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기획자로 일하고 있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획을 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때가 있다. 당장 내일의 스케줄을 짜는 일도 기획이 필요하니까. 아침부터 저녁까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하는 것도 엄연한 기획이다.
하지만 알고 있다. 우리가 기획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쓰는 순간은 따로 있다는 것을. 보통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순간에 이 단어를 찾곤 한다. 창작이라는 단어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
기획의 사전적 정의 또한 '어떤 일을 꾸미어 계획함'으로, 미래 지향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에 발을 딛고 살아가지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에게 기획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인지 모른다.
기획자의 마인드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좋은 기획을 할 수 있을까?
오늘은 기획력이 절실히 필요한 우리에게 친절한 가이드를 해줄 수 있는 책을 소개한다. 책 <사람을 기획하는 일>은 따스함 속의 통찰력으로, 기획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는 저자의 한 마디가 인상 깊은 책이다.
책 <사람을 기획하는 일>은 KBS 예능 PD로 일하고 있는 편은지 PD의 저서이다. 현재는 KBS의 간판 프로그램이 된 <살림남>의 메인 연출가로서, 화려하진 않아도 진심이 담긴 주변 이야기를 담는 일에 무척이나 진심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 혹은 개개인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포착하는 예민한 감각과 사람의 진짜 매력을 관찰하고 서사를 설계하는 기획력을 더해 많은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 노하우를 한 권에 담았다. 그 결과물이 책 <사람을 기획하는 일>로 출간되었다.
사람은 결국 사람들과 사랑에 빠진다. 반박하고 싶지만, 반박할 수 없는 문구가 아닐까?
사람은 우리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주는 존재이면서도 우리에게 가장 큰 위로를 주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사랑을 주고받는 존재도 사람일 수밖에 없다.
책 <사람을 기획하는 일>의 핵심 역시 사람이었다. 저자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된 기획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관찰하고 오래 들여다보고, 궁금해하는 마음으로부터 시작된 기획에 진정성이 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또 다른 사람을 타겟으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PD라는 본업 속에서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에피소드를 다정하게 풀어낸다. 물론 그 안에 자신의 인사이트를 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떤 현상을 보고, 그 현상의 결과를 저자의 눈으로 해석해 주는 것이다.
저자의 여러 인사이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기획자는 자기 말로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문장 자체가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다. 다수의 작가 및 시인들이 미디어에서 했던 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만의 고유한 사례가 더해지자 이 문장이 훨씬 인상적으로 각인되었다. 이 문장을 소개하는 장에서 저자는 코미디언 이용진을 예시로 들었다.
함께 일하는 작가들을 단숨에 사로잡는 마성을 가진 남자, 코미디언들이 가장 결혼하고 싶은 동료 1위인 그의 넘치는 매력을, 저자는 그가 쓰는 단어와 문장에서 발견했다. 연애 프로그램 MC로 활약 중인 그가 출연진들에게 과몰입하며 다음과 같은 뉘앙스의 말을 했다고 한다.
'저들이 거짓이면 난 앞으로 누구도 믿지 못할 것 같아'
'대박', '쩐다', '말도 안 돼!'라는 단순하고 간단한 감탄사가 아닌, 적절한 비유를 들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이용진을, 저자는 자신의 언어로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 설명한다. 그런 그의 진정성 담긴 표현들이 그라는 인물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에게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그 진정성은 그 무엇보다 강력한 매력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기획, 사랑받는 기획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언어로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를 위해 단어를 모으고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말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나에게 꽤 큰 여운을 주었다.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고 있지만 어느 이상의 성장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던 차였다. 앞으로도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은데, 블로그를 키워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 중이었다. 그런데 나부터 과연 진정성이 담긴 글을 쓰고 있었는가, 그것부터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포스팅에 내 언어의 지분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
짧게 생각을 해봐도, 그리 큰 비중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읽는 사람들도 느꼈을 것이다. 나의 글에는 공간감이 많다는 것을.
책 <사람을 기획하는 일>을 읽으며, 기획에 있어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는 핵심 요소를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콘텐츠를 창작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이트가 풍부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자가 아닐지라도,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늘 크고 작은 기획을 하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묵직한 감상을 주었다. 이 책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책 <사람을 기획하는 일>을 읽으며 혼란했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