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환혼, 시즌1 돌아보기 [드라마]

글 입력 2022.12.10 15:47
댓글 1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크기변환][포맷변환]f132987116389750192(0).jpg

 

 

오늘 시즌2를 시작하는 드라마가 있다. <환혼>의 두 번째 시즌 <환혼: 빛과 그림자>다. 20부작이라는 긴 호흡에도 사랑받았던 <환혼>의 특징을 다시 살펴보며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고자 한다.

 

 

[크기변환][포맷변환]f637913918268451866.jpg

 

 

 

무협 판타지의 차별화, 방대하고 탄탄한 세계관


 

<환혼>은 대호국이라는 가상의 나라, 물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술사’의 존재 등 독보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 특히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무협 판타지’로 장르의 폭을 넓혀주는 판타지 무협 사극을 선보였다. 특히 홍자매 작가의 <화유기> 이후 더 내실 있는 무협 판타지로 완성도를 높였다.


그 중에서도 영혼을 다른 몸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환혼술’은 가히 독특한 설정으로 다른 판타지 장르와도 차별화를 두었다. 단순히 영혼이 바뀐다는 설정은 이전에 <시크릿 가든> 등으로 익숙한 면이 있지만, 이것을 술법을 통해 이용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많은 출생의 비밀을 보았지만 환혼술을 통해 낳은 아이여서 영혼의 아버지는 다르다는 출생의 비밀은 처음이다. 익숙한 듯 보이는 소재에 새로운 세계관은 탄탄하게 구축되었다. 환혼술을 비롯한 방대한 세계관과 이 가상의 나라와 세계관을 쉽게 풀어내어 시청자의 이해도를 높였다.

 

 

[크기변환][포맷변환]f637915235439139255.jpg

 

 

 

마음을 울리는 서사



주인공 무덕(낙수)과 장욱은 흥미로운 관계성을 보인다. ‘그림자 살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뛰어난 술법을 연마하는 낙수의 영혼이기에 장욱과 무덕은 사제 관계가 성립된다. 장욱에게 무덕이 술법을 알려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현재 몸은 장욱의 몸종인 무덕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주종 관계이다. 주종 관계와 역(逆)사제 관계가 동시에 공존하며 관계성에서 특이점과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약한 남자캐릭터와 강한 여자캐릭터라는 점에서 기존 클리셰의 성별 반전을 느낄 수 있다.


결국 이들은 서로의 목숨을 담보로 함께 지내다가 쌍방 구원 서사로 이어진다. 서로 죽음에 이르게도, 또 죽음 앞에서 함께 버텨내기도 하면서 둘 사이의 감정의 깊이와 밀도는 깊어진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잃은 상처를 품고 복수를 위해 감정의 메마름을 느꼈던 낙수와, 어릴 때부터 술법이 금지된 채 물리적인 힘과 권력에 대해 메마름을 느꼈던 장욱이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준다. 장욱은 낙수를 신뢰하고, 낙수는 장욱을 성장시킨다. 이 둘은 결국 감정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함께 성장한다.


서율과 낙수의 관계성 또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과거 서로의 첫사랑인 서율과 낙수. 낙수의 영혼이 무덕의 몸에 있어도 얼핏 보이는 낙수의 모습에 서율은 결국 낙수를 알아보게 된다. 피도 눈물도 없는 낙수가 유일하게 초반부터 아련함과 약함을 비추는 존재가 서율. 모두에게 친절하지만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무덕을 의심하는 유일한 한 사람 서율. 그런 서율이 무덕이가 환혼한 낙수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과거의 사랑을 적절히 아련하고 간지럽게 표현했다.


 

[크기변환][포맷변환]f637940018404812168.jpg

 

 

 

매력적인 캐릭터



특히 매력 있는 무덕의 캐릭터는 환혼술이라는 컨셉 덕분에 신비한 힘의 총집합체가 된다. 신력이 뛰어난 진부연의 신체와, 피도 눈물도 없으며 술법의 경지에 오른 낙수의 영혼, 털털하고 수더분한 몸종 무덕의 이미지. 이 세 가지가 무덕의 캐릭터에 삼위일체가 되어 복잡한 일을 풀어나가는 실마리의 핵심이 되어준다. 캐릭터 하나에도 굉장히 공을 쏟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두 주인공인 장욱, 무덕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이 각자의 특성이 분명하다. 장욱의 친구들인 ‘천하사계’. 사대 가문의 정체성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에 빗대어 표현한 캐릭터들은 다소 유치하지만 직관적이다. 비주얼적으로도 보는 재미가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비중이 크지 않은 조연들도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 서로 투닥이다가 사랑에 빠지는 진초연-박당구, 김도주-박진의 관계는 귀여운 재미 요소로 적절히 활용된다. 조연들끼리의 서사도 케미가 돋보여, 넓지만 촘촘하고 허술함 없는 관계성이 느껴졌다.


