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칼럼·에세이

 

 

불특정 다수에게 솔직한 자기소개를 하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보통 처음 만난 사람에게 하는 자기소개는 이름과 나이, 소속 정도면 충분하다. 그나마 최근에 한 가장 긴 자기소개는 취업용 자기소개서밖에 없는 것 같다. 사실 회사가 원하는 지원자의 모습에 맞게 스스로를 재조립했으니 자기소개라고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이번 기회에 ‘Project 당신’의 지면을 빌려 자문자답의 인터뷰 형식으로 필자에 대한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필자에 대하여 궁금한 것을 알려 달라고 부탁(강요)했을 때 받은 질문들 중 일부를 선정해 보았다. 가장 가까운 이들도 모르는 부분이라면 분명 답변하기에 흥미로운 질문일 것 같았다.

 

 

 

자문자답 인터뷰


 

1. 스스로가 생각하는 본인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면역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살면서 잔병치레를 한 적이 거의 없고 감기, 독감, 기타 등등 감염병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가끔 크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하면 하루 정도 아프긴 하지만 금세 낫는다. 특히 열감기는 걸려본 지 10년이 넘은 것 같다. 노력해서 얻은 것은 아니지만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성격 면으로는 다소 충동에 기댄 모양새이긴 하지만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잘 망설이지 않는다. 갑자기 바리스타 학원에 등록해서 자격증을 따거나, 제2외국어를 공부해서 시험을 본다던가, 현재 삶에 그다지 쓸모는 없더라도 Feel이 오면 일단 지르는 편이다. 다만 처음 열정에 비하여 뒷심은 부족해서 뒤로 갈수록 왜 시작했는지 후회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이지만 결과적으로 성과가 남으니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베이스 2.jpg

 

 

요즘의 Feel은 베이스 기타인데, 한 락 페스티벌에 다녀온 뒤 새삼스레 베이스가 멋져 보여서 바로 학원에 등록해 배우고 있다. 현악기는 처음 배워봐서 어렵지만 갈수록 실력이 느는게 느껴져 뿌듯한 요즘이다.


 

2. 힘들 때 떠올리는 행복한 기억이 있나요?

 

20260322174628_qhvieoob.jpg

 

 

재작년에 오키나와 다이빙 숍에서 일하는 친구를 만날 겸 엄마와 오키나와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이때 처음으로 산소통을 메고 깊이 잠수하는 스쿠버 다이빙을 해보았다. 바닷속에 잠겨서 물고기와 산호들을 구경하고 온전히 호흡과 물에만 집중하는 경험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이 하루의 다이빙 이후 사는 게 답답할 때마다 계속 그 바다가 떠오른다. 올해는 PADI 오픈워터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해서 더 깊은 바다의 다이빙 코스에도 가보고 싶다.


 

3. 최근 산 물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KakaoTalk_20260322_174147736_01.jpg

 

 

단연 닌텐도 스위치 2와 게임 '포코피아'이다. 야근을 하며 받은 시간외수당으로 샀으니 땀과 눈물이 서린 물건이라고 볼 수 있겠다. '포코피아'가 발매된 당일 자정부터 시작해서 일주일도 안되어 엔딩을 보았다.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게임이었고 포켓몬과 동물의 숲의 팬으로서 아주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재난으로 인간이 모두 떠난 세상을 포켓몬들이 재건한다는 설정, 넓은 맵과 꾸밈 요소, 그리고 각 포켓몬의 개성이 살아있는 대사 등 매력적인 요소가 넘치는 게임이었다.

 

 

4. 아무런 현실의 제약이 없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요?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되고 싶다. 야생 동물 다큐멘터리나 역사 유적 다큐멘터리면 좋겠다. 동물이라면 특히 바다 생물이나 극지방에 사는 동물들을 찍고 연구해 보고 싶다. 쉽게 만날 수 없는 동물들의 서식지에 찾아가서 야생 그대로의 동물들과 조우하는 일은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이다. 물론 육식동물이면 무섭겠지만 말이다.

 

역사 다큐멘터리라면 고대 유적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 박물관에 다니다 보면 수천 년 전이든 지금이든 사람 사는 것 다 똑같다는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직접 유적과 유물을 보면서 과거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보는 일은 정말 흥미로울 것 같다.

 

 

5. 장르 불문 가장 좋아하는 인물/작품은 무엇인가요?


KakaoTalk_20260322_174236923.jpg

 

 

가장 애정을 쏟은 대상은 밴드 ‘데이식스’이다. 2017년에 처음 알게 된 뒤로 10년째 좋아하고 있다. 한창 인생이 데이식스였던 시절에는 방송국 공개 방송에도 출석하고 일본에서 하는 콘서트까지 다녀왔더랬다. 데이식스를 좋아해서 드럼을 배우고, 대학교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하며 아끼는 사람들을 만났으니 그들은 나의 20대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일 것이다.

 

무언가의 열성적인 팬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삶에 큰 흔적을 남긴다. 그러나 좋아하는 마음은 노력해서 만들어낼 수 없으니 이런 기회는 아무 때나 찾아오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러니 깊게 좋아하는 것을 또다시 만나게 된다면 이를 행운으로 여기고 있는 힘껏 마음을 쏟고 싶다. 이렇게 살아가는 한 나이를 먹더라도 마음은 늘 청춘이지 않을까?

 

 

6. 언제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나요?

 

어른과 성인은 분명히 느낌이 다르다. ‘성인’은 만 19세가 지나면 자동으로 부여되는 지위라면 ‘어른’은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는 다 자란 존재라는 느낌이다. 그러나 내가 스스로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 것은 그리 긍정적인 면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 취업을 했을 때도, 내가 쓰는 돈을 전부 스스로 벌어 쓸 때도, 슬슬 몸이 삐걱거릴 때도 어른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자식이 생긴다면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삶에 새로움이 없어질 때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것은 점점 사라진다. 여행지, 음식, 영화, 책, 그 외 많은 것들이 이미 봤던 것이 된다. 어렸을 때 경험하는 것은 늘 새롭고 흥미롭지만 어른이 되면 외국 휴양지의 바다를 보더라도 ‘아 제주도랑 비슷하네’ 정도의 감상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내가 접하지 못 한 수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새로운 것을 찾을 기대감도, 체력도 떨어져가는 것이 어른의 슬픈 점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여행을 가든 어떤 문화 예술 컨텐츠를 향유하든, 즐길 수 있을 때 즐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놀고 싶다는 마음보다 그저 일하기 싫다는 무기력한 마음이 더 강해진다는 것을 느낄 때, 그럴 때일수록 나는 적극적으로 놀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당연히 돈이 없고 회사에 휴가를 못 내는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겠지만 스스로의 다채로운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마치며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점점 적어지는 세상이다.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점점 오지랖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수도, 혹은 각자의 인생을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일지도 모르고, 남은커녕 스스로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만약 누군가가 필자에 대한 진심 어린 소개를 끝까지 읽어주었다면, 당신이 내어준 시간과 마음에 감사를 전한다. 덕분에 우리는 이 글을 통해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마지막으로 처음 만난 당신에게 이 평범한 인사를 건네고 싶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재원.jpg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