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세상 속, 체리장이 있다.
체리장은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 후 현대 미술과로 활동하고 있는 ‘류성실’ 작가의 부캐이다.
부캐란 ‘부 캐릭터’의 줄임말이며, 인터넷 커뮤니티나 게임의 부계정을 뜻하는 사용되었다가 이후 ‘펭수’, ‘이명화’ 등의 캐릭터 등장으로 제 2의 가상 인물을 만들어 뉴미디어에 접목하는 단어로도 사용되었다.
아티스트 류성실 작가의 부캐인 BJ 체리장은 유튜브라는 뉴미디어에서 주로 활동하며, 한국의 물신성과 가짜 뉴스를 쉽게 믿어버리는 세태를 이야기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라고 볼 수 있다. 작가는 이러한 ‘체리장’을 통해 전위 예술적 미디어 아트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아방가르드, 전위 예술이란?
아방가르드라는 용어는 프랑스 소수 군사 정예 부대를 일컫는 용어인 ‘전위’에서 탄생했다. 이후 이것이 군사적 용어를 넘어 예술적 용어로 변주하게 되며 지금의 ‘전위 예술’이란 용어가 자리 잡게 됐다. 이런 전위 예술은 예술에서 진보적이며 실험적인 운동, 예술상을 뜻하며 인습적인 권위를 반항하고, 혁명적인 예술 정신의 가치를 내걸고 진행된다.
한국의 경우 1950년대부터 이러한 전위 예술의 흐름이 생성되었다. 50년도에 현대미술과 협회가 설립되었기 때문이다. 60년대에는 ‘실험 미술’이란 개념이 도입되며 단순 회화와 조각을 넘어 다양한 매체를 표현하는 예술 현상이 발전되었다.
이후 70년대부터 여러 작가가 다양한 기술적 재료를 활용하여 실험을 진행했으며, 평면, 오브제 등의 설치 작업뿐 아니라 네온사인, 영화, 매체, 퍼포먼스 등 다양한 기술과 재료를 융합시켜 작업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
미디어 아트란?
미디어 아트는 기술 매체를 활용한 예술로, 20세기 후반부터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런 미디어 아트에는 비디오 아트, 디지털 아트, 인터렉티브 아트 총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로는 비디오 아트다. 비디오 아트는 단순하게 비디오 영상기기인 텔레비전, 컴퓨터 등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예술로, 백남준의 ‘다다익선’ 또한 이러한 비디오 아트의 종류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디지털 아트란 컴퓨터를 활용한 디지털 기술을 창작 작업의 핵심으로 사용하는 예술 작품을 뜻한다. 체리장 작가의 작품 또한 이런 디지털 아트를 활용했다. 인터렉티브 아트는 관객이 화면 속 영상을 움직여 예술 작품을 완성하는 등 관객 참여형 미디어 아트다. 관객의 능동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장르라고 볼 수 있다.
미디어 아트는 서로 융합하여 발전해 나가고 있다. 박물관 같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품, 관람객이 사진을 촬영하면 예술 그림과 함께 화면에 띄워주는 형태의 작품은 디지털 아트와 인터렉티브 아트가 합쳐진 것이다.
BJ 체리장과 류성실
그녀의 영상은 주로 ‘일등 시민권’을 발급받아 인생을 호화롭게 사는 법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멸망을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의 결말은 ‘bj체리장’에게 후원하는 방식으로 귀결된다.
또한 그녀는 브이로그를 통해 지구를 살리기 위해 복사열 효과를 이용한 바람개비를 땅에 박기도 하고, 열을 쉽게 반사하지 못하는 검정색 자동차에 경고문을 붙이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얼핏 보면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실제로 인터넷에 떠돌았던 루머와 종말론과 비슷하다. 즉, 작가는 가짜 뉴스, 음모론, 종말론들이 제안 없이 떠다니는 뉴미디어인 ‘유튜브‘의 특성을 파악하여 물신성이 가득한 세상의 욕망을 ‘bj’와 ‘사이비 가짜 뉴스’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유튜브에 올라온 시리즈는 총 7개로 < BJ 체리 장 2018.9 >, < BJ 체리 장 2018.4 >, <체리-고-라운드>, <굿바이 체리장>, <일등석 타고 달리는 기분>, <대왕트래블- 직진>, < BJ 체리장 선생 생전 육성 >이다. 또한 체리장이 등장하는 게임을 제작하여 인터렉티브 아트 활동도 이어나가가고 있다.
그녀의 유튜브를 보면 정말 일등 시민권과 체리장의 논리를 믿는 것처럼 보이는 같은 컨셉 댓글들이 많다. 그런 댓글들 속에 진짜 그녀의 사상을 믿는 댓글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영상을 보러 온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달며 작품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유튜브는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영상을 제작하여 올릴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해외에 서버가 준비되어 있기에 법적 처벌을 받기도 어렵다. 류성실 작가는 이런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 속에서 흐릿하지만, 강한 거짓말을 활용하여 선명한 진실을 서술하는 예술가일 것이다.
참고 자료
김인환. (2008, 8). READING OF CONTEMPORARY ART 현대미술읽기 21 현대미술운동에서 파생된 개념들 전위예술 또는 전위미술 -「아방가르드(Avant-Garde)」의 이론. 더원미술세계, 130-133.
이은주. (2023, 2). ART FORUM 한국의 전위예술(Avant-Garde)과 구타이. 월간미술, 457, 154-157.
이은주. (2020). 매체변화에 따른 한국현대미술 연구 : 한국 미디어아트(1960-1970) 연구 [박사학위논문, 홍익대학교].
사진 출처
Unsplash의 Deniz Demirci
헬로! 아티스트 류성실 편
엘르 아티스트 류성실이 쏘아올린 불타는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