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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그래서, 그럼에도 글을 씁니다 - 타이핑 1호 [도서]

글쓰기와 함께하는 삶

by 이재원 에디터
2026.03.28 00:04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을 시작한 지 약 한 달이 되어간다. 글을 쓰기 시작하며 생긴 가장 큰 의문은 어떤 사람들이 글을 쓰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내향적인 사람일까,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일까, 아니면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사람일까, 나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글쓰기에 대한 에디터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을 담은 매거진 <타이핑>에서 나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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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타이핑>은 아트인사이트와 엘엠디엘프레스의 협업으로 창간된 글쓰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매거진이다. 오직 글쓰기에 집중한 이 잡지에서 독자는 글에 대한 필진의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다. <타이핑>은 그 이름처럼 글의 성격을 '타이핑'의 과정에 비유하여 목차를 구성했다. 글쓰기의 시작과 초안을 다루는 'Draft', 실수와 실패에 대한 회고를 기록한 'Ctrl+Z', 사회의 문제를 짚어내는 'Cursor' 등, <타이핑>은 목차를 통하여 각 글의 방향성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글쓰기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목차는 'Draft'였다. 많은 문장들이 마치 내가 쓴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공감되었고, 어떤 문장들은 내가 미처 형언하지 못했던 감정들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은 듯했다. 특히나 마음에 와닿은 문장들을 몇 가지 소개해 본다.

 

 

“그러니 어찌 보면 글쓰기는 궁극의 진실함과 숨겨진 비겁함 사이를 줄타기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 내향인의 글쓰기, 정혜린 에디터

 

"처음 적는 것, 최초의 생각, 그러니까 초고가 나의 가장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변하지 않는 어떤 깊은 곳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초고 잘 받아보았습니다, 류나윤 에디터

 

"글이라는 것은 참 신기하다. 흩어지는 마음도 글자가 되면 선명해진다. ...'대나무숲' 같았던 다이어리가 구불거리는 글자로 빼곡해졌을 때 즈음, 나는 더이상 울지 않았다." - 나는 주로 슬플 때 글을 썼다, 최유정 에디터

 

"어쩌면 나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마음이 사랑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 쓰지 않을 이유가 이토록 많았음에도, 백소현 에디터

 

 

낯선 이들의 글에서 스스로를 발견하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완벽히 동일한 경험은 아닐지라도 나는 필자가 어떠한 맥락에서 써내린 문장인지 나의 경험에 비추어 공감할 수 있다. 나 또한 일기에서조차 100% 솔직하지 못하고, 첫 영감으로 쓴 문장을 소중히 여긴다. 일기는 어느 순간부터 슬플 때만 썼으며 부족한 글일지라도 내 글을 사랑한다. 단 몇 줄의 문장만으로 타인과 개인적인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글쓰기의 헤어 나올 수 없는 매력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 맴돌았던 생각이 있다. 나는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이 글들의 주인들에 비하면 참으로 가볍게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기록이 자연스러운 일상인 사람들, 전공까지도 글쓰기였던 사람들, 글을 직업으로 삼고자 하는 사람들을 보면 '글을 쓰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는걸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의문이 생겨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타이핑>을 읽으며 떠오른 나의 부족함에 대한 단상은 <타이핑>을 읽으며 해소된다. 우리 모두가 비슷한 고민을 껴안고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글을 쓰는 내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완벽한 글에 대한 아쉬움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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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그 답을 편집자의 말에서 찾았다. '그냥, 지금,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답을 말이다. 진심으로 잘 쓰고 싶어서 고통스러운 글도, 취미 정도의 마음으로 끄적이는 일기라 할지라도, 무언가를 쓰고 있는 우리는 모두 멋진 글쟁이일 것이다. 글쓰기라는 생산적이고 창조적이며 고통스럽고도 즐거운 행위를 이어나가는 모든 이들이 부디 행복하게 글을 쓸 수 있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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