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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 - 연극 ‘렁스’ [공연]

이산화탄소 1만 톤, 에펠 탑의 무게, 95분간의 생의 기록

by 이진 에디터
2026.06.16 16:25

 

 

결혼도, 임신과 출산도 당연하지 않은 시대가 된 지 오래다.

   

2026년엔 노처녀·노총각이란 단어는 고어(古語 : 오늘날은 쓰지 아니하는 옛날의 말)가 됐으며, 비혼주의자와 딩크족(DINK, Double Income No Kids :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 부부)은 비주류가 아니다. 나이가 차면 사랑 없이도 조건 맞춰 결혼하는 게 맞는지, 무리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게 진정한 행복인지 진지하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미래 아이와 후손을 위해, 지구와 환경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위해.


영국 극작가 던컨 맥밀런이 집필한 연극 <렁스>는 83억 명이 훌쩍 넘은 인구의 지구에서 아이를 낳는 것이 옳은 일인지 화두를 제시하며 전개되는 작품이다. 2011년 미국에서 초연된 후, 15년간 70여 개국에서 공연된 현대적인 연극 <렁스>는 한국에선 세 번째로 관객을 만난다.

 

2020년 초연, 2021년 재연에 이어 2026년 다시 무대에 오른 <렁스>는 서울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8월 2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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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하는 ‘남자’는 지구환경에 대한 박사 논문을 쓰는 ‘여자’에게 아이를 갖자 제안한다. 그 순간부터 그들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논쟁을 시작한다. 환경친화적인 일상을 살기 위해 노력했을지라도, 임신과 출산을 거쳐 한 사람을 세상에 내놓으면 지구는 더욱 포화 상태가 되며 환경은 더욱 빠르게 오염된다. 아이를 낳는 것이 옳은지, 아이를 낳아 좋은 사람으로 키우는 게 옳은 것인지 남자와 여자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며 치열하게 토론한다.


연극 <렁스>는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에서 시작해 사랑과 삶, 죽음까지 확장되는 95분간의 거대한 생의 기록이기도 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사랑과 이별, 임신과 유산, 출산과 육아, 노년과 죽음까지 인생의 모든 순간이 작품에 담겨 있는 것이다.


미니멀리즘한 무대에서 펼쳐지는 수많은 대사의 향연 또한 연극 <렁스>의 묘미다.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으로 무대를 옮긴 이번 시즌은, 특유의 반원형 구조를 적극 활용한 원형 무대를 설계했다. 또한 시간의 축을 감각적으로 시각화한 조명 변화는 관객에게도 두 사람의 세월을 함께 통과하는 듯한 몰입감을 준다. 두 배우의 숨결과 대사만으로 수십 년의 시간을 가로지르는 작품인 만큼, 심플하고 감각적인 무대 또한 텍스트와 두 배우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외적인 미장센을 과감하게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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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 막을 올린 연극 <렁스>는 남자 역에 임주환, 박성훈, 김경남이 캐스팅됐다. 여자 역은 정운선, 전소민, 신윤지가 연기한다.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방송까지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해 온 여섯 배우의 열연은 매 회차 새로운 <렁스>를 탄생시키고 있다. 저마다의 호흡과 감정선, 각자의 개성과 해석을 더한 이들의 무대는 각기 다른 사랑의 풍경을 완성하며 관객에게 다양한 감정을 선사한다.


연극열전 20주년 기념 ‘다시 보고 싶은 작품’으로 선정된 연극 <렁스>는 개막과 동시에 호평받으며 여전한 작품 저력과 동시대를 대표하는 마스터피스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사랑의 시작과 끝, 그 사이를 채우는 수많은 선택과 후회를 담아낸 연극 <렁스>는 21세기 연극의 새로운 클래식이다.


누구나 포화 상태의 지구에서 살며, 환경을 지키려 노력하지만 파괴하고, 누구와 어떤 형태로 살다가 죽을지 치열하게 고뇌하는 것이 생이다.

 

사랑과 인생의 가치를 마주하게 하는 연극 <렁스>는 객석에도 명확한 답이 없는 질문을 하고 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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