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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뮤지컬의 시대적 흐름 톺아보기(1) [문화 전반]

버라이어티 쇼에서 록 뮤지컬까지

by 장수정 에디터
2025.10.23 13:42

 

 

0. 들어가며


 

뮤지컬의 발전은 대본이 없는 초기 버라이어티 쇼(Variety Show) 시대에서 북 뮤지컬(Book Musical) 시대를 걸쳐 통합 뮤지컬(Integrated Musical) 시대로 이어진다. 우선, 버라이어티 쇼 시기 뮤지컬의 춤은 서사와 상관없이 공연의 분위기를 띄우고 흥미를 유발하는 ‘쇼 스타퍼’의 도구로 기능했다. 희곡이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대본(Book)이 강조되고, 노래가 서사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게 된 건 1927년 <쇼보트>의 등장으로부터였다. 그리고, 1943년 <오클라호마!>의 아그네스 드 밀을 기점으로 안무가는 연출가와 동등한 지위를 갖는 안무 감독(Choreographer)으로 격상되었으며, 춤은 비로소 주제와 서사를 구현하는 예술적 요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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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합 뮤지컬의 시작, <오클라호마!> (Oklahoma!, 1943)


 

카우보이 컬리와 농민 로리의 사랑을 담은 <오클라호마!>는 카우보이 컬리와 농민 로리의 사랑 이야기로, R&H 콤비(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 주도한 골든 에이지(Golden Age, 1943~1959)의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로 기능한다. 뮤지컬에 관련된 모든 요소, 즉 음악, 드라마, 노래, 춤, 의상 등이 하나의 주제를 향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 전체 예술 작품에 기여해야 한다는 ‘통합 뮤지컬’의 원칙을 확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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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버라이어티 쇼 시대의 춤이 단순히 흥미를 위한 ‘쇼 스타퍼’의 차원에 머물렸다면, <오클라호마!>에서는 춤이 서사나 인물의 내면 심리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안무가 아그네스 드 밀은 무용수를 장식용품이 아닌 인간으로 다루어 그들이 연기하는 인물을 구체화하는 데에 사용했다. 특히, 1막 피날레 ‘드림발레’ 시퀀스는 로리의 무의식을 보여주며, 이 작품이 시사하는 ‘통합적 본질’을 가장 잘 보여준다.

 

쇼 후반부의 흐름은 이렇다. 컬리는 로리에게 청혼하고 농부가 되는 법을 배우겠다고 선언한다. 또한, 세상은 변하고 있으며 오클라호마 영토를 미합중국의 주로 편입시키겠다고 말한다. 동시에 자신 역시 변할 것이라 말하며, 결혼 이후의 삶을 희망으로 계획한다(crazy country). 로리가 도와주면 자신은 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라 약속한다(People will say we’re in love-reprise). 3주 후 컬리와 로리는 결혼한다. 결혼식에서 그들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미국 연합에 편입될 오클라호마의 풍요로운 미래를 꿈꾼다(Oklah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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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핵심은 카우보이와 농민의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미합중국의 주로 편입될 오클라호마의 미래를 건설하는 것에 있다. 여기서 ‘이주민 카우보이’ 컬리와 ‘토착민’ 로리의 결혼은 개인적 사랑을 넘어선 커뮤니티의 통합과 국가적 정체성 확립으로 연결되는 비유를 가진다. 이 작품은 2차 세계 대전 중 공연되어 미국의 국가주의적 성격을 노정했는데, 특히 새로운 고옹체 형성을 위해 ‘제거되어야 할 타자’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역사적 아이러니가 드러난다.

 

주드 프라이Jud Fry는 로리의 농장 일꾼으로, 로리를 위협하는 내부의 괴물로 그려진다. 주드는 오클라호마 주민들 사이에 있었지만 진정한 주민은 아닌, 원시적이고 버림받은 존재이다. 그는 컬리의 영웅적 행동에 의해 처단되는데, 이는 주드가 새로운 연합에 편입되기 위해 제거되어야 할 구시대적 내적 잔재로 비유된 것을 의미한다. 이 이야기는 결국, 역사적으로 원주민을 백인 중심적 서사에서 배제하는 국가주의적 담론이 반영된 시각인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2. 뮤지컬 장르 자체의 진화를 가져온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West Side Story, 1957)


 

<오클라호마!>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브로드웨이 뮤지컬 황금기의 정점에서, 뮤지컬 장르 자체의 진화를 가져온 작품이 있다.


