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한 손에 쥐고 한 숨에 보는, 책 '문학줍줍의 고전문학 플레이리스트 41'

글 입력 2022.05.09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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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좋아하세요...?

 

네, 좋아합니다. 좀 많이 좋아해요. 저는 문학 작품을 읽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뭔가 끊임없는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거든요. 하지만 실상 제가 읽는 책들 중 문학의 비율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읽고 싶은 책보다 읽어야 하는 책이 더 많은 세상이니까요.

 

정말이다. 나는 문학 작품을 참 좋아한다. 인생 책이 무어냐는 질문의 대답도 문학이었다. 특히 고전문학을 참 좋아하는데, 고전이라는 단어가 확실히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확실히 여운이 깊다. 깊고 길다. 영화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처럼.

 

책 <문학줍줍의 고전문학 플레이리스트 41>은 그런 나에게 충분한 기대감을 안겨준 책이었다. 고전문학 41편을 한숨에 볼 수 있다는 것. 그 길고도 두꺼운 책을 단 몇 장으로 끝낼 수 있다는 건, 누군가에게는 행운일 수 있다. 읽어 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 또한 '읽어보고 싶었던 책'들을 이참에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따라서 책 <문학줍줍의 고전문학 플레이리스트 41>의 목차를 공개한다. 부디 읽어 보고 싶었던 책이 한 권쯤은 있기를 바라면서.

 

 

1장. 사랑과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다

 

♪ 잘못된 사랑의 돌이킬 수 없는 결과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스토이

 

♪ 사랑의 결말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 평범한 사랑의 소중함에 대하여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 무엇을 사랑해야 하는가

《연인》 / 마르그리트 뒤라스

 

♪ 지고지순한 사랑

《독일인의 사랑》 /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

 

 

2장.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다

 

♪ 자식에게 부모는 어떤 존재인가

《대지》 / 펄 S. 벅

 

♪ 끊기 어려운 가족이라는 이름의 천륜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 가문을 위해 희생한 가장들의 대를 이은 이야기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 / 토마스 만

 

♪ 세대 간 연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백년 동안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가족은 안식처'라는 명제에 도전하는

《다섯째 아이》 / 도리스 레싱

 

 

3장. '나'란 존재의 정체성에 대해 탐구하다

 

♪ 이름과 정체성의 상관관계

《정체성》 / 밀란 쿤데라

 

♪ 근원을 찾고 싶은 인간의 이야기

《나를 보내지 마》 / 가즈오 이시구로

 

♪ 인간의 이중적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외모로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한 유령

《오페라의 유령》 / 가스통 르루

 

♪ 남에게 내보이지 못하는 정체성

《변신》 / 프란츠 카프카

 

 

4장.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찬찬히 되짚어보다

 

♪ 타인의 죽음으로부터 자신의 삶을 돌아보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레프 톨스토이

 

♪ 삶의 필수요소는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레프 톨스토이

 

♪ 사후세계를 통해 자신과 현실을 돌아보다

《신곡》 / 단테 알리기에리

 

 

5장. 국가와 사회의 존재와 필요에 질문을 던지다

 

♪ 용서와 포용이 필요한 사회를 보여주다

《레 미제라블》 / 빅토르 위고

 

♪ 집중된 권력에 대한 경계의 메시지

《동물농장》 / 조지 오웰

 

♪ 위기를 극복해나간 공동체

《분노의 포도》 / 존 스타인벡

 

♪ 불완전한 사회 속 행복에 관하여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폭력적인 행위에 대한 사회의 책임

《그들》 / 조이스 캐롤 오츠

 

 

6장. 삶과 전쟁의 메시지에 귀기울이다

 

♪ 전쟁의 한복판에 선 한 인간의 이야기

《서부전선 이상없다》 / 에리히 레마르크

 

♪ 삶의 전쟁은 피하지 못한 한 인간의 이야기

《무기여 잘 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역사를 만든다

《전쟁과 평화》 / 레프 톨스토이

 

