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무언가를 기다릴 때, 사람들을 관찰하곤 한다.
여전하게도 적당히 튀지 않는 옷에 고개를 숙이며 자신만의 세상에 빠져든다. 영상을 보기도 영화를 보기도 책을 읽기도 한다.
과연 사람들은 이 지하철과 버스에 몸을 싣고 누구에게 힘이 되러가는걸까?
종종 사람들은 인터넷에서 서로에게 유기질이 된다.
최근 몇 개의 글을 봤다. 지하철에서 쓰러진 자신의 동생에게 힘이 되어 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글이었다. 마침 그 자리에 한의사와 간호사가 있었고 그들의 응급처치 덕분에 동생은 괜찮아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동생이 쓰러지는 걸 받쳐준 세 명의 여학생, 뒤에서 남몰래 지켜보며 걱정했던 구조 대원과 간호사 커플, 주변 사람들의 빠른 신고, 이후에도 치료를 위해 애써준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을 위해 제 할 일을 하다가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어딘가로 발 길을 옮긴다. 다시 시선을 자신의 중심에 둔 채로.
누군가는 6.25 참전용사들의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걸어서 625km의 여정을 떠난다. 한 명은 누군가의 동심을 위해 인형을 만들고, 두 명은 꿈을 위해 퇴사를 하고 경찰 준비를 한다. 내가 종종 관찰하는 거리의 행인 1 행인 2는 어딘가로 같이 몸을 싣고 떠나는 이들에 불과했는데 이들의 내면은 겉과 달리 알록달록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들이다. 그래서 나는 모두에게 자신의 존재가치를 꼭 알려주고 싶다. 살아가는 세상이 참 차갑기도 따뜻하기도 하다.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가야 하기에 여유도 없고, 주변을 볼 여력이 없을 수도 있다.
나 역시도 조급함이 기본이다. 하고 싶은 것보다 해왔던 걸 계속해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꾸 뭔가 되고 싶다는 갈망에 목이 멘다. 뭐가 되고 싶은지도 모른 채.
다만 인생은 결국 덧없기에 언젠가 한번 정말 하고 싶은 게 생겼다면 꼭 한번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도전해 봤으면 좋겠다.
전생과 후생, 천국과 지옥, 혹여 영혼만이 있는 저승이 있다 해도 결국 존재하는 나는 이 지구에서 작은 한숨을 들이마시는 지금의 나 하나다. 우주의 점 하나도 안되는 존재는 두려울 것이 없다. 세상은 너무 크지만, 그마저도 인간의 눈에서지. 인생의 눈으로 봤을 때는 그저 잠깐 인간의 몸을 빌려 정신이 살아가다 떠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뭐가 두려운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누군가에게 큰 희망이 된다.
하고 싶은 걸 하는 사람들의 눈빛과 에너지는 내게도 영향을 줬기 때문에, 사실 이 글은 나에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매일 회사를 다니다가 문득 이렇게 몇 년을 살아가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우울감에 피로해질 때쯤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그래서 이제라도 하고 싶은 것에 시간을 빚어보기로 했다. 아주 오래 천천히 하다 보면 내 흔적이 존재라도 할 테니 이 시간들이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해야겠다.
그리고 자신만의 색을 가진 사람들이 언젠간 꼭 하고 싶은 일은 하고 미련 없이 삶의 종착지로 갈 수 있을 즐거운 인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누군가가 바라는 내일을 살고 있다.
그러니 꼭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살아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