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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우리 곁의 사랑스러운 괴짜들의 이야기 -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전시]

울트라백화점 Vol.2 포스트 서브컬쳐

by 김가영 에디터
2026.04.06 11:28

 

 

들어서는 순간 마음 속 무언가 울컥 끓어올랐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의 작품이 모인 공간. 보이지 않지만 생명력을 지닌 어떤 기운이 가득 찬 기분이었다. 살아있다는 느낌, 혹은 살고 싶다는 욕구.

 

이 전시의 핵심 질문은 "Who made this?"다. 누가 만들었는가.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을, 스펙이 아니라 태도를, '무엇'이 아니라 '왜'를 먼저 묻는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복제되고 소비되는 시대, 이 질문이 유독 날카롭게 들어오는 이유다.


이 전시가 일컫는 '포스트 서브컬쳐'는 비주류 장르나 특정 집단의 문화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유행의 속도에 반응하기보다 오래 좋아해온 것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태도, 기준 밖에서 형성된 감각, 그것을 기꺼이 선택하고 소비해온 시간의 축적. 그것이 여기서 말하는 서브컬쳐다. AI가 결코 복제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아마 이것일 거라고 전시는 이야기한다. 음악, 출판, 영화,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획일화된 기준 바깥에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온 70여 팀의 창작자와 브랜드를 한 공간에 모아놓았다.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다. 좋아하는 것을 삶으로 삼았다는 것. 너무나 진심이라서 어쩌면 괴짜라 불리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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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장르가 아닌 태도로 분류될 때


 

비사이드 레코즈는 주류의 기준 밖에서 자신만의 태도를 지켜온 음악과 아티스트들을 한데 모은 공간이다. 그 앞에서 나는 꽤 오래 서 있었다. 슬로건은 이렇다. "주류의 기준 밖에서, 자신만의 태도를 지켜온 기록."

 

이 공간이 제시하는 건 단순한 음악 아카이브가 아니었다. 장르가 아니라 태도로 음악을 분류한다는 발상. 청춘, 열정, 여대, 내면, 위로 등 다섯 개의 감정적 주파수로 음악을 다시 듣는다. 국카스텐, 너드커넥션, 페퍼톤스 같은 이름들이 '록' '인디' 같은 칸이 아니라 '청춘' '위로' 같은 감각의 언어로 자리 잡고 있었다. 레코드 커버를 열면 앨범 비하인드 스토리와 슬로건 등이 적혀있었다.

 

대중의 판단과 척도와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재했던 것들. 그 고집이 쌓여 마침내 음악이 되었다.

 

 

 

Text Avenue: 좋아한다는 것의 밀도


 

텍스트 에비뉴에서는 그 주제가 한 겹 더 깊어졌다. 비사이드 레코즈가 음악을 통해 태도를 보여줬다면, 여기서는 언어 자체가 그 태도의 형태였다.

 

나는 이 공간에서 좋은 의미의 집착을 보았다. 무언가를 끝까지 파고들 때 남는 흔적, 그 흔적이 지닌 설득력. 좋아한다는 감정이 시간과 만나면 단단한 밀도가 생긴다. 그것이 언어를 통해 드러날 때, 읽는 사람의 내부에선 비슷한 무언가가 진동한다.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해 고유한 궤도를 만들어온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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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이잡지클럽은 "지금 시대에 잡지를 읽는다는 건 촌스러운 일이긴 하죠"라는 문장을 간판처럼 내걸고, 다양한 주제의 잡지들을 모아 소개한다.

2. "아무래도, 모르는 게 많은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유유출판사는 책갈피에 이렇게 썼다. 책을 만들고 파는 일의 즐거움, 읽는 사람은 꾸준히 성장한다는 확신. 그 문장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3. 덕질 장려잡지 '더쿠'는 백수가 연마해야 하는 호신술을 진지하게 연구한다. 지팡이로 상대를 제압하는 B-type 실용 호신술. 웃음이 나오다가도 이토록 진심이라는 것에 사뭇 진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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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이곳을 지나며 마음이 끓어올랐을까.

 

무언가를 좋아하고, 진심인 사람들은 밝게 빛난다. 그들이 만든 것들이 모인 공간이니 이곳 또한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닮고 싶은 모습으로, 보는 사람 안에서 잠들어 있던 비슷한 무언가를 깨우면서. 한편, 전시관을 잇는 통로에 이런 질문이 걸려 있었다. "작고 사소할지라도, 당신의 세계를 움직이는 가장 깊숙한 원형은 무엇인가요?" 수많은 답변 중에 이런 글이 있었다.

 

나를 사랑하는 마음에, 최선을 다하는 마음에 거북목이 되었다. 이 전시에 모인 사람들이 딱 그런 사람들이었다. 무언가를 너무 좋아해서, 너무 진심이어서, 거북목이 된 사람들.

 

그들이 내놓은 결과물이 나의 다음 걸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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