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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2월 잼컨 결산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부터 '하리보 사운드큐브'까지 [문화전반]

2월 빛낸 6개의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by 하상은 에디터
2026.03.04 13:28

 

 

‘잼컨’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재미있는 컨텐츠”의 줄임말인 이 말은 나의 친구들과 만나면 꼭 한번씩 화두에 오르는 주제다.

 

“이번에 잼컨 좀 없어?” “잼컨 있는 사람부터 썰 풀기 시작해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 말은 본래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유래된 말이다. 그렇지만 나와 내 주변 같은 경우에는 실제 생활에서도 무언가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기면 잼컨이라는 이름을 붙여 하나의 썰 보따리로 포장한다.

 

학생이 갖는 특권인 2월 겨울방학 시기를 맞아 느지막한 오후만 되면 컨텐츠 발굴에 나섰다. 영화, 드라마, 예능, 책 등등... 어떠한 형식을 빌리든 간에 잼컨이라는 단어에 적정선 부합하기만 하면 된다.

 

슬쩍 한기가 감도는 늦겨울, 따뜻한 블랙커피를 입안에서 굴리듯 쌉싸름한 2월의 잼컨 보따리를 가져왔다.

 

 

 

1. 영화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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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전설적인 컨시어지 구스타프 H.와 그가 가장 신뢰하는 친구이자 로비 보이인 제로 무스타파의 모험이 펼쳐진다. 값진 그림의 절도 사건, 어마어마한 유산을 둔 재산 싸움 그리고 오토바이, 기차, 썰매, 스키로 펼쳐지는 긴박한 추격전까지 여러 대륙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펼쳐지는 파란만장한 이야기.

 

- 왓챠피디아 평균 별점: 4.0 (54.5만명)

 

- MY 평점: ★★★★

 

- MY 코멘트: "맨들스 케이크 먹고 혈당 스파이크 와서 잤더니 1시간 40분짜리 꿈을 꿨어. 근데 이제 웨스 앤더슨의 파괴적인 미감을 곁들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라는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약 8년 전의 일이다.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법한 웨스 앤더슨, 그리고 그의 마스터피스인 이 영화를 8년 간 미루다가 지난 주말 드디어 봤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구조적으로 짜임새 있는 연출, 강박적으로 미를 추구하는 미장센, 흡입력 있는 전개... 등등을 고려해 봤을 때 말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좋았던 것은 영화의 주제 의식이다. 이미 명문으로 유명해진 이동진 평론가 님의 코멘트를 빌려 말하자면 영화는 지나온 적 없는 어제의 세계들에 대한 근원적 노스탤지어를 조명한다.

 

즉, 누구든 꿈꿀 수 있으나 허상이라는 관념 앞에 이내 아득히 멀어져 버리고야 마는, 존재미상의 환상세계. 그리고 그 세계 속 여러 인간군상의 이야기. 영화가 동화적 연출을 채택한 것도 이러한 주제의식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명작은 무거워야 한다는 편견을 깨버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의 입문작으로 추천한다.

 

 


2. 드라마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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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브로크 걸즈 시즌 1 / 2 Broke Girls>(2016)

 


성공을 꿈꾸는 여성으로 가득한 뉴욕에서 흙수저 맥스와 몰락한 금수저 캐럴라인은 당장의 월세가 급하다. 우연찮게 식당 동료가 된 둘은 컵케이크 가게 창업 자금 25만 달러를 모으기 위해 애쓴다. 돈은 없지만 흥이 넘치는 두 종업원의 유쾌하고 발칙한 이야기.

 

왓챠피디아 평균 별점: 4.0 (9,397명)

 

- MY 평점: ★★★

 

- 명대사: "최저시급이 왜 최저시급인 줄 알아? 일도 최저만큼 하라는 거야."

 

 

2011년에 시작해 시즌6까지 달려온 <투 브로크 걸즈>는 재치있고 핫한 대사와 다른 듯 닮은 두 주인공이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아직 시즌1 중반까지 밖에 보지 않아 두 주인공이 컵케이크 사업을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업의 성공여부를 알게 될 때까지 계속 보고 싶은 작품이다.

 

특히 화끈한 성격으로 내일이 없는 듯 살지만 실은 유치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츤데레 캐릭터 '맥스'와 어퍼이스트 사이드에서 브루클린으로 좌천된 백치미 공주 캐릭터 '캐럴라인'의 캐미, 그리고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보여주는 사업 자금 금액씬이 관전 포인트.


