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거리에서 캔버스, 그리고 브랜드로 - 그래피티의 연금술사, 시릴 콩고 [전시]

글 입력 2024.03.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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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피티는 도시의 활력을 이끄는 사회적 차원의 예술운동이다."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시릴 콩고의 국내 최초 개인전이 6월 1일까지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뮤지엄 웨이브에서 개최된다. 베트남계 프랑스인으로 거리에서 미술관, 력셔리 브랜드에 이르는 그래피티를 선보이며 20여 년 동안 활발한 작업을 펼쳐온 시릴 콩고의 발자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공공장소에 락카나 스프레이 등을 활용해 그림이나 글자를 남기고 사라지는 예술 행위인 그래피티(Graffiti)는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의 한 형태다. 하지만 한때는 예술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위성 여부를 불러온 논쟁적인 주제이기도 했다.

 

논쟁적인 주제가 보편적인 예술로 인식되기까지, 수많은 그래피티 아티스트의 노력이 있었다. 그중 한 명이 시릴 콩고(Cyril kongo)다. 작가는 공공시설을 훼손하는 그래피티가 아닌,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행위로 보면서 작품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를 주제로 무료 워크숍을 조직하면서, 그래피티의 사회적 인식을 전환하는 데 힘써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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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1층부터 3층까지, 총 3개의 주제로 구성되는 전시는 작가의 전기적 삶과 예술, 메타 캔버스로 확장된 작업, 에르메스와 샤넬 등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까지의 여정을 담은 45점의 작품으로 이루어진다.

 

관람객에게는 각 층마다 변화하는 작가의 삶과 그에 따른 예술적 기법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그래피티라는 큰 틀 안에서 자유롭게 작업하는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전시 동선이 작가와 전시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45점의 작품 가운데,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럭셔리 브랜드 협업 작품은 시릴 콩고의 최근 작품 동향을 보여준다. 작가가 작품에 담아낸 세상을 향한 메시지와 그래피티의 매력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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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에서 영감을 받은 설치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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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릴 콩고의 작품은 사랑, 자유, 인류애와 같은 삶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한 가치는 눈을 크게 뜨고 찾으려 하지 않아도 작품을 보는 순간 글자와 그림의 형태, 알록달록한 색감에서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어려운 단어로 빙빙 돌려 설명하기보다는, 솔직 담백하게 작품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의 예술적 기법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기분 좋은 에너지를 전달해 준다. 그 기분 좋은 에너지 속에는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그래피티를 발전해 온 작가의 삶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탄산음료에서 탄산이 터져 나오는 것만 같은 자유로움과 청량함이 캔버스에서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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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콩고는 14살에 콩고 브라자빌로 이주한 디아스포라(Diaspora) 예술가로서, 다문화 배경을 가진 본인의 경험을 작품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과 교류하고, 그 과정에서 형성된 콩고의 가치관이 드러나 있기도 하다.

 

메타 캔버스로 확장된 작품에는 우주 속에 들어온 듯한 세계와 이를 상징하는 아이콘, 언어들이 캔버스 곳곳에 표현되어 있다. 거대한 우주에서 살아가는, 나라는 존재에 대한 복잡하고도 이리저리 오가는 생각들이 시각적인 언어로 표출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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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릴 콩고의 그래피티 캔버스를 지나오면,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 작품이 전시된 마지막 섹션에 다다르게 된다. 마지막 섹션은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시릴 콩고가 실현한 그래피티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섹션이기 때문이다.

 

럭셔리 브랜드와의 첫 협업이었던 실크 스카프부터 스위스 시계 브랜드 리차드 밀,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와 협업한 작업물까지, 다양한 경계를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이 눈을 사로잡는다. 그래피티의 장점을 상품에 극대화한 모습에서 그가 수많은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작가는 거리에서 스튜디오, 브랜드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가며 그래피티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전시에서 말하듯, 그는 그래피티의 본질을 바꾸지 않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전시 제목처럼 시릴 콩고는 그래피티가 가진 여러 빛깔의 다양성을 끄집어내는 연금술사였다. 현재진행형인 예술 세계, 앞으로 전개해 나갈 그래피티의 세계가 궁금해지는 시릴 콩고의 국내 첫 개인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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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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