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저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 넷플릭스의 퇴사문화

글 입력 2021.05.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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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는 직원이 퇴사할 때 치르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바로 ‘부검 메일’이다.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함께 일했던 동료들에게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갖춰 메일을 보내는 건데, 여기에는 퇴사자와 당사자의 직속 상사, 인사 담당자가 참여한다. 메일의 초고는 퇴사자가 쓰고, 여기에 직속 상사와 인사 담당자가 참여해 최종본을 완성한다.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라면 어떤 이유로든 간에 반드시 써야 하며, 완성된 메일은 퇴사자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에게만 발송된다.


부검 메일에 담기는 내용은 크게 다섯 가지다. 첫 번째는 회사를 떠나는 이유다. 두 번째는 회사에서 배운 점이다. 세 번째는 회사에서 아쉬운 점으로, 넷플릭스가 이랬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을 전제로 작성한다. 네 번째는 앞으로의 계획이다. 다섯 번째는 떠나는 직원을 향한 넷플릭스의 메시지다. 이때 떠나는 내용은 반드시 넷플릭스의 기본 가치들에 입각해 적어야 하며, 간혹 경우에 따라 직원이 작성하길 원치 않는 내용은 넣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회사는 떠나는 직원에게 반드시 감사와 응원을 보내야만 한다.


물론 회사를 떠나는 마당에 퇴사자가 남은 직원들에게, 혹은 남은 직원들이 퇴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다소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부검 메일을 받아본 넷플릭스의 직원들은 이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우선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다. 또한 퇴사의 원인을 미리 파악하여 조직 내의 문제를 조기에 해결할 수도 있다. 또한 부검 메일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쌓였던 오해를 풀거나 합의점을 찾아 직원이 퇴사를 포기하고 회사에 남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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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로 넷플릭스의 부검 메일은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니다. 퇴사를 계기로 ‘넷플릭스’라는 조직을 부검해봄으로써 조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다.


한편 지난 4월, 나는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작년 9월부터 다니기 시작했으니 대략 8개월을 다닌 셈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다. 그냥 학교 졸업 전에 회사 생활을 체험해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들어갔던 게 여기까지 올 줄이야. 8개월 동안 적지 않은 일들이 있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배웠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사업에서 꽤 중요한 역할들을 맡아 여러 가지 일들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 이곳에서도 끝은 찾아왔다. 떠나는 날, 얼마 없는 짐을 싸 들고 회사 밖을 나서는데 기분이 묘했다. 그래도 첫 직장이라고 아쉬움이 남았나 보다. 하긴 8개월이면 미운 정 정도는 충분히 들고도 남을 시간이다.


그래서 나 역시 넷플릭스의 문화에 착안하여 부검 메일을 써보려 한다. 그냥 내 나름대로의 작별 인사랄까. 편의상 답변은 1번부터 4번까지만 작성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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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떠나는 지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느꼈다. 지난 2019년, 군대에서 제대한 이후로 정말 바쁘게 살았다. 각종 대외활동에, 공모전에, 인턴쉽까지. 그 와중에 영어 점수와 학교 성적도 받아 챙겼다. 덕분에 2년간 제대로 쉰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나빠진 건강도 문제였다. 군대에 있을 때 허리를 다친 적이 있었는데, 회사를 다니는 동안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 목과 어깨도 안 좋아졌다. 오죽하면 마우스와 키보드를 잡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장염도 앓았었다. 몸 상태가 이렇다 보니 일에 의욕이 들지 않는 건 당연한 결과다. 따라서 졸업하기 전에 한 달만이라도 좀 쉬면서 건강도 챙기고 재충전을 하고 싶었다.


회사 업무 분배 방식도 내가 일을 그만두는데 영향을 미쳤다. 마케팅을 배우기 위해 왔는데 정작 맡았던 일은 사업의 운영과 관리에 좀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실제로 접한 마케터로서의 삶이 생각과 많이 달라서 진로를 되돌아보려 했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졸업이다. 나는 현재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덕분에 비대면 수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학교 수업과 직장 생활을 병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업계를 받으려고 시도해봤다. 하지만 인턴 신분으로는 취업계를 받는 게 불가능했다. 거기다가 졸업을 위해선 토익 시험을 다시 봐야 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이 모든 걸 챙기기엔 주어진 시간이 너무 모자랐다. 특히 지난 4월이 내겐 고비였다.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기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현재 나에게 최우선인 학교 졸업부터 처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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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회사에서 배운 것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학교나 대외활동 등에서는 배우지 못했던 귀중한 경험들을 얻을 수 있었다. 단순히 광고를 기획하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한 광고를 배포하고 운영하는 경험은 다른 인턴쉽에서는 얻지 못했던 귀중한 시간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잘 알지 못했던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 대해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직접 검색 광고를 세팅하고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글 애널리틱스 등을 통해 광고의 성과를 측정하고 차후 광고 전략이나 사이트 기획에 반영하는 일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창의성을 많이 필요로 하는 일은 아니지만 재미도 꽤 있었다. 덕분에 내겐 콘텐츠 마케터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마케터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추가되었다.


