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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팔레트 위에서 - Color in Music Festival 2025

저마다의 색이 어우러지는 순간, 컬러 인 뮤직 페스티벌

by 오정원 에디터
2025.11.10 05:49

 

 

발 닿는 그곳으로. 어떠한 구속도, 의무감도 없이 자유롭게 향하는 것. 한 줄기의 바람, 햇빛, 혹은 빗방울까지 모두 무대가 되는 순간. 내가 페스티벌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까닭이 바로 그러하다.


재작년 12월 30일, 일 년의 끝자락에서 처음으로 페스티벌을 갔다. 겨울이라는 기후적 특성을 반영해 해당 페스티벌은 실내에서 진행했지만, 그럼에도 그날의 포근함을 잊지 못해 아직도 페스티벌을 사랑하는 중이다.


그로부터 매년 한 번쯤은 페스티벌에 가려고 한다. 콘서트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그 감각을 다시금 만나기 위하여. 그리하여 올해는 인천으로 떠났다.


올 11월 1~2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컬러 인 뮤직 페스티벌(Color In Music Festival)’이 개최되었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해당 페스티벌은 ‘컬러(Color)’를 테마로 한다. 페스티벌 공간 곳곳에는 그러한 테마의 흔적이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령 입구에 마련해 둔 포토존이나 공연이 이루어지는 본무대가 바로 그것이다. 다채로운 색상이 배치 공간은 본 행사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여실히 드러낸다.

 

 

라인업.png

 

 

어째서 컬러를 핵심 주제로 택했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색상이란 실로 다양하다. 그렇기에 어느 하나로 범주화할 수 없다. 아마도 컬러 인 뮤직 페스티벌은 이러한 ‘색상’의 특징을 빌렸으리라.

 

전통적으로 해마다 진행되는 기존 페스티벌은 대게 암묵적인 틀 안에서 유사한 음악을 취급하는 아티스트들을 섭외했다. 하지만 컬러 인 뮤직 페스티벌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다. 힙합과 , 발라드, 케이팝 등 본 공연에서만큼은 다양한 장르가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다.

 

그러니 해당 페스티벌은 ‘팔레트’와도 같은 존재로 거듭난다. 그리고 그 팔레트 위에 바로 관객이, 우리가 자리했다.

 

 

페퍼톤스.png

 

 

입장 후 가장 먼저 본 이들은 국내 밴드 ‘페퍼톤스’였다. 페퍼톤스의 음악에는 청춘이 스며 있다. 그들이 노래하는 청춘은 때로는 절망이며, 동시에 희망이다. 오로지 그들만이 전할 수 있는 그런 낭만이 있다고 늘 생각해 왔다.


유독 햇살이 따스했던 날이었다. 내리쬐는 빛은 마치 그들을 환영하는 듯했으며, 페퍼톤스의 곡은 오늘을 환대하고자 존재하는 것만 같다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페퍼톤스의 곡 중에는 ‘21세기의 어떤 날’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는 그날 페퍼톤스 무대의 마지막 곡이기도 했다.

 

 

오늘 지금 바로 여기

이 멋진 우주 한복판에서

너를 만나 정말 기뻤다

눈을 감고 소리치며

21세기 함께 느꼈던

우리 기억되길

 

 

서로의 이름조차 모르는 관객이지만 이곳에서만큼은 맞닿는다. 같은 무대를 보고, 몸을 흔들며, 함성을 지르며. 오늘 지금 바로 여기에서. 이 멋진 우주 한복판에서. 그렇게 뒤섞이고, 하나가 되어 즐긴다. 공연이 지니는 힘, 그 힘을 페퍼톤스의 가사를 통해 다시금 상기시켰다.

 

 

크러쉬.png

 

 

후에 이어진 송소희의 무대, 넓게 펼쳐진 잔디 위에서 그의 음악을 듣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평소 문외한이었던 국악이라는 영역이 내게 주었던 강렬함, 맹렬함, 짜릿함. 이 모든 것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송소희가 전한 얼이 내 마음을 잔류하던 그때 곧이어 크러쉬의 무대를 접하게 되었다. 그들은 전혀 다른 음악을 하지만 그러한 간극에서 이질감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앞서 접하지 못한 감각을 새로이 일깨워주는 기분이었으며, 이것이 곧 컬러 인 팔레트가 의도한 다채로움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컬러 인 뮤직 페스티벌을 논하면서 빠질 수 없는 이거 있으니, 바로 이찬혁이다. 평소 이찬혁의 음악을 열렬히 사랑하는 청자로서 그의 무대가 내게 어떠한 감각을 전할지 기대되었다. 무대를 준비하며 등장하던 코러스와 밴드 세션들. 당시 라인업 중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동원되었던지라 그들의 등장은 곧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후 화려하게 등장하던 이찬혁. 그의 무대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착각을 겪게 했다. 어떠한 조연도 없는, 단지 모두가 주연인 영화. 코러스도, 밴드 세션도 이찬혁을 위해 존재한다기 보다는 그들 저마다가 빛난다는 표현이 걸맞은 그런 무대였다.


페스티벌이 막바지에 접어들수록 온도는 더욱 차졌으며, 비가 차츰 내리기 시작했다. 찬 공기 속에서 연신 코를 훌쩍이며 담담히 노래하던 이소라, 스테이지 너머까지 잔잔하게 퍼지던 그의 목소리. 아마도 이 공연에서 가장 잊고 싶지 않을 기억이다. 몇 년 전 이소라의 곡 ‘처음 느낌 그대로’ 라이브에 한창 빠져 있었다. 그때 느낀 절절함을 나는 몇 년이 지난 현재에서 다시 느꼈다. 그리고 기후는 그 감각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다. 서늘한 바람과 어두운 밤하늘은 이소라의 목소리를 더욱 서글프고도 애절히 들리게 한다. 이처럼 페스티벌에서는 단순히 아티스트의 무대뿐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모든 것이 공연이 된다. 이것이 내가 페스티벌을 사랑하는 또 다른 까닭.

 

 

컨페티.png

 

 

올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컬러 인 페스티벌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만나 기뻤다. 내년에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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