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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예술을 공부해야 겠다고 마음 먹은 후, 어떤 시대의 예술을 택할지 여러 차례 고민하였다.

 

처음엔 불교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고, 불교 미술이 서양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안 이후로는 동양과 서양이 이분법적으로 분리될 수 없음에 관하여 연구하고 싶었다. 불교 조각이 그리스, 헬레니즘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에서 출발하여 그리스 고미술을 공부해야 겠다고 다짐하였지만 완전히 이끌리지 않음에 찝찝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모든 것을 택할 때 나는 그 선택의 기준이 다름 아닌 '떨림'이다. 동공이 확장되고, 속을 게워낼 만큼 심장이 뛰는가가 나에게 중요한 척도이다. 사실, 불교와 그리스 고미술을 연구하고 싶다고 하였을 때도 떨림이 있었지만 항상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할 일은 다른 것이라, 이 분야의 연구자가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을 땐 고동치진 않았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운명이 있고, 인연이 있는 법. 우연치 않게 들은 대학원 입시 설명회에 참석하고 나의 기준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1960-70년대, 한국의 실험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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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는 아직 생생하게 내 머릿속에 존재한다.

 

한국 실험미술 작가들이 사용한 예술이라는 언어를 해석하려면, 시대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나는 시대를 몰랐기에, 1960-70년대에 있었던 한국 실험미술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몰랐다. 그래서 어려운 예술이라 단언하곤 했지만, 이 전시는 예술과 사회가 큰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우매한 생각을 떨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는 이제 또 어떤 새로운 존재 질서와 확장된 감성의 지평을 펼쳐나갈 것인가? 청년이여, 선언하라' 전시장의 벽 한켠에 적힌 글귀는 나의 심장이 고동치도록 했다. '아방가르드'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예술을 시도했던 1960-70년대는, 조각과 회화 중심이었던 예술을 뒤엎고 비디오, 해프닝, 사진 등 예술의 영역을 넓혀 나갔다.

 

1968년 한강 다리 밑에서 이뤄진,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의 <한강변의 타살>은, 기성 세대의 예술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시대와 사회에 관한 의식 없이 '예술가'라고 칭하는 이들을 사이비라고 하며 기존의 예술을 확장시키려 했다. 그들은 가장 급진적이고 뜨거운 방법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반항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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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 시대에 따라 그 답이 달라지는 이 질문에서 가장 공감이 되었던 것은, 다름 아닌 1960년대였다. 비트 제너레이션, 아방가르드, 실험 미술, 매체 미술 등 이상하게도 이 시대는 젊은 예술가들이 예술이라는 언어로 사회에 목소리를 냈다. 몇 백년간 굳어져 왔던 예술과 미술의 틀을 부수고 예술을 고상한 온실 밖으로 끄집어 냈다.

 

 

 

No matter what don't you stay in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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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ant-garde, can you feel it?
Can I feel it another time?

No matter what don't you stay in the line.

 

- Glen Check, <60'S CARDIN> 가사 중

  

 

2012년에 발매되었던 글랜체크의 <60'S CARDIN>을 처음 들었던 고등학교 때, 어쩌면 1960년대를 공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점지되었을지도 모른다. 가사처럼, 다른 시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방가르드의 혁명과 새로움의 감각은 예술이 결코 사회와 분리될 수 없고, 사람들과 사회 속에서 비로소 살 수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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