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라는 주제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무엇부터 적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막연하게 생각해본 적은 있었지만, 한 번도 자세히 고민해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먼저 네이버 사전에서 ‘버킷리스트’의 뜻을 검색해보았다.
버킷리스트는 영어 'Bucket List'를 외래어로 표기한 것이며,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어놓은 목록'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죽기 전에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에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성장하면서 터무니없다는 생각에 일찌감치 포기한 것들도 많았다. 또한 내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들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타인의 영향을 받아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헷갈리기도 했다. 그래도 모든 것은 직접 시도해봐야 자신을 알 수 있다는 생각에, 우선 떠오르는 것들을 하나씩 적어보았다.
1. 외국에서 생활해보기 - 외국에서 생활해보기는 현재까지 내가 유일하게 이룬 버킷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어릴 적부터 막연하게 외국에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조심성이 많고 겁이 많은 성격이라 실제로는 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즉흥적인 성향이 발휘되면서 외국에서 생활해볼 기회를 얻게 되었다. 현실은 상상과는 많이 달랐지만, 그만큼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2. 할 수 있는 언어 3개 이상 만들기 - 해외에서 생활하거나 여행할 때 가장 부러웠던 사람들은 언어를 잘하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질을 높여주고, 타인과의 의사소통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느꼈다. 그래서 한국어와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3.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운동과 악기 하나씩 배우기 -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면서, 한국에서 자란 내가 가장 크게 부족하다고 느낀 점이 있었다. 바로 진심으로 즐기거나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해온 운동이나 악기가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운동과 악기는 단지 학교 수행평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용도로만 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운동과 악기를 다룰 줄 아는 것은 단순한 특기를 넘어,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그래서 앞으로는 꼭 뛰어나게 잘하지는 못하더라도, 평생 동안 즐기면서 지속할 수 있는 운동과 악기를 하나씩 갖고 싶다.
4. 창작물 하나 완성해보기 - 한때 ‘내가 죽으면 과연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들마저 사라진다면, 나는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처럼 남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를 기억할 수 있는 무언가,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예술품 하나쯤은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림이든 책이든, 나만의 창작물을 하나 완성해보고 싶다.
5. 30개국 이상의 다양한 나라와 도시 여행해보기 - 지금까지 프랑스, 벨기에, 영국, 네덜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헝가리, 오스트리아, 독일 등 총 13개국과 국내외 50개 이상의 도시를 여행했다. 여행을 하면서 더 넓은 사고방식과 이해력을 가질 수 있었고, 독특한 경험과 새로운 아이디어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나라와 도시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내 목표는 30개국 이상의 다양한 나라와 도시를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다.
6. 오로라 직접 보기 - ‘3대가 덕을 쌓아야 오로라를 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제로 오로라를 보는 일은 쉽지 않다. 영국에 살면서 오로라를 볼 기회가 몇 번 있었지만 아쉽게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죽기 전에는 아이슬란드 같은 북유럽 지역에 가서 꼭 오로라를 직접 보고 싶다.
7. 운전면허증 취득하기 - 스무 살이 훌쩍 지났지만, 한국은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어 굳이 운전면허를 따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직접 운전해 가족들과 여행을 다니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다. 그래서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고 싶다.
8. 두려움 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기 - 나의 장점이자 단점은 조심성이 많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겁이 많아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고소공포증 때문에 놀이기구를 타거나 높은 곳에 가는 것을 망설이기도 하고, 새로운 패션이나 헤어스타일로 변신하는 것도 두려워한다. 물론 성격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겠지만,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안전하게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 즐기면서 살아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살려고 하지만, 조금 더 과감하고 다양한 것들에 도전해보고 싶다.
9.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 보내기 - 거창한 버킷리스트를 모두 이루지 못하더라도, 단 하나만 꼭 이룰 수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그 답은 바로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며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예민하고 몸이 약했던 탓인지, 나에게는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중요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매일매일이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