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Opinion]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들이 내 삶에 들어왔다 [만화]

먼작귀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

by 양예지 에디터
2026.11.02 14:11
이 브라우저에서 최근 읽은 글입니다.
      이전에 읽던 글입니다.
      요즘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는 캐릭터들이 있다. 나가노 작가의 『치이카와』이다. 한국에서는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들'을 줄인 『먼작귀』로 번안되어 소개되었다.
       

      극장판 『치이카와 - 인어섬의 비밀』의 개봉으로 그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는데, 앞서 개봉한 일본에서는 이미 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엄청난 열기를 증명했다.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

      '먼작귀'들이 펼치는

      즐겁고, 애잔하고, 살짝 거친 날들의 이야기.
       

      - 단행본 1권 소개 페이지
       

       

      극장판을 보러 가기 전, 치이카와를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과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정리해 보았다. 우리는 왜 이토록 치이카와에 열광하는 것일까?

       

       

       

      1. 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들


      스크린샷 2026-10-01 오후 2.05.42.png

      한국에서는 '농담곰'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나가노 작가의 『치이카와』는 2017년, 작가의 트위터에 올라온 한 장면에서 시작되었다. 뭔가 작고 귀여운 녀석(何か小さくてかわいいやつ, 난카 치이사쿠테 카와이이 야츠)을 줄여 '치이카와'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들은 조그만 동물 종족, 통칭 '먼작귀'이다. 어린아이 같은 말투와, 본질적으로 귀엽고 착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특이한 것은 먹을 것이 여기저기서 절로 생겨나는 세계관이라는 점이다. 먼작귀들은 그 먹을 것을 찾아다니고, 조그만 보수를 받아 갖고 싶은 것과 먹을 것을 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참고로 치이카와, 하치와레(가르마), 우사기(토끼) 같은 이름은 우리가 이들을 부르기 쉽도록 붙인 호칭일 뿐, 이들에게 따로 이름은 없다. 셋 중 유일하게 말을 하는 하치와레 역시 치이카와 우사기를 있잖아, 있잖아! 등으로 칭한다.


       

      스크린샷 2026-10-01 오후 2.10.02.png

       

       

      이 작은 녀석들이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친구의 소원을 이뤄주고,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모습은 보는 이에게 뭉클함과 기특함을 자아낸다. 고독한 술꾼 쿠리만쥬(밤만쥬)의 먹방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2. 먼가 작고 열심히 일하는 녀석들


       

      스크린샷 2026-10-01 오후 2.07.49.png

       

       

      작품 소개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한편으로 애잔하고 거친 삶을 살기도 한다. 먼작귀들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일을 하고, 공부를 하고, 보수를 얻기 위해 토벌을 나간다.

      어디선가 계속해서 나타나는 괴물들은 우호형과 의태형으로 나뉜다. 우호형은 무해하지만, 의태형은 이들을 잡아먹는다. 먼작귀들은 이 괴물들을 물리치러 토벌에 나서고, 돌아오면 그에 합당한 보수를 받을 수 있다. 토벌의 오싹한 지점은 괴물에게 잡아먹혀 돌아오지 못하는 먼작귀도 생길 만큼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혹은 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또 일하기 위해서 토벌 무기를 구매하고 자격증을 따는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와 다르지 않다. 이를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다.

       

      치이카와는 보수를 올리기 위해 제초 5급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하고 열심히 공부한다. 그런 치이카와를 본 하치와레는 함께 열심히 시험을 보게 되는데, 막상 치이카와는 떨어지고 하치와레만 붙는다. 실망한 치이카와는 하치와레와 라멘을 함께 먹기로 한 약속도 잊고 귀가하는데, 후일 하치와레에게 합격 축하 쿠키를 건네며 다시 화해와 재기를 약속한다. 귀엽고도 눈물이 나는 에피소드이다.

