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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초기 피자에는 악플이 달렸다 - 피자에 담긴 세계사

피자 한 판에 담긴 인생의 철학에 대하여

by 이지연 에디터
2026.11.05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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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즈 피자, 시카고 피자, 페퍼로니 피자, 블랙타이거 슈림프 피자, 그릴드 패티 치즈 버거 피자 ···

       

      생각만 해도 입에서 침이 나온다. 갓 구운 피자를 한입 베어 물면 모짜렐라 치즈가 쭉 늘어나면서 짭짤하고 고소한 풍미가 입안에 퍼진다. 바삭한 도우가 경쾌하게 부서지며 토마토소스의 감칠맛이 다양한 토핑들과 어우러진다.

       

      물론 피자보다 치킨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피자 자체가 싫고 역겹다고 말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미국인이 피자를 먹는 모습은 말할 것도 없이 익숙하고, 피자 도우를 반죽하는 이탈리아인은 반갑고, 스시 대신 피자를 든 일본인도 낯설지 않다. 피자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다.

       

      그래서 이런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



      역겨운 파이 같은 것 ··· 정체 모를 온갖 재료들로 뒤덮였다. 내 생각에 그건 하수구에서 건져 올린 빵 조각 같았다. (84p)
       

       

      미국의 화가이자 발명가인 새뮤얼 모스Samuel Morse가 나폴리 피자를 보고 남긴 글이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피자는 이처럼 심한 악평을 받았다. 사실 우리에게 익숙한 토마토 피자와 그 당시의 피자는 다른 음식이기 때문이다.

       

      효모를 넣지 않은 밀가루 반죽을 둥근 형태로 편 다음 가장자리를 약간 세운다. 그리고 그 위에 올리브유나 돼지비계 기름을 바른 뒤, 표면에 소금을 조금 뿌린다. 토핑으로는 작은 생선이나 유제품, 마늘, 생토마토 등을 올린다. 이것들을 화덕에 넣고 나서는 5분 뒤쯤 꺼내는데··· 그때의 모양새는 구웠다기보다는 탄 것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자는 나폴리의 골목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매우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루 벌어 먹고 사는 하층민들은 간편한 데다가, 싸고, 적당히 먹을 만한 음식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피자 장수들이 가판대를 들고나와서 후라이팬 채로 피자를 팔면 지나가던 노동자나 아이 엄마들이 빈번히 멈춰 섰다. 그것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위로이자 친구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피자에게 사춘기가 찾아온다.

       

      19세기 중엽, 소비자층이 비교적 형편이 나은 소상인이나 인부로까지 확대됐다. 그들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더 맛있는 피자를 받기를 원했다. 토핑으로 허브나 안초비, 얇게 썬 살시차*, 버섯 같은 것들이 추가됐다. 전통파들이 뒷목을 잡으며 이것들은 피자가 아니라고 소리쳤지만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어느새 귀족 부인들까지 피제리아**를 찾아오고 있었다. 오페라 극장의 벨벳 의자를 뒤로하고 더러운 나무 벤치에 앉아서 피자를 먹었다.

       

      *이탈리아식 소시지

      **피자를 만드는 가게나 피자 전문점

       

      심지어 피자의 성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중에는 바다까지 건너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내고야 만다. '작은 생선이 뿌려진 역겨운 파이' 취급받던 음식이 결국 전 세계를 제패했다. 그 과정에서 일어났던 극적인 사건들, 이를테면 이탈리아인들의 대규모 이민이나 피제리아에서의 칼부림 등은 《피자에 담긴 세계사》에서 직접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단순히 식욕을 돋우는 것을 넘어서 철학적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피자 한 판에 삶의 지혜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피자는 변화하고 진화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을 지켰다. 종종 민트초코 피자 같은 것들이 탄생하기도 하지만, 그까짓 실수로 세계적인 명성에 흠집이 나지는 않는다. 반면, 한때 피제리아 옆에서 같은 밀가루 반죽으로 요리되었을 어떤 나폴리 음식들은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

       

      결국 지속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수적인 것 같다. 그러니 오늘 저녁에 시카고 피자를 한 판 먹으며 새로운 스타일의 문체를 고안해 봐야겠다. 앞으로도 계속 음악, 공연, 그리고 《피자에 담긴 세계사》와 같은 도서에 대한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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