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Review] 탐독탐독질문하기, 발견의 미학 -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전시]

DDP전시,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포스트 서브컬쳐

by 신영주 에디터
2026.03.27 09:00

 

 

울트라-백화점-시즌2-확장판-포스터.jpg


 

동대문 DDP에 백화점이 생겼다.

 

물건을 사고파는 백화점은 아니다. 관점과 참여를 교환하면 구매가 성사된다. 자본과 시스템을 가진 소수만이 브랜드를 운영할 수 있다는 질서가 해제되고 이제는 누구든 연약한 세계를 깨뜨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울트라 백화점은 그런 지금을 조명하며 지금, 브랜드란 무엇인지 묻는다. 그리고 우리가 관계 맺는 세계는 어떤 세계인지 질문한다.

 

 


비주류 탐독탐독


 

tempImage0dBAe4.jpg

출처: 직접 촬영, 울트라백화점 서울, DDP 뮤지엄

 

 

서브컬처란 무엇인가? 울트라 백화점에서는 서브컬처를 오래 좋아해 온 것을 계속해서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말한다.

 

이곳에서 내가 만난 글은 꽤나 이상했다. 능숙하게 거짓말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글쓴이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은 것들을 작성한 것인지 궁금하다. 실은 이 방법들마저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어중간한 말보다 얼토당토않은 말이 더 먹힌다고 제안한다. 진짜인지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어떤 얼토당토않음이 먹히는지 궁금한 것뿐이다.

 

다만 ‘되레 화내거나 운다’는 5번의 비법은 써먹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목적어 없는 물음에 당신이라면?


 

tempImageckAjeR.jpg

 

tempImage17aS63.jpg

 

tempImagee7JKbM.jpg

출처: 직접 촬영, 울트라백화점 서울, DDP 뮤지엄

 

 

비주류의 글글글을 뒤로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보자.

 

작고 사소하지만 나의 세계를 움직이는 원형에 대해 묻는 공간에 들어섰다. 질문이 모두 재밌다. 우리는 어쩌다 거북목이 되었을까? 그러게 언제부터 우리는 거북목을 걱정하게 되었을까.. 급성은 아닌 것으로 보아 서서히 축적된 거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질문을 포함하여, 지류함에 비치된 12가지의 질문 중 마음에 드는 질문지를 골라 내가 생각하는 답을 끄적이면 된다. 벽 한편의 공간에 가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먼저 읽어보았다. 같은 질문임에도 제각기의 진지함 혹은 재치가 담겨 있었다. 그중 몇 가지 인상 깊었던 글을 첨부한다.

 

또 이런 질문도 있었다. "우리는 이해하고 있는가?" 목적어가 없다.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를 유추하는 것까지가 질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그러나 수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사랑도 사람도 그 밖의 부산물들도. 그 때 적지 않은 답변을 이곳에 풀어본다.

 

 

 

귀여움 수집하기


 

tempImageoZ23mw.jpg

출처: 직접 촬영, 울트라백화점 서울, DDP 뮤지엄

 

 

이 빨간 공간에 도달하기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있다. 책갈피 수집이다.

 

이야기가 담긴 공간들로 향하면 만날 수 있다. 나 또한 마음에 드는 몇 가지를 품어왔다. 사단법인 한국괴물관리협회 공간의 책갈피도 담았다. 이 책 읽었다가 저 책 읽었다가 하는 나에게 여러 개의 귀여운 책갈피가 생겼다는 것은 책을 펼쳐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는 것과 같다. 아마도 집에 돌아가면 어떤 책에 어떤 귀여움을 꽃을지 조금은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집요하게 집요하면


 

tempImageHf3s6c.jpg

출처: 직접 촬영, 울트라백화점 서울, DDP 뮤지엄

 

 

집요함이 무엇을 가져다주었는지 궁금했다. 치앙마이 고산족들의 지혜가 담긴 옷 짓기 방식은 버려지는 원단을 최소화함으로써 의류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시대 역행적 방식을 택한 죽음의 바느질 클럽의 작품들은 옛날 삼베옷 같은 슴슴한 매력이 있었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바느질의 땀이 기계의 산물과는 다른 손맛이 있다.

 

여느 옷보다도 이런 슴슴함이 처음에는 눈길이 덜 가더라도 계속 보고 싶고 입고 싶은 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 ***


 

tempImageiPDGOB.jpg

출처: 직접 촬영, 울트라백화점 서울, DDP 뮤지엄

 

 

마지막 공간. 여기서는 전시를 보면서 만났던 서적과 그 외의 다양한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큼직하고 귀여운 가방이 있어 남겨두었다. 초록색 에코백은 챗GPT를 그대로 긁어왔는지, 설명할 때 사용하는 고유의 *** 기호가 살아있었다.

 

사실 화이트 큐브에 붙어 있는 글들이 모두 챗GPT의 향기가 났는데, 그것을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에코백에 적힌 문구를 읽으니 지피티가 내게 용기를 북돋워 주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tempImagefyNCP3.jpg

출처: 직접 촬영, 울트라백화점 서울, DDP 뮤지엄

 

 

이 모든 비범함을 감상하고 나면 출구를 만날 수 있다. 출구에서 만난 또 하나의 엄선된 글.

 

그거슨 사랑 다시오지 않을 시간.

 

아이를 데리고 함께 보러 온 외국인 관광객도 있었고, 혼자서 보러 온 사람들도 많았다. 조용한 몰입과 참여가 옆의 관람객에게도 전이된다. 따로 또 함께 몰입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면 울트라 백화점에 가보기를 추천 드린다.

 

많은 요소 중 몇 가지를 추려 소개한 것이니 상세한 즐거움은 DDP에서 경험하기를.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