바로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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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0년대 가난한 이민자 거주 지역이었던 ‘뉴욕 웨스트 사이드’의 마이너리티 집단 제트파와 샤크파 간의 싸움과 증오의 순환을 다룬다. 레너드 번스타인 작곡, 손드하임 작사, 제롬 로빈스 안무 및 연출, 아서 로렌츠 대본으로, 브로드웨이의 거장들이 참여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당대 미국 사회의 리얼리티에 기반을 둔 이 쇼로 인해 창작자들은 브로드웨이를 넘어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그 어디에도 영합하거나 머무르지 않게 되었고, 어떤 극이나 움직임, 혹은 음악 어디에서도 해피엔딩이나 완전한 비극을 확신할 수 없게 되었다.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원작의 줄리엣과 달리 히로인 마리아가 남자 주인공 토니의 죽음 이후에도 살아남아 폭력에 대해 직접 발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관객에게 희망적인 해피엔딩 대신 남겨진 이의 끝없는 분투와 투쟁하는 삶이라는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장치이다. 따라서, 커튼콜은 마리아의 여운을 위해 조용하게 진행되는 것이 작품의 본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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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록으로 예수를 부르짖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Jesus Christ Superstar, 1971)


 

1960년대 이후 록 음악의 등장으로 뮤지컬이 ‘낡은 양식’으로 인식되자, 브로드웨이는 록 뮤지컬과 컨셉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양식을 모색하며 ‘해체의 시대’에 접어든다. 황금기 이전까지는 재즈가 독보적이었다. 1930년대까지는 재즈와 뮤지컬이 대중 문화의 중심축이었고, 재즈와 블루스 기반 발라드가 스탠더드 팝 음악이었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재즈는 독자적인 예술 장르인 모던 재즈로 발전되고, 대신 엘비스 프레슬리로 상징되는 로큰롤Rock’n Roll이 신세대와 결합된다. 쇼툰의 경쟁 상대는 이제 재즈가 아닌 로큰롤, 록음악이 된 것이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으로, 1970년대 록 뮤지컬 또는 록 오페라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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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의 관점에서 예수의 생애 마지막 날들에 관한 성경 기록을 풀어나가는 이 극은 예수에 대한 자신의 의심으로 괴로워하는 유다의 첫 노래 ‘Heaven on Their Minds’로 시작한다. 본래 성경에서 유다는 물욕에 눈이 멀어 예수의 제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로마군에게 예수를 은 30냥에 팔아버린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뮤지컬은 유다를 다른 각도로 해석한다.


쇼에서 유다는 혁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열성적인 당원이다. 유다가 예수에게 대항하고, 그를 배신한 이유는 바로 예수가 유대인을 이끄는 방식에 불만을 품었기 때문이다. Heaven on Their Minds에서 유다는 해방을 원하는 다른 유대인처럼 예수가 자신들을 이끌 혁명적이고 급진적인 왕이 되어 주기를 원하지만, 예수는 영혼의 구원을 설파하며 백성들을 위로한다. 이에 유다는 예수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공동체의 생존’을 위해 개인(예수)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냉철한 계산을 내린다. 하지만, 그는 예수를 팔기 직전, 자신이 왜 이 비극적인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울부짖으며 관객의 연민을 얻는다. 유다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을 본 후, 자신의 행위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초래했음을 깨닫고 절망하며 자살한다. 여기서 우리는 극이 유다를 ‘정해진 운명의 희생양’으로 그려, 유다를 비난하지 않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록 음악 자체가 당시 기성세대가 보기에 반항적이고 퇴폐적인 문화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가장 신성한 주제인 예수의 삶을 저급한 록 음악에 담아낸 것 자체가 불경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 작품이 큰 논란과 함께 ‘신앙 모독’이라는 비판을 받은 근본적인 이유는 예수Jesus를 신이 아닌 인간으로 격하시켜 묘사했기 때문이다. 예수는 종교적 지도자나 신적 존재가 아닌, 두려움과 고뇌를 느끼고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는 나약한 한 명의 인간으로 그려진다. 특히, 예수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Why should i die?”라고 울부짖으며 죽음에 대한 공포와 회의감을 토로하는 장면은 신성을 부정하는 것으로도 비춰진다.

 



 

 

또한,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에게 육체적/정신적 사랑을 느끼는 인간 여성으로 묘사된다. 이는 성경에서 마리아를 ‘구원받은 죄인’으로만 다루는 것과 달리, 인간적인 관계를 설정하여 전통적인 성모 마리아의 관념을 해체하고 도발적인 젠더 코드를 삽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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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예수의 부활 장면을 다루지 않고 십자가 처형 장면에서 끝이 난다. 이는 기독교 신앙의 핵심인 ‘부활’을 배제함으로써, 예수를 단지 역사 속에서 희생된 혁명가로 남기며 신앙적 구원을 부정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4. 마치며


 

여기까지 초기 버라이어티 쇼Variety Show부터 북 뮤지컬Book Musical, 통합 뮤지컬Integrated Musical과 골든 에이지Golden Age, 그리고 황금기 이후 새롭게 등장한 록 뮤지컬Rock Musical까지의 뮤지컬의 발전을 이야기했다. 다음에는 기존의 뮤지컬 개념을 해체하고, 실험적인 도전을 한 콘셉트 뮤지컬Concept Musical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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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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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영화 <스위니 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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