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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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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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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각 장애를 가진 전각 장인 임영규에 대한 인터뷰로 시작한다. 이후 그의 아들 임동환은 경찰로부터 40년 전 실종된 어머니 정영희의 백골 사체가 발견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사진 한 장 없이 쓸쓸히 치러진 장례식. 이때 정영희의 가족들을 아버지의 유산 문제로 찾아오고, 갑작스럽게 찾아와 무례하게 행동하는 어머니의 가족을 향해 유산은 필요하지 않다며 어머니의 사진 한 장만 줄 수 있냐고 묻는다.


이때 가족들은 고인의 외모가 괴물 같았다며 조롱하고, 이 광경을 목격한 PD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해 다큐멘터리를 기획한다. 임동환은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기로 하고, 그 과정을 PD와 동행한다. 진실의 추적은 주변 인물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이어진다.


첫 번째 인터뷰는 정영희의 가족들로 그들은 고인의 외모를 깎아내린다. 이어 만난 공장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착하지만 어리숙했고, '똥 걸레'라는 모욕적인 별명으로 불렀던 사실을 털어놓는다. 동환은 어머니에 대한 사실을 점차 알게 되며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세 번째 인터뷰 대상인 이진숙은 어머니의 죽음에 결정적인 단서가 되는 과거를 고백한다.


이진숙은 사실 사장 백주상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 사실을 정영희에게 털어놓았는데, 정영희가 사장의 실체를 고발하려 하자 오히려 이진숙은 정영희의 뺨을 때리며 그녀의 입을 막았다는 것이다.


동환과 PD는 결국 백주상을 찾아가고, 그와의 네 번째 인터뷰에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난다. 사실 정영희를 살해한 진범은 다름 아닌 남편 임영규였다. 백주상은 깡패에게 시켜 영희를 폭행하려 했으나, 오히려 영규가 아내를 살해하고 산에 유기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한다.


모든 진실을 알게 된 동환은 아버지를 찾아가 추궁하고, 임영규는 평생 무시와 조롱을 받으며 살다가 자신에게 친절했던 영희와 결혼해 행복을 꿈꿨지만, 다시 그녀로 인해 주위로부터 무시당한다고 느껴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해했다고 고백한다.

 

 

 

영화의 결말


 

영화의 결말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임동환은 아버지와의 대화 끝에, 차마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를 드러낸다. 그리고 백주상의 집에서 나오며 그동안 PD가 촬영하고 있었지만 모른 척했던 카메라를 들고나온다. 이때만 해도 결말은 임동환이 아버지 임영규의 실체를 세상에 드러내는 방식으로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동환은 몇몇 장면을 편집했다며, 아버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잘 완성해달라고 PD에게 부탁한다. 그 순간, PD는 조용히 한마디를 건넨다. “닮았네요. 아버지랑.”


이 대사는 영화 초반에도 등장한다. 전각 장인 임영규를 인터뷰하던 장면에서, 그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던졌던 말이다. 그러나 결말에서 똑같이 반복된 이 대사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초반에는 단순히 외모나 인상을 지칭하는 말이었지만, 후반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아버지와 닮아버린 아들의 모습을 암시한다. 결국 영화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려는 아들의 여정이, 다시 아버지의 그림자로 돌아오는 모순된 결말로 끝이 난다.


영화의 마지막 엔딩에서 정영희의 얼굴이 공개된다. 영화 내내 그녀의 외모를 두고 조롱하고 비하하는 무례한 인물들을 보며 거북함을 느꼈지만,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나조차도 무의식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자 무례한 등장인물들을 보며 느꼈던 거북함이 마치 부메랑처럼 나에게 되돌아왔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무심코 타인의 외모를 판단하고 있었던 걸까.


영화 내내 주변인들은 정영희를 괴물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했지만 진정한 괴물은 그들이었다.

 

 


정영희와 임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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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정영희와 임영규의 전반적인 삶이 자세히 묘사되지 않기에 두 사람의 삶이 완전히 닮아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두 사람은 사람들의 무시와 조롱 속에서 평생을 살아왔다는 점에서 일부분 닮아 있다. 주변의 시선은 이들을 끊임없이 옥죄었고, 정상적인 삶을 꾸리려는 작은 꿈조차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영화는 비슷한 삶을 살아온 두 인물이 어떻게 다른 길을 걷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정영희는 끝까지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 동료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고, 사장의 추악한 권력을 폭로하려 했다. 심지어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의 외도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그녀가 더 큰 고통을 감당하도록 만들었다. 무시와 멸시 속에서도 불의에 맞서는 태도는 정영희가 그들의 말처럼 괴물이 아니었음을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잊지 말아야 할 용기와 양심의 표상이었음을 드러낸다.


반면 임영규는 정영희와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그는 모든 사실을 알게 되자 주변의 시선을 느끼며 피해의식을 갖게 되었고, 결국 그는 살인을 저질렀다. 두 사람의 삶은 비슷한 뿌리에서 시작했으나, 한쪽은 저항으로, 다른 한쪽은 파괴로 귀결되었다. 영화는 이 극명한 대비를 통해 닮은 환경에 처해있더라도 각자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의 결말을 맞을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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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우리에게 끝없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외면을 평가했을까. 그리고 아름다움과 추함을 가르는 그 기준은 과연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결말은 아버지 임영규에 대한 응징이나 그리고 그의 반성을 보여주지 않기에 관객에게 찝찝함을 남기지만, 어쩌면 그것이 현실과 닮아있는 것은 아닐까.


권해효와 박정민의 연기는 이러한 메시지를 더욱 강렬하게 전한다. 특히 젊은 시절의 임영규와 아들 임동환을 동시에 연기한 박정민은 캐릭터에 완전히 스며들어, 배우로서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버린 듯한 몰입감을 안겨주었다. 마지막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대화는 극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인터뷰 형식의 흐름은 정적이었으나,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인터뷰를 통해 진실에 점점 다가가는 긴장감은 영화를 이끄는 힘이 되었고, 무엇보다 인터뷰 속 인물들이 보여준 무례한 태도는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인간 군상을 극대화하여 드러냈다. 이는 관객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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