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을 막론하고 인기에는 항상 질문이 따라온다. "왜" 인기가 있는가? 인기의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기의 이유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인기라는 것은 어느 정도 우주의 기운이 도와 발생하는 기적 같은 것이어서,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인기 요인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질문은 그치지 않는다. 정해진 답은 없지만 계속해서 이해할 만한 이유를 찾고자 한다.

[그림값 미술사]는 미술계에서 '인기'의 척도라 할 수 있는 그림의 가격을 중심으로, 위에서 언급한 "인기의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책이다.
저자는 왜 사람들이 그 작품에 그만큼의 가격을 지불하는지를 9가지의 요인으로 구분해 설명한다.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는 보편적인 이유에서부터, 그 작품을 소장했던 사람의 유명세, 작품에 얽힌 기구한 사연들까지 그림값을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책을 찬찬히 읽어 나가다 보면, 이 책의 가치는 그러한 요인들을 하나하나 알려주는 정보 제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오히려 이 책은 그 이유를 찾는 과정에서 미술이라는 영역에 대해 자연스럽게, 그리고 가볍게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하기에 가치가 있다.
많은 사람에게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 없이는 접근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심리적 장벽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너무 많아서 다 기억하기도 어려운 'OO주의', 'OO화'와 같은 용어에서부터, 이게 예술 작품인 건가 싶은 근본적 의문이 드는 현대 미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혼란과 부담의 연속이다.
[그림값 미술사] 역시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설명하며 전문적인 용어들을 사용한다. 하지만 책의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했을 때 이 전문적인 부분은 그림값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 독자가 느끼는 부담은 줄어든다. 굳이 이 부분을 이해하지 않아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또한 이 책은 '미술사'라는 제목에 걸맞게 다빈치, 미켈란젤로와 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익숙한 화가들이나 고흐, 모네와 같은 유명 인상주의 화가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현대 미술 작가들까지 함께 다루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이 책의 강점을 얘기하자면, 시간의 흐름에 따르지 않고 그림값을 결정하는 요인별로 챕터가 구성되어 익숙한 고전 작품과 현대 미술이 각 챕터 내에서 어우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이 작품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 현대미술과 떼놓을 수 없는 말들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익숙하고 친근한 작품, 화가들과 함께 설명되는 현대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 현대미술 역시 자연스럽게 미술이라는 영역 속에서 이해된다.

생각해 보면, 어떤 영역에서든 인기의 정확한 이유를 찾는 것이 질문을 제기한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아닐지도 모른다. 끊임없는 질문 속에서 알게 되는 대상의 숨겨진 면면들, 그 면면들을 보며 스스로가 납득하게 되는 그 과정 자체가 일종의 재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독자들이 미술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장벽을 낮춰 주며, 더 나아가 미술에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모범적인 교양서적이다.
미술이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고 이해할 수 없다고 느껴진다면, [그림값 미술사]를 통해 좀 더 미술과 친해져 보자. 그 과정은 일단, 무엇보다도 재미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