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밴드 음악은 고전적이다 [음악]

고전이 승리하는 이유
글 입력 2022.11.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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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부터 사람이 직접 연주하지 않아도 되는 수많은 전자음이 생겨나면서 음악을 구성하는 소리들이 풍부해졌다. 악기로만 구성하는 음악보다 훨씬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전자음으로 구성하는 노래가 사람들의 마음에 닿을 때마다 오로지 악기로만 소리를 내는 음악이 고전적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고전적이라는 것은 좋게 말하면 훌륭한 옛것을 지금까지 의의를 두고 따른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른 의미로는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뜻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악기로만 소리를 내는 ‘밴드 음악’은 꾸준히 생겨난다. 광활한 음과 감정을 가진 음악이 생겨나는데도 밴드 음악이 죽지 않는 이유는 고전적이기 때문이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처럼 고전적이라고 여겨지는 원형은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온다. 풍부한 전자음에 마음을 빼앗겼던 사람도 순수한 악기 소리를 들으면 다시 마음이 바뀌게 된다.


고전적인 밴드 음악이 현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이유는 전자음이 아닌 악기만 전달할 수 있는 순수한 감정과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요즘 음악’은 전자음으로 구성된 멜로디가 한 편의 드라마를 본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그러나, 밴드 음악은 직접적인 대화 같은 느낌이다. 일부러 만든 소리 없이 악기들이 내는 순수한 소리는 마음에 정착한다. 그렇게 21세기 음악 속에서 고전이 승리하고 있는 것이다.

 

 

 

제한된 구성에서 한계를 넘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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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vanillas Twitter

 

 

일반적인 밴드는 보컬, 기타, 베이스, 피아노, 드럼이 주축을 이룬다. 사람의 목소리인 보컬을 제외한다면 겨우 네 종류의 악기가 음악을 만든다. 네 종류의 악기가 가진 제한점은 전자음과 비교하자면 턱없이 부족하다. 손쉽게 원하는 소리를 얻어낼 수 있는 전자음과 달리 밴드 음악은 원하는 소리를 어떠한 악기를 사용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지 고민을 거쳐야 한다.

 

그 결과 만들어낸 소리를 고뇌의 시간을 거친 덕분에 더욱 단단한 날것의 감정을 담기게 만든다. 직접 귓가에 대고 마음을 전달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밴드 음악은 제한된 구성으로 한계를 넘어가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중이다.

 




 

드라마와 같은 전자음은 풍부한 감정을 전달한다고 확언할 수 있지만, 모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벅차오름’을 음악에 담아내는 것은 전자음보다 밴드 음악이 탁월하다.

 

2019년 7월 15일에 발매된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제목과 어울리는 악기 구성으로 듣는 이를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끊임이 없는 드럼 사운드는 저절로 심장박동수를 높이고, 억센 기타의 소리는 마음을 더욱 강인하게 만든다. 부드럽게 울리는 피아노 소리는 위로가 되어 귓가에 울린다.

 

시작의 길의 앞에 선 사람들에게 인생이라는 책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모든지 해보자고 외치는 이 노래는 가사가 주는 위로감도 있지만, 박력적인 밴드 사운드가 주는 애정이 담긴 위로가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울린다. 끝을 기대하거나 쳐다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도록 만드는 멜로디는 밴드였기에 가능한 전달이다.

 

 

 

밴드에 새로운 도전 더하기


 

기존 밴드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새로운 구성을 가진 밴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9년에 방영된 JTBC <슈퍼밴드 시즌1>에서 결성한 밴드 호피폴라와 루시가 예시다.

 

기존 밴드처럼 오로지 락(rock)만을 지향하지 않는 이 밴드들은 기존 밴드 구성 악기 외에도 클래식 악기를 연주하는 멤버가 있다. 호피폴라는 첼리스트, 루시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있어 새로운 밴드 음악 방향성을 창조해낸다.

 

클래식 악기를 접목시켜 밴드를 구성한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러나, 바이올린과 첼로가 기존 가요에 사용이 되었던 경우가 있었기에 대중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노래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현악기가 주는 젖은 감성은 노래의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JTBC 음악 예능 <슈가맨 시즌3>에서 이소은의 서방님을 리메이크한 호피폴라는 그들만의 음악으로 재탄생시켰다. 원곡과 다르게 밴드라는 호피폴라의 특색을 부각시켜 리메이크한 노래는 남자가 외치는 ‘서방님’도 애절하게 만든다.

 

멜로디를 차지하는 첼로의 잔잔한 울림은 외로움과 슬픔을 더한다. 자신들이 가진 악기를 최선을 다해 사용하여 편곡한 노래는 충분히 호소력 있었다. 특히 첼로가 없었다면 이 노래의 잠긴 슬픔을 덜했을 것이다. 첼로가 주는 애처로운 감정은 가사의 진심을 완벽히 전한다.

 

 


 

 

현악기는 애절함의 대명사다. 관악기보다 처량하고 슬픈 감정을 쉽게 나타낼 수 있어 감성을 자극하는 곡에 대부분 쓰인다. 실제로 발라드에 현악기를 넣어 코끝이 시린 감정을 의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현악기가 밝은 밴드 음악에 대입했을 때 나타나는 사랑스러움은 마법 같다. 바이올린이 내는 높게 통통 튀는 음은 음악이 발랄해져 봄 언저리에 발을 닿는 기분을 들게 한다.

 

바이올린이 사람의 목소리처럼 얇은 음을 낼 때면 높은 음역대의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악기 하나로 보컬 두 명이 있는 듯 효과를 만드는 바이올린은 노래를 풍부하게 만드는 것에 큰 역할을 하였다.


또한, 속도감 있는 노래에 분위기 전환을 주기 위해 하이라이트로 향하기 전 바이올린이 솔로로 연주되는 지점은 재미를 더했다. 빠른 진행에서 바이올린이 나타나는 순간 속도가 느려지며 ‘눈 부셔 햇살을 닮아 환하게 웃어 주는 너’라는 노랫말이 등장한다. 바이올린의 선율은 가사와 어울리며 천천히 지난날을 회상하게 만든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긴박함과 바이올린이 때때로 주는 느림의 미학은 밴드 음악을 더욱 사랑하도록 만든다.

 

 

 

변하는 세상에서도 계속 되는 멜로디


 

전자음은 생활에서 흔하게 듣지 못 하는 음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듣는 재미가 당연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듣는 재미는 밴드 음악도 존재한다. 밴드 음악을 발전시키기 위해 기존 악기로 어떠한 재밌는 구성을 할지 고뇌하여 만들어낸 곡들은 악기가 사용된 방향과 이유를 찾다 보면 새로운 재미를 깨닫게 된다.


밴드는 고전적이지만, 밴드의 도전은 지루하지 않다. 모든 사람들의 귀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밴드의 시선을 두어야 한다. 지친 귀를 밴드 음악으로 달래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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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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