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중에, 아니지. 언제나처럼 유튜브 화면을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던 중에 우연히 시간 여행을 다루는 영상을 봤다.
영상에서 말하기를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미래로 가는 것은 가능하단다. 그조차도 셈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먼 나중의 일이겠지만 일단은 가능성이 존재하니 그때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본다.
이 문장을 적는 중에 다시 생각해 보니 이러나저러나 찾아 올 미래이니 너는 볼 수 있겠구나. 그때의 내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다만, 지금 내가 남기는 편지를 읽으며 너의 상황이 그렇게 된 이유를 찾아보기를 바란다. 좋은 결과를 누리고 있다면 나에게 고마워했으면 좋겠고 그 반대라면 나를 원망하더라도 받아들이겠다.

Djim Loic from Unsplash
요즘 나는 열심히 사는 듯하면서도 게으르게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과제와 시험에 치이면서도 나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다. 책도 좀 일고, 이제는 사진에 더해 영상을 만드는 것도 배워가는 중이다.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면서 인간관계의 폭도 넓혔다.
남들은 하루하루는 성실하고 전체는 대충 살아간다는데 왜 나는 반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다. 별거하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하루는 끝나있고 눈 뜨면 다음 날 아침이다. 그마저도 주말이라면 아침이 아니라 대낮이다. 그래도 평일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도 가고 저녁에는 운동도 한다. 열심히 사는 것 같이 게으르게 보낸다는 말보다 더 적절한 문장이 없는 생활 패턴이다.
최근에 콘텐츠 기획 분야로 진로를 정했다. 나는 직접 제작하는 것보다는 만들어 내는 걸 더 잘하는 사람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이템을 던져 주는 쪽에 더 재미를 느낀다는 걸 깨달았다.
좀 더 현실적인 면에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뉴스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AI라는 녀석의 영향도 크다. 직접 사용도 하는 입장에서 이미 기술적 숙련도는 인간의 손을 떠난 것 같다. 미래가 다가올수록 우리는 창의력으로 싸우게 될 것 같다. 미래의 내가 사는 그 세상의 모습이 이 예측과 일치한다면 나는 적어도 지금까지는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는 거겠지.
말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갑자기 세상이 바뀌기 시작하는 과도기의 첫걸음에 머무르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은 잘 안 잡힌다. 뭐라도 해보고, 있는 대로 다 하다 보면 답은 나오겠지.
많은 걸 하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끔은 불안해진다. 나로 인해 달라질 너의 시간이 보람차고 행복한 시간이라면 참 좋을 텐데. 그 시간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마 지금의, 그리고 그 시간 전까지 남아있는 모든 순간의 나에게 달려있겠지. 그런 마음으로 다시 한번 열심히 살아보려고 한다. 내 뜻대로만 흘러가는 세상이 아니라 장담은 할 수 없지만 노력하고 있었다는 것만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럼, 지금의 나는 영원히 마주칠 수 없는 너에게 마지막 인사를 남기면서 편지를 마무리해야겠다.
너의 지금을 위해 나의 지금을 살아보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