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한국에서 올해 유독 인기를 끈 인형이 있다면 '라부부'이다.
라부부는 홍콩 아티스트 카싱 룽이 만든 요괴 캐릭터로, 토끼 귀와 뾰족한 이빨이 특징이다. 그 인기가 놀라울 정도로 커서 한 대학의 논술시험 주제로도 등장했다고 한다. 라부부를 보면 귀엽다는 느낌보다는 '개성이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유난히 개성이 강한, 못생긴 게 매력인 인형 브랜드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1. Ugly Doll 어글리돌
어글리돌을 처음 안 것은 내가 중학생 때였다. 인사동 쌈지길에 걸려있는 형형색색의 인형들을 보고 첫 눈에 반하였다.
이후에는 어글리돌을 사기 위해 부모님과 함께 우리 집에서 먼 홍대의 피규어샵을 찾았던 기억이 있다. '어글리돌(Ugly Doll)'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못생겨서 더 사랑스러운 인형이다. 보들보들한 원단으로 만들어져있고 납작하게 솜이 들어가 폭신하다. 초기 클래식 어글리돌 시리즈가 회색이 섞인 빈티지한 색감이었다면 현재는 조금 더 밝고 쨍한 느낌으로 변화했다.
어글리돌은 하나의 브랜드이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이름과 고유한 성격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다. 눈, 코, 입의 갯수까지 제각각인 '못생긴' 인형들이지만, 그 만큼 개성이 강하기에 독보적이다.
나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주황색 어글리돌 '웨이지'를 가지고 있다. 웨이지는 시니컬하면서도 책임감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요리사 캐릭터로, 2001년 탄생한 첫 번째 어글리돌이다.
이 인형은 국제 연애를 하던 미국인 David Horvath가 연애편지에 그린 낙서를, 여자친구이자 현재는 아내인 한국인 김선민 씨가 손바느질 인형으로 만들어 미국에 보내면서 탄생했다. 김선민 씨는 "어글리 돌을 통해 ‘다름’을 즐기란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나와 다른 타인의 개성을 받아들이고, 타인과 다른 나의 모습도 사랑하고 환영하자는 이야기"라고 한다.
어글리돌은 어린 시절 나의 최애 인형 중 하나였지만, 최근에는 한국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져 아쉬웠다. 다행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데이비드 호바스가 25주년 기념 2027년 프로젝트를 준비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보고 반가우면서 기대가 된다.
2. Fuggler 퍼글러
퍼글러는 영국 인형 브랜드로, 2010년 설립자 Louise McGettrick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해 온라인 쇼핑을 하다가 발견한 가짜 이빨에서 시작되었다. 그녀는 가짜 이빨을 테디베어에 붙여보았고, 이후 직접 괴물 인형을 만들고 그 위에 이빨을 붙이면서 퍼글러를 탄생시켰다.
퍼글러도 어글리돌처럼 인형마다 이름과 성격이 있고 털 길이와 색깔도 다양하다. 특이한 것은 인형마다 '방귀속성'과 '가래속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디테일이 '퍼글러'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준다.
한국에서는 2024년부터 다양한 팝업스토어와 무신사 입점을 통해 입소문을 타며 유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스폰지밥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등장한 사람 이빨을 가진 스폰지밥과 뚱이 퍼글러는 비주얼 충격 그 자체였다. 기존의 초롱초롱하던 캐릭터들이 가짜 이빨을 단 채 한순간에 노쇠해 보였지만, 이상하게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는 퍼글러를 교보문고에서 처음 봤다. 솜인형에 이빨이 붙어 있다는 사실이 호기심과 거부감을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징그러움과 귀여움이 묘하게 공존하는 비주얼이 임팩트 있었다. 이후 가방에 퍼글러 키링을 단 학생들을 자주 보면서 그 모습에 점점 익숙해졌고, 결국 ‘이상하게 귀엽다’라는 감정이 구매 욕구로 이어졌다.
못생겨서 예쁘고, 이상해서 더 눈길이 간다. 어글리돌과 퍼글러는 그런 ‘이상한 매력’을 가장 잘 아는 인형들이다.
다음엔 또 어떤 못생긴 인형이 세상을 사로잡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