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찰나의 장면을 만나볼 수 있는 곳 -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 [전시]

글 입력 2023.12.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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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달튼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이며 뮤지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맥스 달튼의 개인전은 지난 2021년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처음 개최되어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전시는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 63>이며 서울의 대표 랜드마크인 63빌딩에서 감상할 수 있다.


작품은 그가 좋아하는 영화, 음악, 책 등에 영감을 받아 탄생되었으며 빈티지한 색감과 맥스 달튼 특유의 정돈된 완벽한 구도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13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이고 있으며, 한국 팬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봉준호 감독의 명장면을 담아낸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익숙한 영화 명장면들을 담은 맥스 달튼의 작품은 영화를 보던 그 당시의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그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몇 작품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제1막 영화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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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막에서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영화 명작을 선보이고 있다. 영화에 묘사된 연인, 가족, 친구 간의 사랑, 인류애 등 미묘한 감정을 작가 특유의 구도와 색채로 재구성했다. 1막에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작품은 베스트 프렌드 포에버(BFF)라는 작품이다.


단 한 명이라도 진정한 친구가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인생에서 우정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작품에는 명작 속의 우정을 그려냈는데 세상의 다양한 우정의 형태를 만나볼 수 있어서 따뜻한 작품이었다. 사실 대부분 우정을 생각하면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우정, 동성 친구 간의 우정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작품 속에는 영화 의 소년과 외계인의 우정,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인간과 배구공의 우정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우정의 형태를 넘어선 다양한 우정을 다루고 있어서 스스로 우정에 대한 정의를 넓힐 수 있었다.


1막에서 기억에 남는 또 다른 작품은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집이 그려진 작품이다.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집의 구조를 한눈에 들어오도록 보여줌으로써 빈부격차를 표현한 작품의 줄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집의 각 방에 기생충에 나오는 배우들을 위치시킴으로써 인물 간의 관계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그렸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제3막 맥스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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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막 <맥스의 순간들>에는 작가의 오랜 취향과 영감이 반영된 화가의 작업실 시리즈와 그림책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앞선 1,2막보다 3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림책 시리즈의 여러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눈길을 사로잡은 건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뉴욕의 마지막 공중전화라는 작품이었다.


작품의 내용은 뉴욕에 있던 공중전화가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인해 거리에서 사라질 뻔했지만 주민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다는 줄거리이다. 엄청난 스토리가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사라져가고, 잊혀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일으키는 작품이었다.


이번 연도 1월 뉴진스의 디토 뮤직비디오에 빈티지 캠코더가 나오면서 그 시절의 색감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인 디지로그라는 말처럼 여전히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도 아날로그 제품을 주로 사용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아날로그만이 선사할 수 있는 감성이 있는데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아날로그 제품들이 사라지게 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작품에서는 끝내 공중전화가 보존되고 있는 것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었다.  작품은 지금 소중한 물건들도 언젠가는 존재의 의미를 잃고 잊혀 갈 수 있으니 더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화가의 작업실 시리즈에서는 화가 한 명 한 명의 특징을 살려 작품에 담아낸 것이 인상 깊었다. 작품을 통해 맥스 달튼이 화가들을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깊이 고뇌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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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전시장은 벽면이 흰색인 경우가 많은데 맥스 달튼의 전시는 테마별로 색이 달라서 작품을 더 깊이 향유할 수 있었다. 해당 작품의 OST가 함께 적혀져 있어 단순히 영화 속 명장면만 보여주는 것만이 아닌 청각적인 요소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에 큰 영향을 받았다는 맥스 달튼의 시선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맥스 달튼은 주변인들의 삶 속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은 특별한 것이 아닌 우리의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타인의 이야기를 깊이 관찰하고 이를 센스 있게 자신만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작품을 감상하고 싶다면 맥스 달튼의 전시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작가는 그저 잘 지켜보고 귀 기울여 들으면서 스토리의 소재를 주변인들의 삶 속에서 찾아내는 거죠.



[임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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