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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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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붉은색 배경에 마치 팝아트 작품 같은 포스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포스터 속에서 중심에 있는 인물 옆에 있는 두 인물은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데, 왠지 이 두 인물이 애니메이션 '패트와 매트' 속 두 형제가 우당탕탕 일으키는 소동을 벌일 것만 같은 상상이 든다.

 

뮤지컬 <슈가>는 세기의 코미디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를 기반으로 뮤지컬화되어 한국에 처음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20세기 중반, 금주법이 시행되던 시카고의 한 악단에서 악기를 연주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해가는 두 남자 연주자가 있다. 그런데 그들은 여느 날처럼 일거리를 찾아다니다가 그만 시카고 갱단의 범죄 현장을 목격한 것도 모자라 갱단에게 모습이 발각되고야 만다.

 

기지를 발휘하여 당장은 도망쳐 나왔지만 갱단은 시카고를 꽉 쥐고 있는 조직이었으므로 머지않아 발각될 거라 판단한 두 남자는 마이애미에서 여성 연주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발견하곤, 여장을 한 채 마이애미행 기차에 올라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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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슈가>는 원작 영화의 상징적인 장면들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그런데, 원작 영화는 이동성이 강한 영화다. 바꿔 말하면, 이 영화는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시카고에서 마이애미로 이동하는 걸 넘어서 그 도시 안에서도 수없이 이동하고 움직여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뮤지컬 <슈가> 역시 원작 영화의 이동성을 뮤지컬 속에 잘 담아내는 것이 연출의 한 과제가 될 것이다.

 

영화는 장면의 전환이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나 모든 것이 현장에서 라이브로 진행되는 뮤지컬 특성상 이동하는 장면 자체를 개연성 있게 표현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때 뮤지컬 <슈가>는 기차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한정된 공간 안에서 무대 장치의 속도감 있는 전환과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마이애미행 기차에 급작스레 올라탄 남자 형제들의 이름은 조와 제리였다. 하지만 그들은 기차에 탑승한 순간부터 이제 조세핀과 다프네가 된다(그리고 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이때, 영화에서 그리고 뮤지컬에서 '기차'라는 공간은 매우 중요한 곳이다. 왜냐하면 슈가 케인이라는 여성을 형제가 처음 만나고 그녀와 비밀스러운 교류를 하게 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녀를 만난 이후로 그들은 삶의 목적까지 바꾸기 이른다. 즉, 갱단으로부터의 도피에서 그녀의 사랑을 쟁취하는 것으로 말이다. 그렇게 그녀 자체가 모든 행동의 목적이 된 것이다. 그런데 마이애미에 도착했을 때, 조세핀은 의도치 않게 노년의 남성 오스굿 필딩과 엮이게 되면서 그 목적의 달성이 어려워지게 되지만, 다프네는 그녀가 좋아하는 남성의 특징을 기차 안에서 슈가와 여성으로서 이야기하는 동안 모두 알아낸 뒤 그 모습을 흉내 내어 그녀를 유혹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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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내를 낸 모습이긴 해도 달콤한 말로 슈가를 유혹해낸 조의 행복, 그리고 오스굿 필딩과 아슬아슬한 연애를 이어 나가는 제리의 행복은 그러나 오래 가지 못한다. 갱단이 첩보를 듣고 그(그녀)들이 머무르는 장소에 기어이 오고야 말았기 때문이다. 이때, 뮤지컬 속에서 갱단은 리듬감 있는 탭탠스를 추면서 그(그녀)들을 쫓는다는 점이 눈여겨 볼만한 연출의 흥미로운 또 다른 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갱단으로부터 계속 쫓기는 그(그녀)들의 행방고 슈가와의 관계, 그리고 오스굿 필딩과의 연인 사이는 과연 어떻게 결론 지어질 것인지, 그리고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가 뮤지컬의 언어로 어떻게 각색되었는지에 대해선, 오는 2월 22일까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슈가>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다.

 

캐스팅과 관련해서는,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 역시 눈에 띄는 지점이다.

 

악단의 여성 보컬인 슈가 케인 역할에는 솔라, 양서운, 유연정이 맡아, 사랑을 갈구하는 연약하면서도 동시에 사랑을 쟁취해내는 강인한 모습을 연기한다. 생계를 위해 여장까지 감행하게 된 조 역할에는 엄기준, 이홍기, 남우현, 정택운이 캐스팅되었으며, 제리 역에는 김법래, 김형묵, 송원근이 각각 캐스팅되어 두 형제의 환상적인 호흡과 코믹스러운 웃음을 극 속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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