‘좋은 광고’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은 좋은 광고, 잘 만든 광고라 하면 광고 같지 않은 광고(브랜디드 콘텐츠)를 떠올린다. 다시 말해 하나의 콘텐츠로서 소비하기 좋은 광고를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사람들이 광고에 대해 가진 부정적인 인식들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광고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매우 크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드라마 PPL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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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광고를 나쁘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광고가 가져다주는 순기능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앞서 말한 PPL은 종종 노골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탓에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드라마 제작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드라마 제작비의 상당 부분을 보조해주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는 방송국에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무료로, 혹은 저렴한 가격에 방송국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SNS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광고로 벌어들이는 수익 덕분에 우리는 거의 무료로 해당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광고가 사회 전반에 소비를 촉진 시켜 경제의 선순환 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고려하면 광고는 결코 나쁜 게 아니다. 오히려 광고로 인해 누리는 혜택이 더 큰 셈이다.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일반 소비자가 좋은 광고/마케팅의 기준을 광고 같지 않은 광고에 둔다면, 기업이 생각하는 좋은 광고/마케팅의 기준은 조금 다르다. 기업에게 있어 좋은 광고란 효율이 잘 나오는 광고를 뜻한다. 이때 말하는 효율은 광고를 만드는 목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일 수도 있고,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일 수도 있다. 혹은 상품의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위해 광고를 하기도 한다. 다만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기업의 수익 증가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그러니까 기업에게 광고, 혹은 마케팅은 일종의 투자다. 그러니 투자한 만큼의 이익이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억대에 가까운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고서도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면 기업은 광고를 계속할 이유가 없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마이클럽닷컴의 '선영아 사랑해' 캠페인이 있다. 여성 전문 커뮤니티인 마이클럽닷컴은 거리 곳곳에 ‘선영아 사랑해’가 적힌 문구를 부착하는 독특한 광고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금도 종종 광고 관련 수업에서 언급될 정도로 재미있는 광고 사례 중 하나다. 그에 반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 마이클럽닷컴은 어떻게 되었나? 망했다. 아니, 마이클럽닷컴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광고의 파급력이 기업의 브랜드와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광고는 실패한 사례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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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유튜버 ‘티키틱’의 영상 <새 폰 샀다>에 달린 댓글 중 하나다. <새 폰 샀다>는 티키틱과 삼성전자가 콜라보 한 갤럭시 A80의 광고 영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짧은 댓글이 기업과 소비자가 생각하는 ‘좋은 광고’에 대한 입장 차이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광고 같지 않은 광고의 함정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영상은 조회 수 158만 회, 좋아요 수 3만 개로 성공한 프로젝트가 되었다. 하지만 갤럭시 A80의 광고가 성공했는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해당 영상을 시청한 158만 명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갤럭시 A80에 관심을 가지고 검색해보았는가. 해당 영상에 좋아요를 누른 3만 명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해당 제품을 구매하였는가. 이 광고의 성공 여부는 바로 거기서 결정된다.


이렇듯 좋은 광고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의 입장 차이는 마케터로 하여금 여러 가지 고민거리를 안겨준다. 고객과 기업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그 미묘한 접점을 찾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상품에는 광고 같지 않은 광고가, 어떤 상품에는 광고 다운 광고가 더 적합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내가 8개월 동안 했던 그 균형점을 찾기 위한 고민들이  앞으로 내가 마케터로서 경력을 쌓아가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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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회사에서 아쉬운 것


앞서 말했듯 작은 회사에서 인턴을 해보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내가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갈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기대한 것보다도 훨씬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도리어 단점이 되기도 한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회사 규모가 작고 인력의 회전율이 높은 중소기업의 특성상 회사는 언제나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 특히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덕분에 한 사람이 여러 업무를 맡는 게 비일비재하다. 기획도 할 줄 알아야 하고, 디자인도 할 줄 알아야 한다. 광고도 해야 하고, 그 와중에 사업 운영까지 신경 써야 한다. 인턴이라고 예외는 없다. 나 역시 이 회사에 다니며 많은 일을 했다. 어떤 날엔 광고를 만들었고, 어떤 날엔 사이트에 올라갈 콘텐츠를 만들었다. QA 작업을 하는 날도 있었고, 쇼핑몰에 올라갈 각종 제품 데이터를 관리하고 운영하던 날도 있었다.


