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누군가에게 들었던 세계의 유쾌함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에피소드 2

영화광에게 강력 추천!
글 입력 2023.07.09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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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함께하는 전시


 

음악을 즐기는 화가의 작품은 언제나 재미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미묘하게 시작되는 내 안의 춤바람 때문이다.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의 경우 이런 춤바람을 참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맥스 달튼의 그림에 더불어 그림, 구획마다의 OST(Genie와 함께하였다고 한다.)를 넣어 둔 탓이다.

 

우연일지 필연일지, My Heart Will Go On부터 이웃집 토토로, Time Bomb Town, The Addams Family까지 내가 모르는 곡이 거의 없었다.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을 만한 관람객들은 대부분 알 법한 노래들이었다.

 

스타워즈/공포/액션/한국 영화 등 세부 주제들을 <영화의 순간들>, <웨스 앤더슨 컬렉션>, <맥스의 순간들>이라는 세 개의 큰 묶음으로 나누어 구획마다 ‘흐르는 음악’들이 달랐던 점이 즐거웠다.

 

 

a love story.jpg

<러브 스토리 (A Love Story)>. My Heart Will Go On의 QR코드와 함께 있었다.

 

 

 

맥스 달튼의 세계 엿보기


 

전시장의 한구석, 작가라는 존재에 관한 달튼의 인상 깊은 어록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작가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동시에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존재이며, “지금부터 여러분께 전혀 상상도 못 할 이야기를 제가 들은 그대로 토씨 하나 빼지 않고 온전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한다.

 

내 귀에 들려온 음악들이 전부 달튼의 귀에 먼저 흘러 들어갔던 것들이라고 생각하니 이 전시의 구성이 퍽 재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전시가 다 그렇지만, 나는 지금 맥스 달튼의 기억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닌가!

 

myneighbor.jpg

<이웃집 토토로>. 바로 생각나는 그 음악과 함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구획은 제3막 <맥스의 순간들>이었다. 그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엿보고 있다는 느낌이 가장 강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LP 앨범 표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전시 해설을 읽자마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재즈 기타리스트, 피아니스트, 그리고 동시에 더블베이시스트. 누가 보아도 음악을 동경하고 사랑했을 그가 그린 앨범 표지는 어떨까?

 

실제 LP와 함께 전시된 그의 작업물들은 하나같이 통통 튀는 매력이 있었다. 특히 비틀스의 On the Rooftop의 커버가 마음에 들었다. 지나쳐 온 그의 다른 그림들과 유사하면서도 비틀스의, 달튼의 색이 보이는 게 참 신기했다.

 

그 밖에도 수많은 LP 커버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내가 이름도 몰랐던 밴드, 가수의 앨범 작업을 볼 때마다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름을 죄다 적어왔다. 존 콜트레인, 덱스터 고든, 찰리 파커…. 하나씩 천천히 들어보고 있다.

 

 

on the rooftop.jpg

 

 

  

한국을 위한 신작


 

제1막 <영화의 순간들> 끝자락은 꼭 이야기해야겠다는 생각에 급하게 추가한다.

 

한류의 급부상으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찾아보는 신기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나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작가가 무려 ‘한국 전시를 위한’ 신작을 이번 전시에 최초로 공개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과 <옥자>, <기생충> 등의 최근작에 더해진 신작 <마더>, <설국열차>가 바로 그 최초 공개의 주인공들이었다. 한국을 위해 만들었다는 점에서도 감동이었지만, 작품의 완성도와 몰입감이 더 감동적이었다.

 

아쉽게도 <마더>는 내가 보았던 영화가 아니라 깊게 몰입할 수는 없었지만, <설국열차>는 달랐다. 마치 하나의 기차를 엇갈려 지나치는 것처럼, 칸 하나하나마다의 줄거리가 보이는 긴 작품이 감탄을 자아냈다. 영화 <설국열차>의 줄거리를 말 그대로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한 바퀴를 쭉 돌아 다시 끝부터 시작까지 되짚어 보는 것도 흥미로우니 추천한다.

 

 

train 17.jpg

<설국 열차>의 일부.


 

깨알같이 ‘손 XX,’ ‘Hands off!’라고 적어둔 달튼의 재치도 좋았다. 그다지 높지 않은 작품이기에, 어느 정도 키가 큰 어린이도 보고 웃을 수 있을 것 같았다.

 

 

Hands off.jpg

 

 

  

당신이 영화를


 

당신이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해도 이 전시는 추천할 만하다. Genie가 제공하는 음악이라면 연인, 가족, 친구와 함께 분위기 있는 시간을 즐길 수 있을 테니까!

 

만약 당신이 소위 말하는 ‘영화광’이라면, 달튼의 전시를 쭉 둘러보며 내가 아직 정복하지 않은 영역에 관한 호기심을 키워보길 바란다. 곧 깃대를 꽂아 넣을 영화들을 탐색하며 청사진을 그려보길. 나 또한 적어 온 영화의 목록이 아주 많다!

 

 

[박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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