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을 달려가는 9월.
시간이 한없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삶을 늘 선명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년 여름부터 올해 여름까지는 흘러가는 대로 살았던 나를 인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릴 때부터 작년 여름까지 늘 고군분투했었다. 결과와 상관없이 늘 분주했고 늘 원하는 게 분명했고 그것을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노력은 내 의지도 있었지만 부모님에 의해 관성처럼 굳어졌던 것도 있었다.
그런 결핍을 인정하고 스스로 이해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작년 여름부터는 되는대로,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생각 없이 소비하고 생각 없이 친구들을 만나고 또 만나고.
열심히 산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1년간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후로 내 삶을 재정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에는 부모로부터의 정서적 독립도 포함이었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니 할게 많아졌고 이렇게 내 삶을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이리저리 휘둘리는 것이 아닌 내 기준이 분명한 채로 타인의 조언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유연한 마음을 바라기도 한다.
그럼 후회가 남는가?
사실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는 아직까지 내 삶에 후회가 없다. 스스로가 트렌디한 사람이 아니라 누구보다 먼저 재빠르게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이 아니기에 아쉬울 순 있어도 내가 살아온 삶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지금 아주 만족스럽다.
이건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일까? 그런 마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면서 우선 돈을 더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각 없이 사버린 화장품들, 관성에 의해 잡은 약속들.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고 하고 싶은지를 더 생각하기에 앞서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더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내가 잘 하고 있나 의심했던 건강을 챙기고 에너지를 분배하는 일 역시 내 삶의 균형을 위해 더 신경 써야겠다.
경험이 무뎌질 수 있는 나이이다. 그만큼 많은 것을 경험한 30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진짜 무엇을 원하는지는 타인과 사회에 의한 것이 아닌 나 스스로 선택해야 이 삶이 더 의미 있고 다채로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가을을 느끼면서 아직 이르지만 2027년도 스스로가 더 만족스러운 사람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남은 2026년도 잘 마무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