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거짓말을 일삼아온 남자가 있다. 그의 거짓말은 탐험의 서사시이고 멋진 무용담이며 믿을 수 없는 기묘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의 아들은 이런 거짓말을 어린시절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 들어오며, 아버지에게 신물이 났다. 아들은 이제 그저 '진실'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절대로, 절대로 아들이 원하는 진실을 답해주지 않는다. 과연 그의 이야기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영화는 주인공 '에드워드 블룸'과 그의 아들 '윌 블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에드워드가 말하는 과거의 사건들은 극의 중간중간에 전개되며 환상적인 동화를 이룬다. 오싹하면서도 환상적인 동화를 보여주는 데에 특출난 팀 버튼 감독이지만, <빅 피쉬>에서는 오싹함은 줄어들고, 아름다운 환상의 비중은 늘어난 모습이다.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과정
아버지의 그칠 줄 모르는 거짓말에 지친 윌은 아버지와 멀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소식에 윌은 아내와 함께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찾아온다. 아주 오랜만에, 아버지의 거짓말들을 다시금 듣게 된 윌은 심란하다. 진실을 듣고 싶은 윌과 여전하신 아버지. 그는 어머니, 아버지의 친구, 아버지를 짝사랑했던 여성 등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 조금씩 진실을 들어가며,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갈피를 잡으려 애쓴다.
그러나 영화의 후반부, 에드워드는 급격히 위독해진다. 병상에 누워있는 에드워드는 아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죽게 되는지를 묻는다. 윌은 한 번도 말씀해 주신 적이 없어 모른다고 대답하지만, 곧 아버지를 위해 거짓말을 시작한다.
아버지는 병상에서 일어나셔서, 병원에서 탈출하고선 신제품의 빨간 차를 타고 자신과 함께 강가로 간다고. 그리고 그곳에는 당신의 인생에서 함께해온 모든 이들이 있다고. 모두와 웃으며 작별 인사를 하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물속으로 들어가자 마침내 큰 물고기가 된다고.
"아버지는 원래 모습이 돼요. 아주 큰 물고기요. 그렇게 돌아가세요."
평생 아버지의 거짓말을 싫어하던 윌이, 마침내 아버지처럼 거짓말을 한다. 필자는 이것이 그가 드디어 아버지의 모든 말들을 '진실'이라고 믿었다는 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믿지는 않지만, 아버지를 위해 환상적인 거짓말을 드리기로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순간만큼은,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윌의 이야기를 듣고 평안히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흘림으로써 그는 아버지와 완전한 화해를 이룬 것 같다.
<빅 피쉬>
사실 필자에게 있어서 이 영화는 보는 내내 당황스러움을 주는 영화였다. 분명 <라이프 오브 파이>, <더 폴>과 같은 영화들을 좋아하는 데도 불구하고, 조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환상적인 동화 vs 현실의 구도는 같은데도 불구하고, <빅 피쉬>는 몰입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결말 부를 보고 나니, 작가와 감독의 의도가 마침내 이해되면서 영화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제목과의 연결성, 수미상관 구조가 스토리를 단단하게 쥐고 있었다.
팀 버튼의 환상적인 동화 속으로 빠져보고 싶다면, 이번 연휴에는 <빅 피쉬>를 보며, 내가 그려가는 인생의 의미란 무엇인가에 대해 한번 곱씹어 보는 것은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