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당신] 8월에 쓰는 편지

그립고 그립고 그립지만 반가운 너에게
글 입력 2023.08.25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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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가겠다는 너의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게 열일곱 살 때였나?

 

방과후 수업 시작 전 시간이 남았을 때였던 것 같아. 어떻게 그 주제로 대화가 흘러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른이 되면 독일에 가고야 말겠다고 했던 것만큼은 똑똑히 기억해.


그리고 몇 년이 흘러서 너는 너와의 약속, 그리고 여기저기 발설해 온 것들을 증명하듯 정말로 독일로 떠났지. 비록 짧은 기간이랬지만 말이야. 떠났다는 표현이 조금 그런가?


처음에는 그렇게 너의 일을 하는 네가 멋있게 느껴졌어. 고등학교 3년을 가까이 봐 온 한 사람의 입장에서 네가 그 누구보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 너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 중 하나였으니까.

 

그런데 그렇게 너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진심으로 응원하다가도 때때로는 궂은 마음들이 생겨나기도 했던 것 같아. 질투라고 해야 할까? 너무나도 잘 지내는 네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할 수 있겠지.

 

그게 이따금은 괜히 네가 여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적도 있었고, 나는 그게 아주 오래 미안했어. 갑자기 연락을 끊어버렸던 건 그 이유였어. 좋아하는 친구에게 나쁜 마음을 먹는 내가 너무 싫었거든. 다행히 지금은 그런 나쁜 마음이 전혀 안 들어. 오직 너에게 좋은 일만 생겼으면 하는 바램만 남아 있어.


나날이 달라지고 좋아지는 너를 더 좋아하고, 더 나아지기를 응원하는 마음은 정말 진심이었어,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너보다는 나에 집중하기 위해서 여러 일을 하기도 했어. 어떤 사람이 나한테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관계가 좋은 관계인 것 같다”는 말을 했어. 너는 나를 성장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인 것 같아. 너에게도 내가 그랬을까?


얼마 전 너와 다시 연락을 하고, 서로의 근황을 나누게 된 게 좋았다고 해도 될까. 전처럼 너의 모든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어도 소박하게 나누는 대화나 생각이 즐거운 건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것 같아.


너에게 고마운 게 참 많아. 말로 많이 해서 알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그것보다 더 많이 그래. 언젠가 그걸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내가 더 노력해볼게.

 

머지않은 미래에 웃으면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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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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