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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 역행하는 무용계 패러다임 [예능]

by 이다연 에디터
2024.10.25 12:57


 

엠넷에서 방영 중인 ‘스테이지 파이터’는 무용계의 패러다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스테파(스테이지 파이터)’는 몸을 통해 메시지를 표현하는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장르의 남자 무용수들이 계급을 두고 한 판 싸움을 펼치는 새로운 차원의 댄스 서바이벌이다. 그간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엠넷의 ‘스우파’, ‘스맨파’ 등을 댄스 시리즈를 잇는 차기작이다. 권영찬 CP는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스테파’를 통해서 매력적인 무용수를 소개하면서 대중성을 넓히고, 개개인 무용수들의 팬덤을 확보해 전 세계에 K-클래식 무용수들의 무대를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서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좁은 무용계 내에서 ‘스테파’는 크게 주목받고 있으며, 최근 방영된 3화는 시청률 최고점을 찍기도 하며 대중들의 관심도 또한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스테파’가 앞으로 무용의 대중화에 미칠 영향,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무용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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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파이터’는 무용을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세 분류로 나누어 계급별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처음 계급 선정을 위해 진행된 피지컬&테크닉 오디션과 댄스필름에 맞춘 안무를 토대로 조별로 선보이는 계급결정전, 그리고 결정된 계급을 토대로 촬영한 댄스필름 공개까지 진행되었다. 엠넷의 그간 프로그램 성격상 경쟁 구도는 시청자의 관심을 끄는 수단이자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핵심 설정이다. 김경원 발레 무용수는 “발레라는 장르 자체가 피라미드 구조일 수밖에 없더라고요”라고 말하며 발레의 경쟁 구도를 부각하고 모두가 같은 역할을 맡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무용의 잔혹한 서열 구조를 강조하는 시선은 대중이 한정된 시선으로 무용 예술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용 공연을 찾는 관객들이 편향된 시선을 가지고 표면적인 피지컬이나 역할만으로 무용수를 판단하게 되진 않을까 우려된다. 무용 예술은 복합적인 예술이기에 표현력, 서사, 피지컬, 작품의 완성도, 참신도 등 다양한 요소가 존재한다. 명백하지 않은 평가 지표를 고려했을 때 계급을 나누는 평가가 유의미한지는 의문이다.

 

이러한 계급 심사의 어려움은 3화 계급 결정전에서 드러난다. 한국무용 댄스필름 계급결정전 주연 오디션 영상에서 심사위원들은 최호종(한국무용)과 기무간(한국무용), 각자 무용수들의 춤 스타일이 너무 달라 계급을 결정짓기 어려워한다. 최호종은 섬세한 발동작과 원작 안무자로서 안무에 대한 깊은 이해도. 이를 바탕으로 왕의 길을 표현한 대형 구도에서 호평을 받았다. 반면 기무간은 동작의 완성도보다는 본인이 가진 캐릭터성을 무대에서 잘 보여주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계급 결정전에서 주역 무용수로 선발됐다. 발레에서도 김유찬(발레)과 강경호(발레) 무용수의 피지컬 테크닉 대결에서 김유찬은 부드러움과 유연성을, 강경호는 역동성과 간결함을 특징으로 평가받으며 심사위원은 둘의 우위를 쉽게 가르지 못한다. 각 무용수가 가진 장단점에 심사위원조차 결정하기 힘들어하는 모습은 ‘가장 잘 추는 춤’이 어떤 춤인지 정해진 정답은 없으며 무용예술이 명백한 기준으로 계급을 결정하기 어려운 예술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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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하는 예술, 무용


 