   

 

3. 예능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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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디저트>(2023)

 


달콤살벌한 디저트 전쟁이 시작된다! 브랜드 론칭 지원금을 두고 9박 10일 동안 펼쳐지는 디저트 셰프 10인의 국내 최초 디저트 서바이벌 리얼리티 <더 디저트>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협력과 경쟁하는 이야기

 

- 왓챠피디아 평균 별점: 3.7 (1,006명)

 

- MY 평점: ★★★

 

- MY 코멘트: "현실판 꿈빛파티시엘, 약간 다른 점은 가온이가 여자라는 거?"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의 인기로 제과제빵 분야의 셰프들을 테마로 한 <천하제빵>이라는 프로가 방영 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티빙'의 2023년 상영작 <더 디저트>가 전문성과 재미 측면에서 한수 위라고 생각한다.

 

물론 넷플릭스라는 거대 자본이 투입된 흑백요리사와 같은 스케일을 기대한다면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더 디저트> 또한 파리의 제과 명문학교인 '르 꼬르동 블루', '르노뜨르' 등에서 공부한 출연진들이 다수 출연하는 등 디저트 분야의 실수(實數)들의 경쟁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재미있었던 <3:3:3 팀전> 에피소드 3,4화를 추천한다. 

 

 

 

4. 책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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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천국>(2020)

 

 

유지혜

끊기지 않는 대화, 나와 다른 말투, 무화과 향, 오래된 친구, 잠, 본 영화 계속 보기, 혼자 카페 가기, 기대하지 않았던 일들, 양 팔목에 시계 차기, 흰 옷, 운동화, 짧게 자른 손톱, 갑작스럽게 생긴 약속, 가급적 우산 쓰지 않기, 4월, 밀크티, 카페에서 각자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밤 산책, 홍대와 서촌, 짐을 가득 넣은 백팩, 조용한 흥분을 좋아하는 사람

 

- 왓챠피디아 평균 별점: 3.9 (1,024명)

 

- MY 평점 ★★★★

 

 

왜 줄거리를 쓰지 않고 저자 소개를 썼는지 의아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떤 작품은 작품 자체의 서사 보다도 문체가 주는 결을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이 책이 그렇기 때문이다.

 

<쉬운천국>은 유지혜 작가가 뉴욕, 런던 ,파리, 베를린, 비엔나를 여행하며 쓴 여행 에세이다. 때문에 이 책은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저자의 문체에서 오는 투박하고 세련된 감각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본문보다 더 본문 같은 저자 소개를 먼저 찬찬히 읽어보고, 입맛에 맞는다면 책 전체를 직접 읽는 것을 추천한다.

 

 

 

5. 노래 부문


 

 

 

KiiiKiii- 404 New Era (2026)

 

 

404 (New Era)

 

발매일: 2026년 01월 26일

장르: 댄스

특징: 몽환적인 신스 사운드와 키키 특유의 나른하면서도 세련된 보컬이 돋보이는 곡.

 

 

"404 Not Found"는 본래 웹페이지를 찾을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오류 코드다. 하지만 키키(KiiiKiii)는 이 코드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좌표 밖 지점에 존재함으로써 얻는 자유와 그룹만의 독창적인 정체성으로 재해석했다. 특유의 'Y2K 감성'과 '젠지(Gen-Z)미'로 데뷔곡인 < I DO ME > 부터 줄곧 좋은 감각을 보여준 키키가 이번 컴백으로 음원차트에서까지 커리어 하이를 찍으며 하우스 케이팝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게 되었다. 앞으로도 키키가 좌표 밖 지점에 존재함으로써 보여줄 무한한 가능성과 케이팝 팬들 사이에서 이른바 '롯데리아 벽지 언니미'로 불리는 키키만의 감성이 기대된다.

 

 

 

6. 아이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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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HARIBO

 

 

<하리보 사운드큐브>

 

과장을 조금 보태서 만약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지구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게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말없이 편의점으로 달려가 이 2,000원짜리 젤리 봉지를 뜯어 그들의 입에 넣어줄 것이다. 젤리와 마시멜로가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건축물처럼 배치되어 있어 씹는 순간 마시멜로의 푹신함이 어금니를 감싸 안고, 곧이어 젤리의 쫄깃함이 습격해오며, 더불어 사우어 젤리 특유의 신맛이 잘 조합된 이것을 나는 하리보의 역작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과장이 좀 지나치긴 했지만, 그만큼 맛있다는 뜻이다.

 

 

 

글을 마치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부터 하리보 사운드큐브까지.

 

좋은 컨텐츠는 삶의 해상도를 높여준다.

 

이번 달, 당신 삶의 해상도를 높여줄 '잼컨' 하나쯤 마음 속에 품어보는 건 어떨까. 그 사소한 발견이 당신의 세계를 훨씬 더 근사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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