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히사이시 조와 지브리 스튜디오의 감성을 사랑한다면 [공연]

2024 히사이시 조 영화 음악 콘서트
글 입력 2024.02.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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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히사이시 조를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지브리 스튜디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모든 애니메이션 음악을 담당하며 현존하는 최고의 영화/애니메이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히사이시 조는 영화 음악계의 거장이라 불려도 손색없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담당하여 음악을 통해 지브리 특유의 감성을 섬세하게 다루며 애니메이션 영화음악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감독 기타노 다케시와 함께 수많은 걸작을 만들었으며, 1997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최우수 음악상 및 제31회 LA 비평가협회 음악상, 1992년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음악상을 포함해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영화 음악상을 수상하며 저력을 입증했다.


이렇듯 특유의 감성과 멜로디로 다양한 장르와 컨셉을 소화하는 작곡가 히사이시 조의 영화 음악을 오케스트라로 들을 수 있는 공연이 있어 한걸음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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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히사이시 조 영화 음악 콘서트

2024.01.21 14:00 잠실 롯데 콘서트홀

120분 (인터미션 15분 포함)

지휘/피아노 김재원, 오보에 고관수, 첼로 배성우, 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제17회 골든티켓어워즈에서 클래식 공연 부문을 수상하며 수준 높은 공연임이 드러나, 더욱 큰 기대를 안고 콘서트홀로 향했다. 얼마 전 관람한 <스즈메의 문단속-필름 콘서트>와는 달리, 본 공연은 영상 없이 풀 편성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연주되는 콘서트로 오로지 ‘소리’에 집중한 공연이었다.


 

1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바람의 전설 / 하늘을 나는 사람


<마녀 배달부 키키>

바다가 보이는 마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어느 여름날 /always with me(언제나 몇 번이라도) / 또 다시


<벼랑 위의 포뇨>

벼랑 위의 포뇨


<이웃집 토토로> 

바람이 지나는 길 / 이웃집 토토로



2부

<기쿠지로의 여름>

Summer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Princess Mononoke / Ashitaka sekki


<굿' 바이 : Good & Bye>

Departures


<천공의 성 라퓨타>

하늘에서 떨어진 소녀


<붉은 돼지> 

돌아갈 수 없는 날들 / Madness


<하울의 움직이는 성> 

비밀의 동굴 / 인생은 회전목마

 

 

히사이시 조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흥행 이후 미야자키 감독의 거의 모든 극장판 애니메이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게 되었기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OST를 트랙 리스트의 1번으로 사용한 부분도 공연 연출적 부분에서 재미 요소를 더하는 데 한몫했다.

 

특히 미야자키 감독과의 작업물과 기타노 감독과의 작업물을 비교하며 듣는 것도 큰 재미 요소였다.

 

미야자키 감독과 작업한 애니메이션 음악의 경우 클래식 어법을 기반으로 록 음악이나 팝, 재즈 등의 다이내믹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면, 기타노 감독과 작업한 영화 음악에서는 감독 특유의 들쑥날쑥 엉뚱함과 폭력적인 부조화의 앙상블, 맥락 없는 사건들의 연속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컨셉추얼하고 톡톡 튀는 음악으로 영화의 톤을 잡아낸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데, 이는 그의 작품이 가진 휴머니즘과 거대한 철학적 메시지 (특히 ‘삶’과 ‘꿈’) 때문일 테다. 아름다운 배경과 둥글둥글한 특유의 그림체, 따뜻한 색감은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인간의 生을 관통하는 묵직한 텍스트이다 보니 작품이 끝나면 긴 여운으로 자리 잡는다. 이러한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성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건 히사이시 조의 음악이다.

 

따라서 그의 음악은 그 자체로 영화의 미장센인 셈이다.

 

영화보다 영화음악이 더 유명한 경우도 히사이시 조의 음악에서만큼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실제로 그는 영화 음악을 작업할 때, 감독으로부터 해당 작품의 전반적인 줄거리나 설정 등을 듣고, 거기에 본인의 생각을 덧붙인 '이미지 앨범'을 먼저 만든다고 한다. 이후 영화 제작 과정을 지켜보고 끊임없이 음악을 수정하며 OST를 제작한다고 한다. 영화의 줄거리를 듣고 이미지를 아이데이션 한 뒤 이를 바탕으로 영화 음악을 제작하기에 소름 끼칠 정도로 잘 어울리는 영화 음악이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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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오케스트라로 듣는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해서 들었던 황홀함 그 자체였다. 특히 대중적인 미야자키 하야오의 감독 작품에 담긴, 더 대중적인 영화 음악을 클래식 버전으로 들을 수 있어 오케스트라 공연임에도 부담 없이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한편 나만의 ‘숨듣명 (숨어서 듣는 명곡)’ 이었던 <붉은 돼지> OST ‘돌아갈 수 없는 날들’ 연주가 끝나자, 콘서트홀은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 휘파람 소리로 가득 찼는데 이때 느낀 감정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귀를 통해 음악을 듣고 있는데, 눈앞에 색채가 보이고 질감이 느껴지는 듯한 감상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던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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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정상 오케스트라를 통해 히사이시 조 음악을 연주하는 <2024 히사이시 조 영화 음악 콘서트>는 오는 5월 15일까지 전국을 투어하며 진행될 예정이니, 그의 감성을 풍부한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로 감상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해당 공연을 통해 ‘귀르가즘’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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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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