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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서점에 가면 정말 다양한 신간 도서가 매대에 진열되어 있다. 그것이 궁금해져 책을 구경해보면 처음 들어본 이름의 작가들이 대부분이고 종류도 에세이, 기술, 경제 등으로 다양하다. 물론 과거에도 출간되는 책의 다양성은 존재하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개인의 개인을 위한 도서가 많아짐을 체감한다. 혹자는 개나 소나 작가 한다며 비판할 수 있는 문제이며, 필자 또한 일부는 동의하는 생각이지만 그 책이 문학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어야만 작가를 할 수 있다면 그건 작업에 대해 일종의 제한을 걸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비록 감명 깊은 책, 뛰어난 작가는 아니지만 세상에는 수많은 스토리텔러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들에 의하고 그들을 위한 책들도 다양하게 탄생한다고 믿는다.


필자도 언젠가는 뛰어난 작가가 되고 싶다고 꿈을 꾸고 있다. 집필할 작품이 시가 될 수도, 소설이 될 수도 있다. 아니면 문학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나만의 책을 내고 싶고 그 책이 타인에게 읽혀지고 싶다는 소망에 의하여 여전히 그 꿈을 마음에 지니고 있다. 이건 비단 필자만이 가지는 꿈이 아닐 것이다. 아주 오래 전, 문명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인류는 무언가를 기록하고 후대에 남기고 싶어했으며 그것이 현대에 이르러 유산으로 불리게 되었으니 내가 가진 생각을 표현하고 남기는 행위, 그건 일종의 본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본능을 모든 사람이 아름답게 발현시키는 것은 아니다. 말하고 기록하고자 하는 내용이 모호할 수도, 또는 내용은 있으나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작가도,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도,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해야 하는 업무를 가진 사람도 모두 글쓰기란 언제나 고민을 하게 만드는 어려운 행위이다. 따라서 이 고민을 위한 조언서를 오늘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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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의 저자 임승수는 위의 고민을 정확하게 짚는다. 왜냐하면 그부터 이공계 출신으로 글을 쓰는 행위에 낯설었기 때문이다. 이 작가의 삶이 궁금해 찾아보니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까지 취득한 반도체 연구원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단순 기술 연구보다도 사회 구조와 불평등, 노동 등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이게 되면서 위 내용에 대한 문제 제기를 글로써 전하고 싶다는 마음과, 돈을 사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팔아야 하는 삶에 순환에 회의감을 느껴 전업 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그는 자본론을 읽고 앞서 말한 관심이 발생해 <오십에 읽는 자본론>,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등 사회 및 노동에 대한 책을 발간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와인과 페어링> 등 보다 다양한 주제에 대한 관심을 토대로 글을 쓰고 있다. 당연히, 그런 그도, 예상 독자를 상정하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전하고자 하는 주제를 풀어냄이 처음부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작가가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며 같은 학원에서 국어를 가르쳤던 문학 교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머릿속에 생각은 많은데 막상 글을 쓰면 분량이 너무 적어요. 아이디어가 넘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솟아오르는데도, 왜 글은 다섯 줄을 못 넘을까요?" 그러자 문학 교사는 단호하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승수 씨, 머릿속에 쓸거리가 많은데 글이 안 나오는 게 아닙니다. 승수 씨가 글로 쓸 수 있는 딱 그만큼만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겁니다."


그는 그럼 어떻게 책을 여러 권이나 낸 작가가 될 수 있었을까? 필자는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에서 개인적으로 느낀 바로는, 그는 연습벌레였다는 것이다. 그는 생활 속에서 꾸준히 글을 썼다. 비록 글을 쓰는 소재가 엄청난 것이 아닐 지언정 그가 쓰고자 하는 것, 예를 들면 그가 가진 사회에 대한 문제 의식 등을 계속 해서 썼다는 것이다. 당연히 처음부터 글이 잘 써지지 않으므로 수도 없이 고쳐썼다. 또한 독자 입장에서 이해가 가는 글을 만들기 위해서 수없이 본인이 쓴 글을 다시 읽었다. 그렇게 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그는 글을 쓰는 '훈련'을 한 것이랴. 또한 앞서 말했지만, 그는 본인이 쓰고자 하는 것이 있었다. 이것을 찾는 건 어렵지 않다. 화가 나고, 사람들과 공유하며 의견을 나누고 싶고, 지속적으로 머리에 떠오르는 바로 그 생각들, 그것이 책이 됨에 있어 나의 '무엇'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나의' 라는 관용어구다. 내가 가진 바로 그 생각이 남과 다른 차별점을 만들어서 책을 이루는 하나의 주제가 되는 것이다.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를 읽으며 필자의 글쓰기 습관을 되돌아보았다. 떠오르는 주제, 순간의 영감이 자아내는 단문, 지속적으로 가지는 생각은 뚜렷하게 존재한다. 다만 긴 호흡의 장문과 그것을 촘촘히 이루는 구조가 필자에게는 부족한 점이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그 장문을 쓰는 연습을 많이 했는가 떠올려보면 그건 스스로가 만족할 만큼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당연히 미숙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어지기 어려운 것이었다. 왜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 라는 생각을 가진 것일까? 수없는 연습을 단문에만 할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표인 장문에도 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단문조차 자만한 마음을 없애고 꼼꼼히 검수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가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없이 자신을 낮춰 연습하는 행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수많은 작가들이 그러하였듯 말이다.


<나의 무엇이 책이 되는가>는 그러나, 실제로 책을 만들 때 결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답서는 아니다. 결국 책을 만들어 내기 위한 소재를 떠올리고 글을 쓰는 것은 개개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시작조차 떼지 못하고, 시작했음에도 불만족스러운 글이 나온다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점에서 무엇을 보완해야할지 어렴풋이 확인할 수 있다. 비단 책을 쓰는 행위가 아니더라도, 글을 쓰는 행위를 하는 모든 이에게 입문서이자 조언서가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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