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처음에서 처음으로, 안복진 - ZERO ZERO [음반]

사랑을 찾아 우주로 떠난 이야기
글 입력 2021.12.0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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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복진[zerozero].jpg

 

 

두 개의 동그라미는

노래가 되어 굴러갑니다.

 

처음에서 처음으로

빈 동그라미에 담을 것들

 

 

필자는 '좋아서 하는 밴드'를 통해 싱어송라이터 안복진을 처음 접했다. 10년 전 고등학생 시절 '좋아서 하는 밴드'의 음악을 즐겨 들은 기억이 있다. MP3에 음악을 꾹꾹 눌러 담아도 그들의 음악은 재생목록에서 늘 빠지지 않았다.

 

아직도 멤버들의 모습이 또렷이 기억난다. 젬베를 치던 조준호, 베이스를 치며 핫초코 노래를 부르던 백가영, 어쿠스틱 기타를 잡던 손현과 아코디언을 연주하던 안복진까지. 조그마한 표현들로 일상을 사랑스럽게 노래하던 그들의 음악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립다.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 그 사이에 몇몇 멤버들은 각자의 길을 걸어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안복진 또한 마찬가지였다. BTS의 < Map of The Sou:7 >의 수록곡 'Filter'의 작사가, <뽀뽀뽀 모두야 놀자>의 음악감독이 되며 커리어를 쌓아나갔다.

 

음악뿐만이 아니었다. 안복진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새로운 삶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도 음악은 변하지 않았다. 안복진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낸 첫 앨범 < ZERO ZERO >를 발표했다. 새로운 음악으로 돌아온 이름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 ZERO ZERO >는 두 개의 동그라미에 담은 이야기다. 0에서 0까지, 처음에서 처음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이야기했다. 앨범 커버에는 굴러가는 두 개의 동그라미가 그려졌다. 두 개의 동그라미는 단어나 숫자 형태로 곡의 제목에 들어가기도 했다. 안복진은 두 개의 동그라미 속에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 사랑과 우주를 노래한 < ZERO ZERO >를 소개한다.

 

 

 

 

< ZERO ZERO >는 안복진의 우주적 상상력을 가득 담은 작품이다. 안복진은 첫 인트로부터 지구를 떠나 우주로 향한다. '10, 9, 8, 7..', 로켓 발사를 위한 카운트 다운이 0에 가까워진다. 힘차게 'ZERO'를 외친 후 신디사이저의 우주 공간이 펼쳐진다. 우주선의 문이 열리고 달 혹은 미지의 행성에 발을 딛는다.

 

앨범과 동명의 트랙인 'ZERO ZERO'는 우주의 소리로 가득한 인트로다. 우주로 떠난 주인공은 바로 안복진의 페르소나 캐릭터 'BOKBOK'이다. 'BOKBOK'은 새로운 사랑 이야기를 수집하기 위해 지구를 떠나 달로 향하는 설정의 캐릭터다.

 

안복진의 우주적 상상력은 두 번째 트랙으로 이어진다. 'Snoopy'는 1969년 미국에서 발사된 아폴로 10호 달 착륙선의 호출부호였던 "snoopy"에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곡이다. 당시 아폴로 10호는 최초의 업적이 많아 우주비행사들에게 도전과 용기의 상징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안복진은 'Snoopy'를 통해 처음부터 시작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전했다.

 

'Snoopy'의 뮤직비디오는 귀여운 음악과 애니메이션이 함께한다. 처음 보는 세상을 앞두고 느껴지는 떨림과 설렘은 달 위의 춤으로 표현된다. 훅의 통통 튀는 리듬과 중독성 넘치는 멜로디는 "Dancing on the moon"이라는 가사로 반복된다.

 

 

 

 

'나는 장미가 되고 싶었어, 아무도 쳐다보지 않은 길가에 잡초가 아닌'

 

 

< ZERO ZERO >의 배경이 우주였다면 전하는 메시지는 사랑이다. 안복진은 깊게 빠져드는 우주 속에서 사랑을 찾아 헤맨다. 이어지는 '100%'는 사랑의 어려움을 노래한다. 곡은 허보리 작가의 그림 '240송이의 장미와 228마리의 통닭'에서 영감을 얻어 노래의 첫 문장을 완성했다. 노래는 누구나 사랑받길 원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 사랑할 수 있다고 말한다. '100%' 또한 'Snoopy'와 함께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로 제작됐다. 사랑에 대한 탐구, 절반의 사랑을 채우기 위한 과정이 귀엽게 그려졌다.

 

안복진의 음악적 변화가 있다면 아마 신디사이저가 아니었을까. '100%'는 아코디언 연주자였던 안복진의 변화를 멋지게 보여준 작품이다. 신디사이저는 베이스를 비롯해 다양한 역할의 악기로 표현되어 리듬과 선율을 꾸민다. 또한 코러스 파트의 일렉기타와 신디사이저의 조화는 완성도 높은 신스락을 들려준다.

 

안복진의 음악은 '나는 사랑이'에서 가장 거대한 스케일로 확장된다. 곡은 반복되는 신디사이저의 아르페지오와 담담하게 노래하는 안복진의 보컬로 시작한다. 그리고 공간감 가득한 피아노와 일렉기타가 등장한 후 포스트락이 클라이맥스를 달려가듯 감정을 터트린다. 지나가는 것, 놓쳐버린 것, 사라지는 것, 놓아버린 것들을 초연히 받아들이면서.

 

 

"내가 악기였다면 아코디언이었을 것이다. 항상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아코디언 주름상자처럼 나는 그렇게 여태 줄어들었다가도 늘어나고 늘어나다가도 줄어들어 온 것 같다."

 

 

그래도 안복진은 아코디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는 자신의 음악적 동반자인 아코디언을 앨범에 꼭 넣고 싶다고 전했다.

 

'About Love'는 아코디언을 든 안복진의 고백이다. 내래이션과 아코디언 연주곡 두 가지 버전으로 수록되어 앨범 전체를 관통하던 주제인 '사랑'을 노래한다. 두 개의 동그라미, 서로를 채워줄 반쪽, 그리움과 외로움, 사랑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차분한 내래이션으로 그려진다. 어쩌면 안복진이라는 사람과 가장 가까워질 수 있는 트랙이 아닐까.

 

*

 

사람들은 종종 지나간 시간을 후회한다.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머물러 현실을 탄식한다. 0으로부터 시작해 10이 될 때까지 이루지 못한 것들, 뒤처져 따라가지 못한 것들만 자꾸 되뇐다.

 

곧게 흐르는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반복될 수 있다.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0에서 10까지 지나도, 11이 아닌 다시 0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결국 우리의 마음에 달린 일이다.

 

안복진의 < ZERO ZERO >는 10년의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안복진이 처음 음악을 시작한 0에서,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0까지. 인생을 음악에 솔직하게 녹여낸 만큼 음악가의 모습이 투명하게 보이는 앨범이다. 이미 너무 많이 지났다고 생각하는 누군가에게 이 앨범을 추천한다. 당신의 끝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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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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