물론 이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이게 길어지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업무는 쏟아지는데 처리할 사람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나만 하더라도 2000개가 넘는 쇼핑몰 제품 데이터들을 혼자 등록하고 관리했다. 그 와중에 새로 출시된 제품은 없는지, 단종된 제품은 없는지 등을 수시로 체크했다. 덕분에 이 일을 진행하는 두 달 동안 내 원래 업무였던 마케팅은 거의 손도 대지 못했다.


다른 문제도 발생했다. 마케팅보다 쇼핑몰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나의 주 업무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에서 2~3년 정도 경력을 채운 후, 이직하는 걸 고려하고 있던 내게는 골치 아픈 일이었다. 아직 마케팅 경력도 제대로 채우지 못했는데 다른 일에 시간을 쏟는다면 그만큼 손해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대표님은 인턴들에게 영업 업무를 맡길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다른 건 몰라도 영업이라니. 외향적이지 못한 내겐 쥐약과도 같은 상황이었다. 결국 이직에 대한 고민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한편 일손이 부족한 상황은 우리에게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안겨 주었다. 특히 이게 나의 정규직 전환에도 영향을 주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원래 우리의 새로운 사업은 작년에 출시되고도 남았어야 했다. 하지만 부족한 일손과 느린 개발 속도로 인해 출시일이 차일피일 미뤄졌고, 결과적으로 인턴들의 정규직 전환도 늦춰졌다. 그때가 3월이었다. 이미 학기가 시작한 때였다. 회사를 계속 다니려면 취업계가 필요했는데 정규직 전환이 되질 않으니 취업계를 받는 것도 불가능했다. 모아둔 휴가로 틈틈이 수업을 들으며 버텨봤지만 곧 한계에 부딪혔다. 결국 직장 생활과 학교 수업의 병행이 불가능하는 걸 깨달은 나는 팀장님께 일을 그만두겠다는 말을 건넸다.


일을 그만둔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회사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아무래도 사업의 초창기부터 참여했다 보니 나도 모르게 애착이 생겼나 보다. 기왕이면 우리의 쇼핑몰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 모습까지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아쉽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만약에 우리가 조금만 더 사람이 많았더라면, 일손이 조금만 여유로웠더라면 사업의 출시가 미뤄지는 일도 없었을 테고 내 정규직 전환 역시 무사히 이뤄졌을 텐데. 훨씬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업무들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질 못했으니 여러모로 참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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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으로의 계획


글쎄,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물론 놀 계획이라면 차고 넘치지만). 일단 5월 동안에는 좀 쉬면서 몸과 마음을 돌볼 생각이다. 병원 치료도 받고, 그동안 못했던 운동도 다시 시작할 생각이다. 영화도 보고 책도 읽을 거다.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놀기만 하겠다는 건 아니다. 5월 말에 영어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응시료로 5만 원이나 냈는데 시험을 망치면 꽤 곤란하다. 회사 다니느라 엉망이 된 학교 성적도 신경 써야 한다. 이력서도 다시 손봐야 한다.


따라서 본격적인 구직 활동은 6월에나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어떤 회사에 지원할지는 잘 모르겠다. 대기업에 간다면 좋겠지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쪽도 나쁘진 않다. 대기업에 대한 로망은 깨진 지 오래고, 무엇보다 요즘같이 취업하기 힘든 때에 내가 찬밥, 더운 밥을 가릴 처지인가. 요즘은 그냥 적당한 월급에, 점심 제공, 정시 퇴근만 보장해 줘도 최고의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그외 다른 복지 혜택은 꿈도 꾸지 않는다.


업무와 관련해서는 아마 마케팅 쪽으로 계속 지원할 것 같다. 나랑 잘 맞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쩌겠나. 그동안 쌓아온 스펙이 죄다 이거 관련인데. 다만 마케터의 현실에 대해 이젠 조금이나마 아는 만큼 광고 회사보다는 인하우스 마케터를 목표로 지원을 해볼 작정이다. 세부적으로는 콘텐츠 마케팅이나 브랜딩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퍼포먼스 마케팅을 하게 된다고 해도 상관은 없다. 이전 회사를 다니며 다 해본 일이라 제법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차피 일을 하다 보면 결국엔 다 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다른 분야에 대한 여지는 계속 남겨둘 생각이다. 글을 쓰는 일도 좋고, 콘텐츠 기획 일도 좋다(마침 내 전공이 문화콘텐츠이기도 하니까). 그냥 내가 재미있게,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하기를 원한다. 영화평론가 이동진씨가 말한 것처럼 어차피 식을 사랑이라면 그래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이상적이듯, 어차피 식을 열정이라면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게 그나마 행복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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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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