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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글임을 밝힌다.
요즘 뮤지컬은 매우 인기 있는 문화예술 장르 중 하나다. 화려한 무대와 노래, 연기를 아우르는 종합예술로 자리 잡았고 전세계적으로 무대예술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는다.
뮤지컬을 볼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감정은 ‘어색함’이다. 대사를 주고받다가 노래로 전환되는 전개가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고, 특유의 비슷한 발성이나 말투가 몰입에 어려움을 준다고 느낀다.
또한 전개 방식이 정형화되어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이제 노래가 나오겠지” 하는 예측이 생기고, 이 부분이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나는 긴 호흡의 드라마도 잘 보지 않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뮤지컬 역시 자주 졸게 된다.
그렇다고 뮤지컬을 싫어하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굳건한 다짐을 한 건 아니다. 다양한 공연을 접하면서 나와 맞는 스타일을 찾아보는 시도를 하는 중이다.
최근 본 뮤지컬 <마하고니>는 조금 달랐다. 거의 처음으로 공연을 보다 잠들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음악 때문이었다.
스윙, 재즈, 록 같은 다양한 장르가 연주되었고 음악이 극의 흐름을 끊지 않고 밀고 나갔는데, 음악이 단순히 삽입된 것이 아니라 극을 주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음악이 극 전체를 이끄는 뮤지컬은 오히려 흥미롭게 다가왔다.
Music is My Life?
나는 문화예술 장르 중 음악을 가장 좋아하고 특히 앨범 단위로 듣는 것을 선호한다.
앨범은 하나의 세계관이나 이야기를 언제 어디서든 듣는 사람에 맞춰 자연스럽게 감정이 흘러간다.
뮤지컬도 분명 하나의 테마와 이야기로 이어지지만 그 감정 전달 방식이 내게는 낯설게 느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에 언급했다 싶이 음악 중심의 뮤지컬은 재미있고, 하나의 세계로 된 앨범 중심 감상도 좋아한다. 이 점에서 보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건 ‘뮤지컬’이라는 장르 전체가 아니라 그 안에 존재하는 특정한 표현 방식이나 형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뮤지컬은?
내가 좋아하는 콘서트나 라이브 공연은 관객과의 에너지 교환이 빠르고 직관적이다. 짧은 호흡의 연속, 즉각적인 반응, 관객과 감정의 공유가 특징이다.
반면 뮤지컬은 서사 구조가 정해져 있으며 매 공연마다 같은 것을 재현하고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뮤지컬 업계 관계자에게 들은 적이 있다.
또한 관객은 준비한 흐름에 따라 감정도 그 구조 안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머시브 무대나 참여형 공연처럼 관객이 영향을 주고 소통을 하며 실시간으로 대사가 바뀌기도하지만 모든 공연이 그렇지 않는걸로 알고 있고, 콘서트나 공연에 비해 덜 하다고 생각이 든다. 동시에 음악 공연도 아무말 안 하고 일방적으로 음악을 느껴야 하는 공연도 있다.
이 점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의 밀도나 몰입 방식이 달라지는 것 같다.
공연에서 ‘감정이 주도하는가, 서사가 주도하는가’에 따라 나의 몰입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생각이 든다.
뮤지컬과 친해지려는 노력
나에게 낯선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익숙한 표현방법인 음악과 강하게 만났을 때 좋았던 것처럼, 낯선 감정 안에서도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어쩌면 이 취향은 내가 콘텐츠에 몰입하는 리듬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나는 음악이나 공연을 즐길 때의 빠르고 직관적인 감정 전달을 선호해서 갖고 있는 성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글을 쓰며 무조건 좋아하지 않는다고 단정 짓기보다는 어떤 표현 방식이 나와 맞지 않는지를 고민하게 됐다.
취향은 고정된 것이 아닌 변하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던 장르 안에서 때로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기도 한다. 소비라는 것은 언제나 변화해왔으니까.
어쩌면 나중에 이 취향이 완전히 뒤집히는 작품을 만날지도 모른다.
새로움과 가능성을 경험하게 해주는 작품을 만나는 일, 그게야말로 예술을 소비하는 진짜 가치가 아닐까?
나는 앞으로도 뮤지컬과 조금씩 가까워지고 싶다. 무대미술, 조명, 음향, 음악극까지. 뮤지컬이라는 종합예술의 매력을 언젠가는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
또한, 나처럼 뮤지컬을 선호하지 않는 관객층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시도들이 늘어난다면, 문화 예술 산업의 깊이와 다양성이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런 가능성들에 대해여 열린 태도를 가지는 것이 문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