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바다를 보았다.
손끝에서 재현된 나의 소란한 어제를 가만히 들어주었다.
어느 날 바다의 파도가 너의 세상에 닿았다.
얼마나 높이 올랐는지, 별의 터전이 먼저 무너져 내렸다.
우리는 오래도록 하늘만이 길이라 믿어와서 떨어지는 별들을 건지려고만 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흐려지고 나서야 너의 오늘이 보였다.
‘아, 이건 정답이 아니었어.’
일렁이는 파도가 일상이 된 지도 벌써 반년이 지났네. 올해 들어 우릴 모질게 하는 것들을 참 많이도 만났지. 우리의 손을 떠난 일로 계속 부딪혀야만 했고, 결국 넌 처음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 그때 조금 더 네게 상냥하게 굴 걸. 우리는 변하지 않았는데. 그저 상황이 변했을 뿐이었는데.
지독했던 여름이 또 한 번 물러가. 가끔은 이 매서운 파도가 영영 이어질까 봐 까마득 무서워지지만, 결국 언젠가는 잠잠해질 날이 오더라. 구름같이 끼어든 물결이 서로의 지주를 가리었음에도 이 하나만큼은 믿고 있어. 나에게도, 네게도 올여름은 평생 못 잊을 한편이겠지. 먼 훗날 모든 파편이 제자리를 찾을 때쯤에는 오늘을 자양분의 일부로 삼고 있길.
네 그림자가 징검다리가 되어 주어서, 아마도 우리는 서로를 치유하고 있는 듯해. 너는 거침없이 네 우주와 마주했어. 그곳엔 놀랍게도 나의 조각이 있었고, 덕분에 엿들을 수 있었던 어제들이 있었어. 나는 용기 내지 못했던 선택을 네가 대신 해준 덕에 이제 내 그림자도 같이 웃어. 나는 지금도 나의 뒤편과 마주하는 게 어렵지만, 너 덕에 조금은 알게 됐어. 나는 아직도 괜찮지 않다는 것. 한편으론 별의 삶은 끝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거라는 것. 너 참 별 같은 사람이야.
그래서인가, 너와 보내는 하루하루가 다시 새로워. 마치 처음 우리가 이어졌던 것처럼. 아직도 우린 모르는 게 많아.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걸 할 수 있게 되겠지. 너는 어때? 너 또한 여전히 궁금해?
이제는 잘 모르겠어. 바다에 별이 뜬 건지, 우주에 물이 찬 건지. 분명한 건 우리는 밤을 걷고 있고, 이 길이 언제 끝날지 모르게 됐다는 거야. 나도 이제 네 바다를 봐. 이제껏 네가 그래왔던 것처럼. 그때의 나는 혼자였지만, 너마저 그곳에 혼자 두지 않을 거야. 너의 이야기도 무르익고 나면 언젠가 나처럼 세상에 싹틔우게 되겠지.
그 첫 순간을 내가 간직해도 될까? 같이 걸어가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