       

      번외로, 치이카와는 3수를 거쳐서야 겨우 자격증을 따냈다. 반면 자유분방하여 이런 일에 무심해 보이던 우사기는 의외로 3급(이후 2급으로 진급)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3. 먼가 위험하고 오싹한 녀석들


       

      스크린샷 2026-10-01 오후 2.09.23.png

       

       

      내 최애는 단연 모몽가(하늘다람쥐)이다. 언제나 귀여운 척, 예쁜 척을 하며 칭찬받고 싶어 하고, 치이카와가 귀여운 행동을 하면 꼭 따라 하는 녀석이다. 먹을 것 앞에서는 눈이 돌아가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어린아이처럼 울고 떼를 쓴다. 다만 그 귀여움이 꽤 계산적이고, 타인의 감정에는 공감하지 못한다. 악의가 있다기보다 상대가 언제 아픈지를 모르는 것에 가깝지만, 그래서 더 오싹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이 제멋대로인 녀석이 밉지 않다.

       

      뻔뻔하게 귀여운 척을 해대는 게 본인이 원하는 귀여움과는 사실 굉장히 멀다는 게 모몽가의 매력이다.

       

       

      스크린샷 2026-10-01 오후 2.11.25.png

       

       

      그런데 모몽가에는 이 세계의 오싹한 비밀이 함께 숨어있다. 모몽가는 사실 모몽가가 아니다. 원래의 몸은 몬스터 데카츠요에게 있고, 모몽가의 영혼이 데카츠요의 몸을 차지하고 있다. 귀여운 하늘다람쥐의 몸에는 '짭몽가'가, 크고 무서운 몬스터의 몸에는 '찐몽가'가 들어가 있는 셈이다. 작중 등장하는 마녀의 언급에 따르면, 그렇게 "몸을 바꾸고 싶어 하는 녀석들"이 많다고 한다. 모몽가가 마녀와 안면이 있어 보이는 것을 보면, 모몽가도 일종의 거래를 통해 데카츠요와 몸을 바꾼 듯ㅎ다. 데카츠요는 제 몸을 돌려받고 싶어 하며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빈다. 무서운 외모와 달리 순하고 여린 성격이라 더 애처롭다.


      아노코의 이야기는 더 서늘하다. 아노코는 치이카와와 과자를 나눠 먹으며 친구가 되었던 평범한 먼작귀였다. 그런데 바로 다음 에피소드에서 아무렇지 않게 몬스터가 되어 나타난다. 치이카와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아노코를 기다리고, 아노코가 나눠 주었던 과자를 혼자 사 먹는다. 더 무서운 것은 아노코가 그 삶에 만족한다는 점이다. 힘든 현실보다 강한 몬스터로 사는 것이 낫다고 느끼고, 먼작귀들을 해치는 일을 즐기기까지 한다.

       

      이 세계에서 먼작귀들은 고되게 일하며 잡아먹힐 위험을 안고 살거나, 변이하여 괴물이 되거나 둘 중 하나를 마주해야 하는 듯하다. 언제 누가 어떤 이유로 몸을 빼앗기고 몬스터가 될지 모르는 세계. 귀여운 얼굴 뒤에 이런 어둠이 깔려 있기에, 모몽가의 한 끼와 치이카와의 소소한 행복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스크린샷 2026-10-01 오후 2.08.57.png

       

       

      다만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도 비슷하지 않은가? 어떤 위험과 사고가 도사릴지 모르는 세계에서, 우린 그저 살아간다. 퇴근길에 먼작귀를 보고, 소소하게 친구와 맛있는 것을 나눠먹고, 생일 케이크에 초를 불면서. 먼작귀 친구들의 귀엽고 순수한 모습은 우리에게 힐링을 가져오는 동시에, 그 삶의 험난함은 동질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작은 것들도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 하면서.

       

      먼작귀는 공식 유튜브에서 1기, 넷플릭스에서 2기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어떠셨나요?

      양예지 에디터의 인기글

      많이 읽힌 글 3편
      1. 01 [Opinion] MBTI에 대한 오해와 편견 [문화 전반]
      2. 02 [Review] 역사와 삶, 그리고 종교의 판화. 레이디 제인 그레이 - 위험한 그림들 [도서]
      3. 03 [Opinion] 이 시대의 절망과 희망과 사랑 - 최승자, '이 시대의 사랑' [도서]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