물론 캐릭터나 서사가 너무 클리셰적으로 느낄 때도 있다. 장욱은 출생의 비밀을 비롯해 혼자만 기문이 막히고 열세 명의 스승에게 파문당하는 아픔과 위기를 겪었으나, 여자주인공을 만난 뒤 급속도로 성장한다. 드라마에서도 ‘너는 참 운이 좋아’라는 말이 장욱에게 수식어로 붙을 정도이다.

 

장욱의 수많은 운과 성장 속도의 이유를 제왕성의 아이라는 하나의 요소로 설명한다. 장욱뿐만 아니라 주인공 외의 캐릭터들도 유치하며 전형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캐릭터의 면이 톡톡 튀는 소재와 액션으로 입체적으로 승화되었다.

 

 

[포맷변환]f637971102700135952.jpg

 

 

 

화려한 연출


 

특히 <환혼>의 가장 큰 장점은 몰입을 높이는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CG)이다. 술사들의 술법, 얼음돌, 송림 등 수많은 CG가 질 높게 구현되어 집중력을 높인다. CG에는 기획을 포함해 후반 작업에 1년 8개월여를 소요했다고 직접 밝힐 만큼, 수준 높은 CG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이는 판타지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더욱 수준 높은 CG를 통해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 CG와 액션이 들어맞으며 시너지를 이루어냈다. 무술 액션은 완벽하게 짜였다. 특히 비슷한 공간에서 반복되는 액션이 아니라, 실내와 실외를 넘나들고, 검술뿐만 아니라 활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한 액션은 짜릿함을 느끼게 했다. 오랜만에 안방에 시원한 액션을 선사한 것이다.


또한 퓨전 무협 장르에서, 가상의 국가를 배경으로 하지만 고증과 역사적 이슈에 신경 쓴 흔적이 보여 시청자의 마음을 놓이게 했다. 조선 후기 양식의 저고리, 고려 양식의 복식 등 하나의 시대를 무조건 계승하지는 않지만, 한국적인 맛을 살리는 것이다. 특히 건축 양식의 재창조, 아름다운 한글 서체 등은 한국 고전의 미(美)를 느끼기에도 충분했다. 이에 적절히 섞인 현대적 요소로 괴리감도 상쇄시켰다.

 

 

[포맷변환]f638038084016853688.jpg

 

 

 

삶의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메시지



<환혼>은 20부작 동안 점차 사랑받는 드라마로 자리 잡았다. 물론 화려한 연출, 볼거리들도 눈과 귀를 사로잡았겠지만 이에 담긴 메시지 역시 감동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각자의 사연을 감당하게 된 아이들은 모두 상처를 지녔다. 그것이 설령 아이를 위한 어른의 선택이었다고 해도,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가지게 된 아이들은 피해자이다. 결국, 후반부에 어른들은 솔직하게 모든 죄를 밝히고 속죄한다. 그것이 자의로 시작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결국 모든 사실이 밝혀졌을 때 자신의 아이들에게 솔직히 고하고, 죗값을 치르고 감당하는 서사는 감동을 주었다.


또한 무덕(낙수)이 장욱을 훈련하며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면 차라리 죽어버려.’ 이는 때로는 장욱을 속상하게 하고, 단어 그 자체로 보기에 자칫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무게감을 다시금 상기했을 때 삶에 대한 동기부여를 느끼게 한다. 특히 후반부에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원하지 않는 것도 감당해야 한다’는 메시지까지 더해질 때, 삶의 무게감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고군분투하며 파란을 이긴 주인공들이 전해주는 묵직한 메시지는 삶을 단단하게 버티게끔 응원해준다.


시즌1은 거대한 세계관을 알기 쉽게 전달하고, 세계관에 친숙하게 녹아들게끔 했다. 그러나 시즌1의 결말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과연 충격적이었던 시즌1의 결말이 어떻게 시즌2로 연결되어, 대호국 술사들은 어떤 고난과 역경을 또 헤쳐나갈지 기대하는 바이다.

 

 

 

태그_주영지.jpg

 

 

[주영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1
  •  
  • 무덕이
    • 우리 무덕이 돌리도~~~
    • 0 0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