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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세상의 모든 중심들을 위하여 [사람]

나도 중심이고, 당신도 중심이다

by 김지오 에디터
2026.11.0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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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시나요?



      출퇴근 시간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에 타서 바라보는 창밖. 언제나처럼 수많은 차들이 도로를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저마다 어디론가 가고 있을, 또는 오고 있을, 차들 그리고 사람들. 어느 저녁 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오늘 하루도 모두 수고했다고 중얼거렸다. 그것은 어쩌면 도로 위 또 하나의 뒷모습인 나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남대교 차들.jpg

       

       

      작년에 서울역 가는 이층 광역버스 안에서 찍어 본, 한남대교를 달리는 수많은 차들이다. 같은 순간 같은 도로 위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평행한 몇 줄을 이루며 굴러가고 있지만, 모두 각자만의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다. 차 안의 공기에는 저마다의 하루, 저마다의 생각, 저마다의 고민이 녹아들어 있을 것이다. 달리는 지하철 안에서도 모두 같은 표정으로 핸드폰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 표정 속에도 역시 저마다의 하루, 저마다의 생각, 저마다의 고민이 스며들어 있을 것이다.

       

       

       

      Sonder



      Sonder이란,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자신의 삶처럼 생생하고 복잡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국제언어대학원대학교 신어사전 발췌)”을 나타내는 신조어다. John Koenig의 저서 『The Dictionary of Obscure Sorrows』에도 소개되어 있다. (나에게만 나의 인생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신기해 하는 감정이 또한 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신기하다.)

       

      바쁘게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시 바라보고 있다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수만큼 서로 다른 인생이 존재한다는 것이 새삼 생경하다. 이 세상을 느끼는 감각 또한 그 수만큼 존재하고, 그렇게도 많은 감각 중 나는 나의 감각만을 느낄 수 있으며 우리 모두 그렇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렇기에 자각하지 못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자기중심적으로 살지 않을 것을 스스로에게 요구하고 타인에게 요구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명사 '자기중심적'의 정의는 "남의 일보다 자기의 일을 먼저 생각하고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나는 내 인생만을 살 수 있고, 내 감각만을 느낄 수 있으며, 나에 대한 것을 그 무엇보다 먼저 받아들인다. 그러할진대 과연 우리는 자기중심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는 각자의 세상의 중심이다. 자기를 중심으로 두고 매 순간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삶이라는 말은 엄밀히 생각하면, 모순이다.

       

       

       

      그러면, 어떤 삶?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자 하는 삶은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자기중심’적이지 않은 삶이라기보다는, ‘자기만 중심’이 아닌 삶. 나도 나의 인생의 중심이지만, 나를 포함한 이 하늘 아래 모든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인생의 중심이다. 중심으로서 살고 있지 않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중심들을 존중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중심으로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도록, 서로의 궤도를 소중히 여기자. 나를 중심으로 한 궤도와 당신을 중심으로 한 궤도가 단 한 순간이라도 겹칠 때, 그 겹쳐짐을 충분히 음미하면서도 각자의 궤도가 온전할 수 있도록.


      지금도 우리 집 창문을 내다보면, 보이는 건물들의 빼곡한 창문에는 각각 불빛이 켜져 있다. 내일 아침에도 고속도로는 불빛을 켜고 달리는 차로 가득 찰 것이다. 그 빛 속에 나만의 색깔, 너만의 색깔, 저마다의 색깔이 존재함을 떠올리고 그 자체로 존중한다면, 비로소 세상을 수놓는 아름다움이 어디에서부터 나오는지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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