 체험존의 구성이 좋아 인상 깊다. 벽면에 톰과 제리가 붙어 있는데 얼굴 부분이 거울로 돼 있어 요리조리 각도를 맞추면 일일 톰 혹은 제리가 되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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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전시회 가장 마지막 구간에는 톰과 제리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는데, 옆 벽면에 ‘제리의 집’이라는 문구와 함께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구멍에다가 눈을 갖다 대니 손바닥만한 작은 집 실내 풍경이 보이더니 뿅 하고 제리가 나타나고 다시 사라졌다는 반복한다. 단 시간만에 톰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전시를 보는 내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어딘가 마음이 계속 들떠 있었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이야기 덕분에 나는 이제 워너브라더스 영화 작품을 떠올리면 내 어린시절이 함께 생각 난다.

 

이야기가 추억이 만났을 때 일어나는 강력한 시너지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이도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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