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부원으로 활동하던 동아리가 있었다. 하루는 동아리 활동으로 플라스틱을 꾸민 후 구워서 각자의 키링을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옆 조에서 왁자지껄 하더니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궁금한 마음에 다가가서 무슨 상황이냐고 물었다.
"맥도날드!"
노랗고 빨간, 그리고 네모난 것이 그려진 플라스틱 한 장을 보고 그것이 맥도날드의 감자튀김을 닮았다며 다들 웃고 있던 것이었다. 그 작품(?)의 작가는 열심히 항변했다. 이건 감자튀김이 아니라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의 작품이라고. 필자는 작가에게 구체적으로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고, 작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마크 로스코"
오늘 필자가 소개할 책은, 이 경험으로부터 기인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필자는 마크 로스코라는 화가가 누구인지도 몰랐거니와 작품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마크 로스코, 내면으로부터>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이 책을 통해 마크 로스코라는 화가와 그 작품세계를 잘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오늘 소개할 책은, <마크 로스코, 내면으로부터> 라는, 마크 로스코의 아들 크리스토퍼 로스코의 저서이다.

이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필자는 마크 로스코라는 화가에 대해 아예 몰랐기 때문에 기본적인 조사를 했다. 20세기 초인 1903년에 태어나 1970년에 사망한 마크 로스코는 추상표현주의 사조를 이끈 화가이다. 특히 이 추상표현주의는 '색면 추상'이라고도 부르는데, 마크 로스코는 색면에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을 녹여내 표현하였다고 한다. 색면에? 사실 설명만 들으면 잘 이해가 안 간다. 단순히 말간 물감을 칠해보인 것 같은 2차원적인 캔버스에 감정을 녹여낸다는 게 무슨 말일까?
또한 흥미로웠던 점은 관객들이 그의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르며 각자의 감정에 빠져든다는 것이었다. 물론 각 작품들 모두 다 각자의 매력이 있는 것이고, 관객들의 취향 또한 다양한 것이겠지만 단순히 색면으로 보이는 그 작품에 대하여 깊게 매료되어 한참을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마크 로스코, 내면으로부터>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온다.
나는 그림을 음악과 시만큼이나 감동적인 것으로 만들고 싶어서 화가가 되었다.
로스코의 말 중 가장 많이 인용된 말일 텐데, 이 말에 담긴 뜻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림은 바로 전해지는 미적 매력을 넘어 고유한 감동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 <마크 로스코와 음악>, p.286
마크 로스코는 회화 양식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하였다. 그 감정의 전달을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마크 로스코는 공간을 활용하였다. 로스코의 공간감은 그의 색면 추상을 전달하는 데에 있어 효과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관객이 그의 그림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압도감을 위시하는 데에도 좋았다.
<마크 로스코, 내면으로부터>를 한 장씩 읽으며 첨부된 작품이 나올 때마다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필자가 이 작품과 고독한 공간 속에서 온전히 마주한다면 어떤 감정을 느끼고 몰입하게 될지 궁금하였다. 그리고 조금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필자는 <마크 로스코, 내면으로부터>를 읽으며 이우환을 떠올렸다. 이우환의 작품 또한 색을 이용한 약간의 그라데이션이-두 작가의 작품을 모두 그라데이션으로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보여지고 있고, 공간의 활용이 독보적인 위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마크 로스코의 작품과 맞닿아있다고 느꼈다. 궁금증에 찾아보며 알게 된 것인데, 실제로 이우환과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함께 보이는 전시회가 현재 열리고 있다고 한다.
<마크 로스코, 내면으로부터>는 어쩌면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표현주의에 대하여 아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아버지의 삶과 예술 세계가 담겨있는 책이다. 미술사조를 이해하기 보다는 마크 로스코라는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그의 작품을 나의 감정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만약 정답이 없는 감정에 몰입하고 싶다면, <마크 로스코, 내면으로부터>를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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