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연말 연초는 반성과 다짐이니까

2021년의 반성, 2022년의 다짐
글 입력 2022.01.07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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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한 해를 반성해 보고 다가온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을 담은 진부한 레퍼토리의 에세이를 써보려고 한다. 분명 이런 형식의 글이 많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해 어떤 색다른 주제의 글로 나의 2022년을 열어볼까 고민했다. 그러나 결국 이 글을 통해 마치지 못한 지난해의 고민과 끝내지 못한 새해 다짐에 마침표를 찍기로 마음먹었다.

 

 

 

반성과 다짐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2021년은 ‘반신반인’ 같은 해였다. 6월까지 군 복무를 했고 7월부터 12월까지는 백수처럼 놀고먹었으니 말이다(사실 지금까지도). 군대에서 막 전역을 했을 당시에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과 의욕에 차있었다. 하지만 그 열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시들해졌고 휴학을 하며 계획한 것들은 흐지부지되거나 실천하지 못했다. 결국 지금의 나는 열정도, 욕망도 없는 무념무상의 상태가 됐다.

 

코로나가 가득했던 만큼이나 내 안에는 무기력과 꺼져버린 불꽃만이 남은 한 해였다. 한 장면도 놓치지 않겠다는 열정으로 봐왔던 영화도 이제는 동태 눈깔로 깨작깨작 보고 있다. 글을 읽고 쓰는 순간에 살아있음을 느끼며 다음에 쓸 글의 주제도 미리 기획할 정도로 열의를 가졌던 글쓰기도 이제는 숙제처럼 느끼며 꾸역꾸역 겨우 한 자씩 써 내려가고 있다.

 

본래 무언가 하나를 끈기 있게 하지 못하고 재미를 느끼다가도 금방 싫증을 느끼는 성격 탓도 있겠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큰 문제는 나태였다. 긴 휴식기 동안 내 의지로 무언가 꾸준히 하는 일이 없었다.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하거나 자다 일어나 멍 때리는 등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그러면서 2시간 이상 제대로 앉아 영화를 보는 일이 피곤해졌고 일상이었던 것이 큰마음을 먹어야 가능해졌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일상에서는 어떠한 철학적 고찰도, 새로운 시선과 생각을 갖기도 어려웠다. 이 또한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껴야 가능한 것이니 말이다. 무념무상의 경지에 이르다 보니 무언가를 써야겠다는 생각도, 쓸 것도 없게 되었다. 결국 쉬어가더라도 영화와 글쓰기는 꾸준히 하자는 다짐은 실패로 돌아갔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보다는 아쉬움과 무력함만이 가득 남은 한 해였다. 해가 바뀌었다고 마음가짐이 바로 변하는 것은 아니기에 동일한 감정과 행태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새해가 된 만큼 나태를 이겨내고 꺼진 불씨를 다시 지펴 불꽃으로 만들어보자고 다짐해 본다.

 

다이어리에 이런저런 목표들을 적어봤지만 결국 열심히 살자는 의미로 통한다. 다짐이 결실이 되려면 당연하게도 나의 노력이 거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영화와 글쓰기에 조금 실증이 나서 침대에만 붙어 있는 잉여 인간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가온 한 해는 나태랑은 거리가 먼, 무엇이든지 꾸준하고 성실히 하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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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



올해로 스물셋이다. 많은 나이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조바심이 난다. 행복하면서도 불안하고 지치고 확신이 서지 않는 나날들을 살아가는 것. 어두운 터널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20대가 그렇지 않을까.

 

나이 때 별 행동양식이 정해진 양 무언의 사회적 관습 때문에 해보고 싶은 것이 있어도 도전하지 못하고 떠밀려서 하는 일들이 있다. 그러면서 하게 되는 건 비교다. 나보다 스펙 좋은 사람, 더 대단해 보이는 사람과 비교를 하며 자신의 나이와 처지를 탓한다. 이런 강박적 비교에서 벗어나는 건 어려운 일이다. 같은 나이임에도 많은 경험과 스펙을 쌓은 사람들이 부럽다. 글을 잘 쓰고 영화를 깊이 있게 볼 줄 아는 사람은 그보다 곱절은 부럽다.

 

아이유의 ‘스물셋’을 들으며 어떻게 저런 가사를 썼을까 감탄한 적이 있다. 나도 스물셋이 되면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글로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 비교해 보고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의 스물셋과 나의 스물셋은 다르다. 그리고 나이가 어떻든 당신과 나는 다른 사람이다. 나이에 대한 강박은 사회가 사람들에게 심어놓은 제약에 불과하다. 그 틀을 깨고 도전하는 것, 그리고 비교하기보단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정서적인 어려움도 힘든 것도 많았던 한 해였다. 벌써 1주일이 흘러간 새로운 한 해는 보다 역동적으로 살며 비교하고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길을 꾸준히 걸어 나가는데 새로운 첫발을 내딛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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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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