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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시나리오 그만 써, 임마

지금의 내가, 이전의 너에게.

by 김상준 에디터
2026.08.3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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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다고 그랬냐. 나에게 너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 딱 한 마디만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 해주고싶다. 별로 잘난 것도 없으면서 뭐 그렇게 대단한 일 하겠다고 고민하느라 시간만 보냈냐. 결국은 별 것도 아닌 하잘 것 없는 일에 시간 낭비하다 나중에 가서는 후회만 할 거면서. 무모하다 싶어도 도전이라도 해보면 차라리 낫지. 후회는 미련만 남지만 실패는 하나라도 배울 점이 생길텐데. 그 간단한 사실을 왜 빨리 알아차리지를 못해서 여지껏 미련에 잡혀서 사냐.


    요즘 내가 사는 걸 보면 넌 꽤나 부러워 할 것 같다. 그때랑 비교하면 엄청 달라졌거든. 쓸데없는 생각에 시간 잡아 먹히는 건 여전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일단 움직이고 시도는 한다. 안 될 것 같아 보이는 일이라도 내가 직접 해보고 겪어보기 전 까지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되게 거창하게 늘어놓고 있는데 그렇다고 대단한 일을 하는 건 아니야.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으면 일단은 만나보고, 해보고 싶은 일이 생기면 합격 못 할 지라도 일단 지원은 해보고,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나중에 괜히 갔다고 후회하더라도 일단 가보면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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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e Hughes via Unsplash

     

     

    이번에는 인생 처음으로 해외 여행을 갔다왔다. 일본을 다녀왔는데 왜 진즉에 안 갔을까 싶더라. 내 취향에 잘 맞는 문화를 가진 나라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지금까지 나고 자란 사회를 벗어나서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세상에 발을 딛는다는 경험 자체가 나를 좀 깨워줬다. 떠나기 전에 아버지가 필름 카메라를 쓰시던 게 생각나서 혹시 아직 가지고 있냐고 물어봤는데 흔쾌히 주시더라. 자기 물건인데 나한테 주시려나 고민했던 게 우스웠다.

     

    일본에 가서는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게 용기를 줬는지 처음 보는 사람한테 아무렇지 않게 말도 잘 걸고 다니면서 일본인 친구도 만들었다. 거리가 예쁘니 사진도 엄청 찍었는데 결과물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덕분에 필름 카메라만 4개다. 이것들을 챙겨서 카페 사진 같은 걸 찍고 있으니 어느 날은 처음 간 카페 사장님이 흑백 필름을 잘하는 현상소가 있다고 추천 해주셨다. 다음에는 거기에 가보려고 안 쓰던 흑백 필름도 하나 샀다. 어떻게 나올지 꽤나 기대중이다.


    “시나리오 쓰고 있네, x친 새x가.” 너한테 딱 어울리는 말이였다. 인생에서 뭐 하나라도 내가 계획한대로 완벽하게 따라가는 게 있었냐. 전부 제 마음대로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 하지. 평생을 어디서 뭐하고 살았는지도 모르는 사람과 친구가 됐다. 어쩌다 한 번 물어보고 받은 카메라 덕분에 새로운 취미가 생겼고 그게 또 다른 사람과의 인연을 불러왔다. 안 좋은 일들도 분명 있었지만 좋은 일들이 더 많아서 결과적으로는 흑자인 인생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 있었다면 지금 내 삶은 여전히 적자를 면하지 못했겠지. 잃는 건 없더라도 가지고 있는 게 점점 소진되는데 채워주는 것도 없었을테니까.


    인생은 실전이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말이지? 방구석에만 박혀있지 말고 일단 나가. 인생은 집 밖에 있고 우연이 모여서 필연이 되고 그 필연들이 또 다른 인연을 만든다. 그걸 모으고 모아서 네 인생을 만들어 가는거야. 나는 이걸 배우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날려먹었다. 넌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두려운 것도 잘 알고 걱정이 많은 것도 너무 잘 안다. 그게 무의미한 걱정도 두려움도 아니야.

     

    그래도 일단 도전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손해는 감수하자. 남한테 피해 주는 것만 아니라면 일단 해보자. 좀 더 다사다난한 너의 인생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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