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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백화점에서 쇼핑하듯, 취향을 담아 가세요 -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포스트 서브컬쳐’ [전시]

취향을 이끄는 포스트 서브컬쳐

by 최세희 에디터
2026.03.3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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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듯 즐기는 전시?

 

보기만 하는 것에서 벗어나, 체험하고 소장까지 할 수 있는 전시회가 있다. 블로그 리뷰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길게만 느껴지는 3시간도 어느새 훌쩍 지나있다고 했다.

 

DDP에서 열리는 콘텐츠 체험형 전시,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이퍼 알고리즘을 주제로 한 시즌1에 이어 '시즌2: 포스트 서브컬쳐'를 주제로 돌아온 이번 전시는 인기에 힘입어 전시 기간을 5월 10일까지 연장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어떤 점이 사람들을 끌어들였는지, 그 매력이 궁금해 전시회 현장을 찾았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포스터가 그려진 티켓과 수집용 파일을 건네받게 된다.

 

이 파일은 전시 관람 시, 포스트 서브컬쳐를 이해하는 매개체이자 공간에 비치된 무료 굿즈를 선택하고 소장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된다. 파일에는 나의 취향이 켜켜이 쌓여가기 때문에 일종의 '취향 저장소' 역할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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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관통하는 '포스트 서브컬쳐'는 하위문화가 상위문화를 뒷받침하거나 주변에 머무는 개념이 아닌, 도시와 브랜드의 구조 안으로 스며들어가는 단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단계를 보여주기 위해, 각 섹션에서는 포스트 서브컬쳐의 맥락에서 음악, 출판, 영화,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 속한 70여 개의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조명한다. 그리고 그들이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온 방법과 그 시간을 지속해오며 오래도록 공들인 애정이 어떻게 지금의 우리에게 닿았는지를 보여준다.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이야기를 소장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해 관람객을 포스트 서브컬쳐의 과정에 참여하게 한 것도 인상 깊다. 창작은 혼자만의 것이 아닌, 나누었을 때 그 의미가 더 커지기 마련이다. 창작자의 노력 만큼 문화의 흐름을 목격하고 행동하는 대중들의 행위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소장이라는 행위로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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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ER’ 섹션.

 

텍스트힙을 느낄 수 있는 서브컬쳐 스트릿이다. 쇼핑하듯 최대 15장까지 골라 소장할 수 있는 인사이트 페이퍼에는 미술관가서 있어보이는 법, 평양냉면 고수의 조건과 같이 웃음을 유발하는 알쓸신잡 페이퍼부터 번아웃을 이겨내는 음악, 서울권 외 주요 페스티벌 지도 같은 유용한 페이퍼들이 걸려있다.

 

한로로, 브로콜리너마저, 이찬혁, 잔나비 등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아티스트의 앨범과 노래에 대한 설명도 만나볼 수 있다. 그들이 어떤 이야기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는지와 알아감과 동시에, 평소에 좋아하던 아티스트의 음악을 찾고서는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나도, 내 주위의 사람들도 모두 누군가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움직이다 보면, 몇 분 지나지 않아 15장의 인사이트 페이퍼가 손에 들려있다. 그 누구와도 비슷하지 않은 나만의 취향이 완성되는 공간에서 모든 사람이 설렘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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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OR’ 섹션.

 

음악을 중심으로 아티스트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B-SIDE 레코즈에는 아티스트가 엄선한 플레이리스트가 특색 있는 바이닐에 큐레이션 되어있다. 데이브레이크, 국가스텐, 너드커넥션, LUCY 등 우리나라의 음악 씬을 이끄는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해 눈길이 간다. 수많은 LP를 일일이 꺼내 살펴보면서 마음에 드는 음악을 포착하기도 하고, 관심 있는 아티스트가 추천한 음악과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곳에서도 울트라백화점만의 취향 쇼핑, 수집, 소장은 멈추지 않는다. 플레이리스트 페이퍼를 통해 소장하고 싶은 바이닐 5가지를 음악 스티커로 수집할 수 있다. 미니 커스텀 플레이리스트를 조합하는 음악 큐레이터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음악, 아티스트를 잘 알지 못해도 괜찮다. 바이닐 디자인, 음악 제목 등 마음이 가는 요소가 있다면 복불복으로 선택해보고 음악은 나중에 듣는 실험도 가능하다. 예상치 못한 실험에서 가장 좋은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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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연결된 텍스트 에비뉴에는 고유한 독립출판물을 만든 크리에이터들의 거리로 구성된다. 소소사, 안전가옥, 전기가오리, 종이잡지클럽 등 종이와 문장의 힘을 믿는 크리에이터 12팀이 만든 문장과 출판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자유롭게 책을 열람할 수 있으며, 각 출판사마다 개성 있는 북마크를 소장할 수도 있다. 흔치 않은 북마크 디자인과 유용함이 돋보여 소장 욕구가 넘쳐났던 섹션이다. 그 옆에 마련된 페이지 라이브러리에는 12팀의 출판사와 서점이 큐레이션 한 책과 특별전을 만날 수 있는 독서 공간이 있어 차분히 머물다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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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씨어터는 5개의 독립영화를 아카이브하고, 그 영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문답, 영화 관람이 가능한 섹션으로 구성된다. 마음에 드는 독립영화 티켓을 받을 수 있는가 하면, 영화 상영 시간에 맞추어 하루에 모든 영화가 상영되기도 한다. 10분부터 25분까지, 30분 이내로 구성된 독립영화의 하이라이트를 관람하고 그 영화에 대한 문답을 읽는 것만으로도 큰 충전이 된다.

 

나는 방문 당시, '잃어버린 외장하드를 찾는 이상한 모험'이라는 독립영화를 관람했다. 미숙이 친구의 작품이 담긴 외장하드를 잃어버리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다. 집안을 샅샅이 뒤지던 와중에 발견한 의문의 구멍 속에서 그간 잃어버렸던 것들을 만나고, 저장을 생활화하자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짧은 시간에 큰 교훈을 담아내는 독립영화의 힘과 연출력, 귀에 계속 맴도는 노래까지, 씨네필이 아니더라도 이 장소에 깊이 매료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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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얼 부티크는 패션 브랜드를 조명하는 공간으로, 마음에 드는 패션 감정서를 소장할 수 있다. 바늘이야기, 죽음의 바느질클럽 등 패션을 대하는 브랜드의 철학과 옷의 질감, 소재, 형태적인 측면에서 확장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섹션이다.

 

이 공간을 끝으로 리테일의 미래를 제시하는 ‘CUSTOMER’ 섹션에 도달한다. 울트라 스토어에는 전시장에서 둘러본 각종 굿즈들이 자리하고 있다. 소비는 돈을 쓰는 행위를 넘어, 취향을 인증하고 소장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취향을 발견한 이들은 소비를 통해서도 브랜드, 크리에이터의 철학과 포스트 서브컬쳐 문화에 공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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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숏폼과 빠르게 지나치는 유행 속에서 자기 자신과 취향을 찾는 일은 어려워지고 있다. 그런 시대에 울트라백화점 전시는 다채로운 목소리를 모으고 그 속에서 나를 확인할 수 있는 취향의 안내서가 되어준다.

 

Vol. 2의 핵심 질문 “Who made this?(누가 만들었는가)”를 시작으로,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로 귀결되어 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갈 수 있는 전시로 정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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