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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Bye, Summer! [사람]

매우 뜨거웠던 어떤 것들을 보내며

by 김수민 에디터
2026.09.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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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 오랜 내 여름아

      뒤돌아보지 마

      어려운 말 없이

      이대로 보내 주자 멀리

       

      - 아이유, <바이, 썸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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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마음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마음에 괄호를 붙인 것은 도저히 그 괄호를 채울 수 있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기 때문이다. 공허보다는 옅고 충만함에는 못 미친다.

       

      나는 지금 여름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와 있다.

       

      계절이 바뀐다는 것은 왜인지 겪어도 겪어도 낯선 기분인 것 같다. 자다가 추운 새벽 탓에 창문을 닫기도 하고, 어딘가 허전한 마음을 느끼기도 하는 중이다. 땀을 조금 흘리면서 벤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도 조만간 어색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물으면 언제나 여름, 이라고 답했다. 뜨거운 햇볕과 끊임없이 생명력을 쏟아내는 초록의 무언가. 그 가운데에 서서 모든 것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몸속에서 화악 올라오는 것들이 생겼다. 여름이 오면 꼭 이걸 해야지, 여름만 오면, 여름이 오기 전에는 꼭... 한 해의 절반이 딱 넘은 시점이었기 때문일까? 꼭 어떤 변화의 기준은 여름이 되었다.

       

      그렇다면 내가 (   )한 마음을 가지게 된 이유에는 변화하지 못했다는 것이 있을까? 사실 나는 굉장히 격동적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터무니없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뀐 것도 있으며 나의 의지대로 따라준 일이 있기도 하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나를 둘러싼 어떤 것들이 이상하게도 움직이고 있는데 왜 나는 (   )한 마음을 가지게 된 걸까.

       

      어쩌면 나는 나의 세계와 조금 동떨어진 사람일 수도 있는 것 같다. 그 예가 바로 여름이다. 계절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재빠르게 가 버린다. 다음 세계를 찾아가듯이. 하지만 나는 또다시 다음 여름을 기다리고 지나간 여름을 회상한다. 나를 둘러싼 것들이 변화하면 나는 어딘가 머무르게 된다. 쉽게 말하면 과거를 과거로 보지 못한다.

       

      어느 SNS에서 김민경 편집자가 "20대는 무엇을 하든 후회한다"와 같은 말을 하는 것을 봤다. 나는 당장 점심에 골랐던 식사 메뉴를 후회할 정도로 후회가 많은 사람이다. 내가 가는 방향에 미리 후회를 던져놓고 나중에 겪을 후회의 크기를 줄인다. 나 같은 사람이 있을까? 미래의 후회가 두려워서 조금씩 과거와 현재를 갉아먹고 있는.

       

      계절이 떠나가는 일은 어떤 것일까. 내가 가만히 서서 짧아졌다 길어졌다 마음대로 모습을 바꾸는 그림자만 바라볼 때 나를 지나쳐 가는 것들을 어떻게 보내줘야 할까. 사실 정확하게 나를 떠나간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상황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있고, 계절일 수도, 시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   )한 마음을 겪지 못하게 된다면 '나'로써의 기능도 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다음 여름이 오면, 그 여름이 오면 또다시 뜨거운 무언가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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