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관계에서 가족 바라보기2_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문화 전반]

EBS 다큐프라임 '가족 쇼크'를 보고
글 입력 2017.01.15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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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로 바라보는 가족

다큐 속 1인 가족으로서 홀로 살아가던 사람들은 다른 이들과 새로운 형태의 가족을 구성하면서 건강과 웃음을 되찾는다. 즉 그들이 서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면서 삶의 활기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들이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고,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삶에 있어서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족’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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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1인 가족도 하나의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단순히 한 집에서 사는 사람들을 ‘가족’이라고 통칭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족’은 오히려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데에 더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전통적 관념에서 ‘가족’을 정의하는 혈연이나 혼인 관계가 아니더라도 가족인 경우가 있다. 피가 섞이지 않은 재혼 가정이나 결혼을 하지 않은 동거 형태의 부부 등이 그 예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하나의 가족을 형성한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 ‘가족’의 의미가 무엇보다 ‘관계’에 초점이 맞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에 의한 이산가족이나, 자녀 학업을 위한 기러기 아빠는 비록 가족 구성원끼리 뿔뿔이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 하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비록 한 집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그들이 가족이라는 생각을 함께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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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핵심은 ‘관계’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 내에서 그 누구와도 관계 맺지 않고 홀로 사는 1인 가족은 ‘가족’ 개념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발적으로 결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경우, 그들을 표현할 의미단위가 없기에 ‘1인 가족’으로 분류할 수밖에 없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관계‘의 관점에서 가족을 정의할 때, 그들은 가정 내에서 아무와도 관계 맺지 않고 홀로 살아가기에 아무런 가족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하다.


 
그들의 관계, 그들의 가족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존재한다. ‘관계’가 가족을 정의할 때, 이전의 전통적 시각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할 여러 형태의 가족은 오히려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가족의 형태는 그 구성원들이 누구와 어떤 형태의 관계로 연결되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각각의 형태는 그들이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이루는 그들만의 방식이기에 그 자체로서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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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 혼인 관계의 고정관념에 갇혀 있었던 전통적 가치관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은 처음에 놀라움과 거부감을 동시에 가져오며 우리에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이들의 모습에 익숙해지고, 이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앞으로의 다양한 가족의 형태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요즘은 가족의 형태가 더욱 다채로워져 여성이 연상인 커플의 형태나 재혼가족의 경우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정도이다. 그만큼 점차 ‘가족’이 포괄하는 개념이 넓어지고 있다는 살아있는 증거일 것이다.


 
동성애 바라보기

그럼에도 동성애 커플의 경우, 또다른 영상 속에서 그들을 보며 평소 그들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꽤나 충격적이었다. 내게 익숙하지 않은,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이었기에 인식과 실제에서 괴리가 생겼던 것 같았다. 그러나 사실 요즘 많은 매체를 통해 동성애 커플을 접할 수 있고, 이미 사회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이전에 비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그 모습이 낯설기 때문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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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내가 그들의 모습에 적잖이 놀란 것은 그들이 한 아이를 함께 키울 정도로, 죽음을 앞둘 정도로 많은 세월이 흐를 때까지도 진지하게 서로의 삶을 함께 일궈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동성애 커플들은 젊을 때의 취기에 의해 잠시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평생을 함께 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또, 그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들이 진심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아예 기대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영상을 볼수록 그들이 성(性)에 대해서만 일반과 약간 다를 뿐, 그들의 관계 자체는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사랑으로 단단하게 빛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할아버지 두 분이 서로가 서로의 삶 그 자체라고 말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아름답기까지 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모든 가족의 기저에는 그들이 이루고 있는 ‘관계’가 있다. 우리가 각 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듯이, 각 가족의 관계도 존중해주어야 한다. 인간은 관계를 필요로 하고, 이것이 그 모든 가족들이 그 안에서 서로 관계 맺으며 살아가고 있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혼 가족은 결혼하는 2쌍 중 1쌍이 파경을 선언할 정도로 흔한 현상이 되면서, 동시에 그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변하고 있다. 동성애 가족 역시 아직까지는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이지 않지만, 점차 포용적인 시각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각자의 관계를 꾸려가며, 타인의 관계를 존중해주며 우리는 더욱 아름다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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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Google)


[이예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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