♪ 나와 너를 구분하지 않는 인류애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어니스트 헤밍웨이

 

♪ 전쟁 같은 삶을 그린 이야기의 원형

《일리아스》 / 호메로스

 

 

7장. 평범한, 그러나 치열한 일상을 담담히 그려내다

 

♪ 매일 매일 생존을 위해 배를 띄우는 우리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야간 비행 속 나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야간 비행》 /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 치열한 삶에 매몰된 한 가장의 이야기

《세일즈맨의 죽음》 / 아서 밀러

 

♪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생각

《스토너》 / 존 윌리엄스

 

 

8장. 방황하는 인간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 성장소설의 바이블

《데미안》 / 헤르만 헤세

 

♪ 과거에서 방황하고 있는 한 인간의 이야기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원초적 욕망으로 방황하고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

《마담 보바리》 / 귀스타브 플로베르

 

♪ 우리는 모두 이방인이다

《이방인》 / 알베르 카뮈

 

♪ 무엇이 죄인가에 대한 갈등

《죄와 벌》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9장.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에 함께하다

 

♪ 미지의 세계를 대하는 자세

《해저 2만리》 / 쥘 베른

 

♪ 다른 문명을 바라보는 시각

《걸리버 여행기》 / 조나단 스위프트

 

♪ 우리의 삶을 모험으로 이끄는 것은 무엇인가

《로빈슨 크루소》 / 대니얼 디포

 

♪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모험 이야기

《톰 소여의 모험》 / 마크 트웨인

 

 

개인적으로 도리스 레싱의 《다섯째 아이》를 만나게 되어 반가웠다. 대학교 1학년 교양 수업에서 알게 된 책이었는데, 꽤 독특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서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책이다.

 

책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다섯째 아이가 화목한 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만드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아이 벤은 임신의 순간부터 심상치 않은 아이였다. 왠지 모를 이질감을 느끼게 만들며 엄마 해리엇. 아니나 다를까, 벤의 탄생은 가족에겐 비극이 되었다. 하는 수없이 요양소로 보내진 벤.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결국 가족의 품을 떠나 폭동의 무리 속으로 사라진다.

 

처음 이 책을 읽고 도통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웠다. '아니, 어떻게 이런 아이가 있을 수 있지?' 너무 말이 안 될 정도로 통제가 안 되는 벤을 보며 이 가정에 복수를 하기 위해 태어난 작은 악마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해석이 안 돼도 너무 안 되는 캐릭터였어서 해석을 포기했던 유일한 캐릭터이기도 했다. 이후 비슷한 플롯의 영화 《케인에 대하여》를 보며 다시 한번 《다섯째 아이》를 찾아 읽었지만, 역시 남는 것은 답답한 뿐이었다.

 

그런 책을 도대체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나는 몹시 궁금했다.

 

저자는 가족이라는 명제의 이중성이라는 주제로 해석을 시도했다. 가장 큰 기쁨과 사랑을 주는 가족이 고통과 괴로움의 근원일 수 있다는 의미로 벤의 존재를 이해한 것이다. 다소 일리 있는 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뭔가 너무 쉬운 해석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뭔가... 뭔가가 더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책 전반적으로 줄거리에 대한 요약은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저자의 해석 부분이 살짝 약했던 것 같다. 책을 해석할 수 있는 한 가지 방향만 제시한 것 같다는 평이다. 카테고리에 따라 책을 분류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을 것 같긴 하다. 그럼에도 조금 더 깊고 풍부한 해석을 달아 주었더라면, 책의 개수를 좀 줄이더라도 해석에 힘을 좀 더 쏟았으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책 <문학줍줍의 고전문학 플레이리스트 41>는 가벼운 문학서라고 정의하고 싶다. 좁고 깊게 문학을 탐구하고 싶은 사람보다 얇고 넓게 문학을 훑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더 적합한 책이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기대보다는 설렘이 더 잘 어울리는 책이라 말해 둔다.

 

 

[김규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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