다음으로 이 프로그램이 주목하는 점은 ‘몸’이다. 처음 프로그램의 티저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무용수들의 웃통을 모두 벗겨 이것이 ‘몸으로 하는 잔인한 계급 전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무용은 몸을 매개로 한 예술 분야이기에 몸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전 시리즈(‘스우파’, ‘스맨파’)에서는 몸을 그다지 강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몸은 이 프로그램이 내세우는 정체성이라 할 수 있다. 무용수들의 상체를 노출시킨 전신 컷 프로필 사진은 무용수의 상체의 근육과 라인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며, 몸(피지컬)이 무용 예술의 평가 기준에 들어감을 강조한다. 또한 무용수들이 촬영장에 입장할 때 공개되는 영상에서는 스쿼트, 푸쉬업, 버드독, 밸런스 네 항목을 기준으로 피지컬 평가를 받고 등수를 부여받는다. 이로써 몸이 갖는 시각적인 부분과 기능적인 부분을 부각한다. 이어지는 피지컬 테스트에서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은 기본 테크닉으로 구성된 콤비네이션으로 평가하며, 발레는 바워크, 센터 워크, 1:1 지정 테크닉을 통해 세분화된 평가를 진행한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무용예술에 존재하는 이상적인 몸의 기능과 모습, 무용의 예술성 평가에는 신체적 조건이 반영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무용 예술에서 이상적인 몸을 강조하는 시선은 무용을 하기에 적합한 몸, 그렇지 않은 몸을 구분하는 고전적이고 이분법적인 발상이며, 현시대 무용 예술의 동향에서 다양성을 강조하며 춤추는 몸의 다양함을 포용하고 있는 모습과 대립되는 모습이다.

 

 

 

K-POP과 무용의 만남


 

마지막으로, 2화 방송 말미부터 3화까지 이어지는 댄스필름 촬영 에피소드에서 무용수들이 춤을 추는 음악이 눈에 띈다. 발레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클래식 음악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 미연이 부른 ‘Swan’은 춤과 어울리지 않는 가사가 나오며, 현대무용 댄스필름 노래를 부른 가수 태민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소나타’를 샘플링하여 재해석한 곡 ‘Bones’를 선보인다. 한국무용 댄스필름 음원인 피원하모니의 ‘R.O.P(Reign of Peace)’도 기존 무대에서 볼 수 없던 독특한 조합이다. ‘스테이지 파이터’ 제작진은 “K-POP과 만나는 장르별 댄스 필름 영상 미션을 통해 한국무용과 발레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클래식 무용과 K-POP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김주원 심사위원은 이러한 시도를 통해 무용에서의 새로운 스타일이 생겨날 것이라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각 장르의 특성에 맞는 음악을 통해 선보이는 좋은 퀄리티의 댄스필름을 기대했으나 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음악의 선정이었다”, “K-POP 뮤직비디오 같다”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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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담다, 스테이지 파이터


 

앞서 언급한 ‘스테이지 파이터’의 경쟁 구도, 무용수 몸의 강조로 보아 ‘스테이지 파이터’는 너무나 고전적인 무용의 패러다임을 따르고 있다. 타 장르와의 협업, 장르 간 경계 해체, 춤추는 몸의 다양성 수용, 클래식과 대중 무용의 위계 해체 등 무용계는 이미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스테파’는 이러한 무용계의 흐름을 역행하며 대중들에게 무용을 바라보는 한정된 시선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문제점을 제시했다.

 

물론 이번 프로그램이 주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이번에 공개된 한국무용 댄스필름에 시청자들은 한국무용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큰 관심을 보이며 ‘힙하고 멋이고 다함’, ‘한국무용에 푹 빠졌다’라는 반응을 전한다. 최호종, 기무간, 박준우, 김시원 등 뚜렷한 캐릭터를 지닌 한국무용수들에 팬덤이 형성되는 분위기도 있다. ‘스테이지 파이터’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용 장르에 대한 대중의 관심, 각 무용수의 팬덤 형성을 통한 무용 관객층의 확대, 새로운 무용 인플루언서의 등장이다. 무용 예술이 소수의 무용계 사람들이 경쟁하는 예술이 아닌, 모든 사람이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예술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스테이지 파이터는 10월 현재  매주 화요일 10시 엠넷(M-net)에서 방송되며 무용수들의 오디션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 더춤(The Cho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관객층에게 퍼져나갈 ‘스테이지 파이터’, 그리고 무용 예술의 행보에 우려와 기대의 목소리를 담는다.

 

 

- 사진 출처 : Mnet 공식 유튜브 채널(The Ch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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