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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베이스가 지금 튕기는 건 기타줄일까 내 마음일까 [음악]

그 베이스에 마음을 사로잡힌 이유

by 김민정 에디터
2025.09.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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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 속에서 어떠한 소리를 들을 때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고,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또 어떤 소리는 가슴을 쿵쿵 뛰게 만들기도 하고, 어떤 소리는 복잡미묘한 생소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건 소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자연스럽게 신체 기관과 공명하여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부차적으로는 취향의 영역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듣기 싫은 지옥의 소리가 누군가에게는 천상의 나팔 소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성향은 곧 음악 취향으로 직결된다. 음악은 다양한 악기와 화성으로 구성되어 화합을 이룬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제각기 듣기 좋은 소리와 듣기 싫은 소리를 걸러내며 음악을 판단하고 ‘좋다’, ‘싫다’를 결론짓는다. 그리고 그 수많은 데이터는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플레이리스트가 된다.

 

그래서 주변인들의 플레이리스트를 보면 취향이 죄다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클래식부터 팝, 밴드, 발라드, 하드락까지 제각기 다른 고막을 지닌 채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 소리를 찾아간다.

 

개인적으로 이 수많은 소리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소리는 바로 둥둥 울리는 저음역대의 소리들이다. 보통 베이스나 드럼, 첼로와 같은 악기들이 이 음역대를 담당하는데, 이 소리들이 매력적인 이유는 소리가 날카롭지 않고 부드러우며 리듬을 이끌어 곡의 기둥이 되는 소리들이기 때문이다.

 

가끔 일각에서는 ‘어? 무슨 소리 났어요?’와 같은 우스갯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 소리를 한번 잡아채기 시작하면 어떠한 노래를 들을 때마다 숨어있는 베이스 찾기를 시작하게 된다. 그 톤과 색깔도 다 다르기 때문에 베이스는 다 같은 소리 아니냐는 편견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 이 반론을 위해 베이스가 돋보이는 곡 몇 곡을 선정해 보았다.

 

 

 

Clay and Friends-Going up the Coast


 

 

   

마치 유유자적한 주말 드라이브를 음악으로 만든 듯한 Clay and Friends의 Going up the Coast다. 펑키한 리듬과 쫀쫀한 베이스 라인이 특징으로, 재생과 동시에 자동으로 다리가 들썩거린다. 화려하고 독특한 라인은 아니지만, 베이스가 이렇게나 유쾌한 악기라는 걸 알게 해준다.

 

독특한 점은 곡을 듣다 보면 어떠한 양면성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리듬 자체는 단순하게 흘러가지만, 베이스는 그 템포 내에서 반계단씩 내려가며 안정감과 깊이를 더한다. 이는 곡 전반적으로 마이너 감성을 만들어내고, 덕분에 어떤 부분부터는 유쾌함보다는 아련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가사를 들어보면 이 곡은 마냥 신나는 내용은 아니다. Going up the Coast는 잃어버린 초심과 순수했던 마음을 되찾고자 하는 자아성찰을 담은 노래로, 화려한 파티와 부유함, 그 이후의 허망함이 그려지는 곡이다. 그런 면에서 이 곡을 끝까지 끌고 가는 베이스 라인은 되찾고자 하는 시작점, 다시 세우고자 하는 든든한 심지같이 마음에 울려온다.

 

 

 

RIIZE-Boom Boom Bass


  

 

 

K-pop에서 베이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노래가 된 RIIZE의 Boom Boom Bass도 이 주제에서 빼놓으면 섭한 곡이다. 청춘을 그려내는 팝스럽고 가벼운 신스 아래로 베이스가 계속해서 곡을 이끌어 나가는데, 코러스 부분에서는 아예 모든 악기를 덜어내고 드럼과 베이스 라인만이 묵직하게 마음을 강타한다.

 

SM 특유의 깔끔한 창법을 곁들인 RIIZE의 보컬도 이 반주에 어우러져 ‘강약약강’을 완벽하게 조절한다. 힘을 주어야 할 부분과 빼야 할 부분을 깔끔하게 구별해 곡의 끝까지 편안한 호흡을 보여주는데, 막상 안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강강강’을 달리며 그렇지 못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다.

 

 

My baby like to string me on, 좀 더 내게 다가와

네게 맞춰 온 my bass, 살짝 너의 맘을 slide

 

 

특히 곡 주제 자체가 ‘Bass’인 만큼 가사 곳곳에 숨어있는 키워드들을 살펴보는 것도 재밌다. 서로의 관심과 호기심을 베이스 연주로 은유한 만큼 가사는 죄다 베이스와 관련된 음악 용어들로 채워져 있는데, 초반부 ‘너의 맘을 slide’ 파트를 유심히 들어보면 실제로 뒤에 깔리는 베이스 라인에서 슬라이드 주법이 쓰였다. SM의 디테일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경악과 동시에 환호할만한 포인트다.

 

 

 

Beatpella House-Freaky Monday



 

 

틀자마자 깊은 저음과 브라스, 스크래치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 이 노래는 놀랍게도 모든 소리가 사람이 내는 소리로 이루어져 있는 비트박스 음악이다. ‘Dopamine’으로 순식간에 비트박스를 새로운 대중음악의 반열에 올려놓은 윙이 속해있는 ‘비트펠라 하우스’의 음악으로, 5명의 멤버들이 제각기 다른 파트와 음역대를 채워 목소리만으로 꽉 찬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카페인이 절실하게 필요한 월요일의 스트레스를 표현이라도 하듯이 ‘Freaky Monday’는 빠른 비트와 중후한 베이스를 기반으로 상당히 박진감 넘치게 흘러가는데, 특히 1분 30초 가량부터 시작되는 윙과 허클의 베이스 어택은 양쪽 귀를 번갈아 때리며 모든 잡념을 날린다. 아무리 들어도 이펙트 빵빵하게 넣은 808 베이스가 아닌가 싶은데, 실제 사람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더 큰 희열이 몰려온다.

 

온전히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 내어 더 특별해진 묵직함과 박진감. 앞으로 또 어떤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가 되는 요즘이다.

 

이 외에도 Red Hot Chili Peppers의 Dark Necessities, Go Robot과 같은 스테디셀러 명곡들이 존재하지만, 사실 베이스는 어느 노래에서든 제 역할을 묵묵히 해주고 있기에 그 비중에 굳이 목을 맬 필요는 없다. 어차피 먼저 알아차리는 사람이 노래를 보다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기에.

 

세상 만물이 내는 천차만별의 소리. 당신도 그 소리 중에 가장 좋아하는 소리가 있는가. 만약 지금까지 뚜렷한 취향이 없었다면 일상 속 자그마한 소리라도 귀를 기울여 보는 것이 어떨까. 작은 속삭임부터 뚜렷한 멜로디, 그 가운데 나와 딱 맞는 주파수를 발견하는 순간 느껴지는 강렬한 희열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나의 조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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